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바바메킵은 상피간엽이행(MET) 증폭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단독요법에서 효능을 보였으며 비임상 결과 등에서 확인된 효능·안전성을 볼 때 승인 가능한 수준의 임상 결과가 예상된다”
김나영 에이비온(203400) 개발본부장은 지난 2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바바메킵(개발명 ABN401)의 개발 진행 상황에 관련 “바바메킵의 다양한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 김나영 에이비온 개발본부장이 최근 열린 2024 ESMO에서 포스터 발표하고 있다. (사진=에이비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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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메킵은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 돌연변이를 타깃하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c-MET은 상피간엽이행(MET) 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며, 대표적인 암 유발 유전자로 꼽힌다.
바바메킵이 타깃하는 c-MET 돌연변이는 상피세포수용체(EGFR) 폐암 치료제 내성으로 발생한다. c-MET 돌연변이 환자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약 10% 가량인 25만명으로 추정되며, 치료제 시장 규모는 6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연평균 성장률 역시 24%로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바메킵은 임상 2상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54%, 무진행 생존 기간(mPFS) 11.6개월을 기록했다. 현재 시판 중인 약물의 ORR이 45%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더 뛰어난 효과를 보인 셈이다.
효과 뿐 아니라 바바메킵은 오직 c-MET 만을 저해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실제로 경쟁약물인 ‘타브렉타’ 및 ‘텝메코’의 경우 3등급 이상 치료관련 부작용(TRAE)이 각각 37.6%, 28%인 반면 바바메킵은 10%로 안정성 데이터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였다.
김 개발본부장은 “티로신 키나아제 약물들의 경우 동물 실험과 달리 사람에게 투여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종종 발생한다”며 “바바메킵은 c-MET 만을 타깃 하는 높은 표적성으로, 다른 kinase들을 저해하지 않아 경쟁 약물 대비 부종(edema) 발생 비율 및 약물 부작용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쟁 약물들은 c-MET 뿐 아니라 AXL 등 다른 표적도 함께 저해한다. 이에 AXL, ALK, MERTK와 관련 깊은 부종 등의 이상반응이 흔하게 발생한다. 바바메킵은 2상 환자 30명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약 10% 수준의 약물 중단 사례가 있었는데 폐렴 또는 구내염 등 약물의 안전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반응이었다.
또 심각한 이상반응(serious adverse event)의 발생비율이 바바메킵의 경우 16.7%, 타브렉타 51~53%, 텝메코 48%로, 다른 안전성 지표와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경쟁 약물 대비 안전성이 매우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신규 환자의 1차 치료제는 2개의 경쟁 약물이 있지만 바바메킵의 효능과 안전성으로 시장을 절반 이상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20만명 수준인 내성환자 대상으로는 대부분의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FDA 품목허가로 새 역사를 쓴 유한양행 렉라자와 병용요법도 가시화 된다. 에이비온은 렉라자 병용요법을 통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대상 효과도 확인한다. 올해 4분기 내 바바메킵과 렉라자 병용임상을 위해 한국 식약처 및 미국 FDA IND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임상 2상의 코로트1인 비소세포폐암 MET 엑스14 스키핑 단독 요법 임상은 해당 질환이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표준치료요법과 비교하는 무작위 임상이 아닌 단독군으로만 구성돼있었다. 하지만 렉라자와의 병용임상은 표준요법과 비교하는 무작위 임상으로 디자인돼있다.
김 개발본부장은 “EGFR 치료제 레이저티닙과의 병용임상은 해당 변이를 보유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며 “c-MET 변이로 인해 EGFR 치료제가 듣지 않는 경우 EGFR 치료제와 c-MET 치료제의 병용요법이 필요한 것으로, 해당 병용요법은 아직 승인받은 약물이 없어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바바메킵은 병용임상 결정 전 렉라자와 병용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비임상 데이터를 누적해왔으며, 해당 비임상 데이터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 결과를 확인한 결과 좋은 조합이라고 판단했다”며 “추가적으로 K-ras 저해제 등 다른 약물과의 병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다양한 비임상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현재 바바메킵은 폐암 환자에 대한 임상이 이뤄지고 있으나 향후 적응증 확대 가능성도 높다. c-MET 돌연변이가 폐암뿐만 아니라 대장암, 위암, 간암 등 각종 고형암 발생과 연관이 있다고 확인된 바 있기 때문이다.
김 개발본부장은 “c-MET 변이가 있는 고형암은 바바메킵의 적응증 확장이 가능한 타깃들”이라며 “대표적으로 교모세포종에 대한 연구자 주도 임상 연구를 착수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첫 환자 등록이 예상되며 간암 c-MET 변이 환자에서의 치료 가능성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