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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 셀비온 대표 “희귀질환치료제 성공사례 보여줄 것…내달 분수령”
  • 등록 2025-11-17 오전 9:15:26
  • 수정 2025-12-01 오후 6: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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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희귀질환치료제는 ‘제약·바이오기업의 구색 맞추기용 파이프라인이 아닙니다. 자체 개발한 전립선암 방사성의약품 ‘177Lu-포큐보타이드’(Pocuvotide, Lu-177-DGUL)로 성공사례를 보여주겠습니다. 내달이 그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12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만난 김권 셀비온(308430) 대표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177Lu-포큐보타이드의 국내 임상 2상 최종 결과 보고서(CSR)가 내달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권 셀비온 대표. (사진=셀비온)


177Lu-포큐보타이드,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 성공 데뷔 자신

전립선암 환자의 치료는 일반적으로 외과 절제수술(전이가 되지 않은 초기 환자)→1차 호르몬제 사용(전이가 된 환자)→2차 탁산(독성항암제) 활용(1차 치료제가 효과가 없는 경우)→3차 방사성치료제(1, 2차 치료제가 효과 없을 때) 사용 순으로 이뤄진다. 177Lu-포큐보타이드는 전립선암 세포 표면에 과발현되는 전립선 특이막 항원 ‘PSMA’를 표적하는 방사성의약품으로 1, 2차 치료제가 효과가 없는 환자를 타깃한다. 앞서 2021년 국내 희귀의약품 지정, 2023년 글로벌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지정된 바 있다.

김 대표는 “방사성치료제는 우수한 치료 효과는 물론이고, 공급 인프라와 가격 전략도 맞아떨어져야 상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177Lu-포큐보타이드는 이 같은 시장에 적합한 특장점이 있어 성공적인 데뷔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데이터에 기반한 자신감이다. 셀비온은 177Lu-포큐보타이드의 임상 2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주요 결과를 확보한 상태다. 해당 임상은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진행성 전립선암 환자 91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 가운데 최소 1회 이상 시험약을 투여받고 평가가 가능했던 78명을 중심으로 유효성을 분석했다.

이를 검증한 독립적 영상평가위원회에 따르면 주요 1차 지표인 객관적 반응률(ORR)은 고형암 반응평가기준(RECIST) 35.9%(28명)로 나타났다. 완전반응(CR)은 8.97%, 부분반응(PR)은 26.9%였다. 이는 글로벌 3상 시험(Phase 3)인 비전(VISION) 연구에서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방사성치료제 ‘플루빅토’와 표준치료를 병용했을 때 기록된 ORR 29.8%(CR 6.8%, PR 23.0%)보다 높은 수치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우수성이 입증됐다. PSMA 표적 방사성의약품에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인 구강건조증 발생률은 13.2%(12명)에 그쳤다. 이는 비전 연구에서 보고된 38.8%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김 대표는 “임상 2상 결과는 중간발표에서 나온 ORR 47.6%보다 낮아 시장의 우려가 있었으나, 조건부승인을 받는 데 충분하고 여전히 경쟁사 제품보다 우위를 나타낸다”며 “6회 투약을 완료하지 못한 조기 탈락 환자(5명) 등을 최종 분석에 포함하면서 통계적 보수성이 강화됐다는 점에서는 신뢰도가 높아져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셀비온)


산업 특수성으로 후발주자 약점 극복

후발주자라는 약점은 방사성의약품의 산업적 특수성을 기반해 극복한다. 방사성의약품은 일반 화학·항체 신약과 달리 ‘공급 리드타임’(필요하다고 결정한 순간부터 물건을 받기까지 걸리는 총시간)이 곧 치료 효율에 직결된다. 실제 치료 핵종 루테튬-177의 반감기는 약 6.7일로 제조 후 투약까지 지연되면 그만큼 효과가 떨어진다.

김 대표는 “177Lu-포큐보타이드는 국내 생산·공급 체계로 반감기 손실을 최소화한다”며 “유럽 생산 후 항공 운송을 거치는 제품에 비해 병원 도입 편의성과 환자 치료 효율에서 구조적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셀비온은 최근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연구소 확장, 의료기기·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기반 방사성의약품 라벨링센터 구축에도 착수했다. 경기 분당서울대병원 내 연구시설을 판교 한국파스퇴르연구소로 이전·확대해 연구개발(R&D)과 생산을 한 곳으로 묶는다는 계획이다. 라벨링센터는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적 리간드에 결합해 완제품을 만드는 핵심 공정의 허브다.

가격 경쟁력도 있다. 사실상 전립선암 방사성치료제 국내외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플로빅토의 비급여 약가는 3000만~4000만원 수준이다. 평균 6회 투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총치료비가 2억원 넘어설 수도 있는 것이다. 플루빅토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13억 9000만 달러(약 2조원)에 달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1조50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셀비온은 177Lu-포큐보타이드의 가격을 2700만원 수준으로 책정해 환자들의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177Lu-포큐보타이드를 통해 환자당 누적 비용을 낮추고 공급 안정성과 병원 운영 효율을 높여줄 것”이라며 “그럼에도 첫해 국내에서만 200억원 이상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셀비온은 내년 상반기 177Lu-포큐보타이드의 상용화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전략도 본격적으로 실행한다. 적응증 확장과 기술수출 등을 통해 희귀질환치료제의 한계인 수익성 문제를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177Lu-포큐보타이드의 우수한 임상 결과 덕분에 예상보다 성과도 빠르게 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177Lu-포큐보타이드 병용 임상이 대표적이다. 탁산계 항암제 경험이 없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유효성과 약동학을 단계적으로 평가한다. 연내 환자투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3차 치료제 단계는 전체 전립선암 환자의 10%로 보고 있다. 2~3차 치료제 단계는 전체 전립선암 환자의 20~30%로 보고 있다. 양사의 병용 임상 환자 대상 확장으로 177Lu-포큐보타이드의 활용도가 더 커진다는 뜻이다. 양사의 병용 임상으로 177Lu-포큐보타이드의 적용 대상이 대폭 확장되면서 셀비온의 기업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말기 전립선암 환자에 대한 임상 성공만으로도 177Lu-포큐보타이드 기술수출 가치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머크와 협업은 전립선암 내 병기 확장은 물론, 난소암 등 고형암으로의 적응증 확장 가능성을 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병용 임상과 병기 확장 데이터가 쌓이면 기술수출과 글로벌 지역별 협업, 공동개발 등 복수의 수익성 강화 트랙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 모든 계획의 전제조건은 177Lu-포큐보타이드의 조건부 허가 완료에 있다”며 “임상 유효성·안전성, 국내 생산 인프라·가격 전략까지 준비해 ‘상용화의 마지막 문턱’을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셀비온)
한편 이 기사의 취재는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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