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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튜머 깨뜨린 압타바이오 APX-343A…"시장평가 5억달러"
  • 등록 2025-11-19 오전 7:30:43
  • 수정 2025-11-27 오후 3: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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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환 압타바이오 연구소장.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압타바이오(293780)의 경구용 면역항암제 ‘APX-343A’가 종양 미세환경 핵심 제어축인 ‘암 관련 섬유아세포’를 정조준하는 혁신 신약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 면역항암제가 뚫지 못한 ‘보디가드 장벽’을 약화시키는 새로운 기전으로, 머크(MSD)와 병용 임상 협업, 미국 식품의약국(FDA) 췌장암 희귀의약품(ODD) 지정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업계로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데일리는 14일 문성환 압타바이오 연구소장을 단독 인터뷰했다. 이번 취재는 과학기자협회가 지원했다.

문성환 연구소장은 40년간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해 온 국내 대표 연구자다. 그는 한미약품에서 개발해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비만대사(GLP·GIP·GCG유도체) 치료제 연구개발을 주도했다. 또 중외제약에서 쥬가이제약에 기술 이전한 윈트(WNT) 저해제 연구개발을 이끌었다. 문 소장은 한미약품 연구소장, JW중외제약 C&C 신약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암 ‘보디가드’ 무력화하는 신약

APX-343A는 종양 주변을 감싸고 있는 방패막을 약하게 하는 치료제다.

문 소장은 “‘암 관련 섬유아세포’(CAF)는 ‘종양 미세환경’(TME)에서 면역억제와 내성 유발을 지휘하는 사령부 역할을 한다”며 “CAF에서는 NOX 효소가 과발현돼 종양 섬유화와 면역억제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CAF를 선택적으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NOX 1·2·4 효소를 동시에 저해할 필요가 있다”면서 “APX-343A는 CAF 신호인 NOX를 조절해 섬유화와 면역억제 기능을 복합적으로 저해한다”고 덧붙였다.

종양 주변에는 CAF가 있다. 이 CAF는 종양 주변 환경을 자기편으로 만든다. CAF가 일종의 암세포 보디가드 역할을 하면서 방어막을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APX-343A는 NOX1·2·4 를 차단해 CAF를 약하게 만든다. NOX 신호는 1~7까지 7종이 있다. 이 가운데 종양 섬유화와 관련한 것은 NOX1, NOX2, NOX4 등 3종이다.

정리하자면 APX-343A는 종양 주변 ‘보디가드’(CAF)의 에너지원(NOX1·2·4)을 끊어서 면역세포의 암세포 침투를 용이하게 만드는 약물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항산화제와 차이’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항산화제는 이미 생성된 활성산소(ROS)를 비특이적으로 제거해 산화 스트레스를 일시적으로 줄이는 수준에 그친다. 반면 APX-343A는 병적인 상태에서 과활성화 된 NOX 효소를 표적해 ROS 생성 원천을 조절한다.

문 소장은 “항산화제는 화재 뒤 불을 끄는 개념이라면, NOX 저해제는 애초에 불씨가 생기지 못하도록 조절하는 전략”이라며 “APX-343A는 병이 생긴 부위에서만 과도하게 만들어지는 ‘나쁜 활성산소’를 골라서 줄여준다.

그래서 온몸의 면역 체계를 건드리지 않고, 종양 주변의 비정상적인 환경만 정상에 가깝게 되돌릴 수 있다”고 비교했다. 이어 “그 결과 종양을 돕던 CAF 면역억제 작용도 약해져, 면역세포가 암을 더 잘 공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단독·병용 암세포 줄어…‘콜드튜머 깨뜨려’

동물실험과 세포실험에서 차세대 NOX 억제제 APX-343A가 단독 투여와 병용 투여 모두에서 뚜렷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특히, CAF가 지나치게 많아 면역항암제 효력이 없는 ‘콜드튜머’(cold tumor)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나타났다.

APX-343A를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 종양을 감싸던 섬유화가 줄고, CAF가 유발하던 면역억제 신호도 완화됐다. 이와 함께 종양 크기는 감소하고, T세포·NK세포 등 면역세포가 종양 내부로 침투하는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즉, 기존 면역치료가 효과를 내기 어려웠던 종양 환경 자체가 보다 공격받기 쉬운 상태로 바뀐 것이다.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두드러졌다.

PD-1·PD-L1, CTLA-4 등 다양한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여했을 때 항종양 효과가 크게 증폭됐으며, 일부 전임상 모델에서는 종양이 거의 사라지는 수준의 반응도 관찰됐다.

세포실험에서도 NOX1·2·4 억제가 활성산소(ROS) 생성을 줄여 T세포를 억압하던 사이토카인 분비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APX-343A가 종양 미세환경 면역억제 흐름을 근본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다.

문 소장은 “APX-343A는 CAF 활동을 약화시켜 T세포와 NK세포가 종양에 접근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이로써 면역항암제가 본연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반응하지 않던 환자군에서 반응률을 높이고 면역치료 내성을 극복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상 1상 진입…키트루다 병용 본격화

차세대 NOX 억제제 APX-343A가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1상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이번 임상은 개방형·용량증량 방식으로 진행되며, 크게 단독요법과 키트루다 병용요법 두 단계로 나뉜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단독요법에는 18~60명, 병용요법에는 12~50명을 대상으로 한다. 단독요법은 올해 하반기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으며, 2026년 하반기 종료를 목표로 한다. 이어 진행되는 키트루다 병용 임상은 오는 2027년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종양 관련 섬유아세포(CAF)가 많은 공격적 암세포에 APX-343A를 투약하면 CAF가 줄어 정상 섬유아세포처럼 바뀐다. 그 결과, 종양이 면역·항암제에 더 잘 반응하는 상태로 전환된다. (제공=압타바이오)


협업은 머크가 키트루다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임상 설계 단계부터 압타바이오와 공동참여하는 방식이다.

상업용 임상 비용은 지원되지 않지만, 키트루다의 환자 1인당 연간 약가가 수억~수십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회사는 상당한 임상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키트루다는 글로벌 표준 면역항암제지만 여전히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며 “그 배경에 CAF가 유도하는 면역억제 기전이 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머크는 이 사실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PX-343A는 CAF를 직접 겨냥하는 NOX1·2·4 선택적 억제제라는 점이 초기 협업으로 이어진 결정적인 이유”라고 덧붙였다.

췌장암 희귀의약품 지정…시장·기술가치↑

APX-343A가 올해 6월 FDA로부터 췌장암 희귀의약품(ODD) 지정을 받았다.

췌장암은 미국 환자 수가 20만 명 미만으로 희귀질환 기준에 해당하며, 5년 생존율이 12%에 불과해 대표적인 미충족 수요 질환으로 꼽힌다. 특히 CAF 과다, 강한 섬유화, 낮은 면역세포 침투로 기존 면역항암제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ODD 지정으로 압타바이오는 FDA의 희귀의약품 연구비 지원 프로그램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선정되면 연 최대 65만달러씩(9억4815만원) 최대 4년간 지원을 받는다. 아울러 세액 공제, 허가 후 7년간 시장 독점권 등 여러 혜택이 뒤따른다.

문 소장은 “희귀의약품 시장은 규모만 보면 작아 보이지만, 높은 약가·독점권·기술수출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압타바이오는 APX-343A의 기술수출 시점을 1상 임상 중 또는 종료 직후로 보고 있다. 이미 글로벌 제약사와 초기 단계부터 협업해 온 만큼, 안전성· 효능이 확인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최근 종양미세환경 표적 신약들이 글로벌에서 5억달러(7293억원) 이상으로 거래되는 사례가 많다”며 “APX-343A는 NOX 1·2·4 선택적 억제라는 혁신 신약 기전, 면역항암제 병용 확장성, 경쟁 약물 부족 등 희소성을 고려하면 그 이상 평가도 가능하다”고 했다.

압타바이오는 APX-343A를 ‘TME 정상화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초기에는 CAF 비중이 높고 기존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낮은 암종에서 임상 가치를 입증하고, 이후 다른 고형암과 다양한 면역항암제 조합으로 병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문 소장은 “APX-343A는 특정 암 하나를 겨냥한 약이 아니라, 면역항암제 반응률을 끌어올리고 내성을 풀어주는 약물”이라며 “글로벌 2상 이후에는 키트루다 이외 다른 면역항암제와 병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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