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SK바이오팜, 中서 세노바메이트 로열티 대신 합작법인 지분확보가 유리한 까닭
  • 등록 2025-09-03 오전 7:30:54
  • 수정 2025-09-03 오전 7:30:54
이 기사는 2025년9월3일 7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중국에서 상용화가 임박했다. 하지만 기술이전 받은 이그니스 테라퓨틱스가 세노바메이트를 판매하더라도 SK바이오팜은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지 않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21년 11월 중국 소재 글로벌 투자사 ‘6 디멘션 캐피탈’과 중추신경계 제약사 이그니스 테라퓨틱스를 설립했다. SK바이오팜과 6 디멘션 캐피탈은 이그니스 설립을 위해 1억8000만 달러의의 투자도 유치했다. 투자 유치 규모는 그해 중국 기업 중 최대 규모다. 해당 투자에 참여한 곳은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WTT 인베스트먼트, HRM 헬스케어 인베스트먼트, 무바달라, KB인베스트먼트 등이다.

SK바이오팜은 설립과 함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포함한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6개(솔리암페톨, 카리스바메이트, SKL13865, SKL20540, SKL24741)를 기술이전 했다. 당시 기술이전 총규모는 1억8500만 달러(2185억원)다. 계약금 2000만 달러(236억2000만원), 단계별 마일스톤 1500만 달러(177억1500만원)에 이그니스 지분 1억5000만 달러(1771억5000만원) 규모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순매출액에 비례하는 로열티도 받게 되는데, 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은 제외했다.

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은 이그니스 기술이전 당시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어, 중국에서도 상업화가 가장 유력한 치료제라는 점에서 의외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1년 11월 당시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左)이 경기도 성남 판교 SK바이오팜 본사에서 6 디멘션 캐피탈 레온 첸 대표이사(中), 이그니스 테라퓨틱스 에일린 롱 CEO(右)와 화상으로 중국 기술수출 및 법인 설립 계약 체결을 위한 조인식을 진행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팜)


中 시장 규모 한계, 이그니스 지분 활용에 승부수

미국에 출시된 세노바메이트는 국내 최초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지위를 노릴 만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2021년 1분기 미국서 출시된 세노바메이트는 116억원의 매출로 출발해 그해 782억원의 연 매출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두 배를 뛰어넘는 1692억원을 거뒀고, 2023년에는 3242억원, 2024년에는 5312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미국에서만 6000억원대 매출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7조원 수준이다. 이중 미국 시장이 5조원 정도 규모로 7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헬스케어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10(Insights10)에 따르면 중국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8000억원 규모로 미국 다음으로 크지만 2030년에도 1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팜 측도 중국 시장 규모에 따른 한계를 내다봤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이그니스 테라퓨틱스를 설립하고, 세노바메이트 등 치료제들을 기술이전 했을 때 뇌전증과 기면증 중국 시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 뇌전증 시장은 한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규모도 작았다. 세노바메이트로 로열티를 받는 것보다는 이그니스 지분을 가져가는 게 활용도 측면에서 훨씬 유용할 것이란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기술이전 판권 계약 체결 시 판매에 따른 로열티는 한 자릿수 퍼센트(%)에서 10% 정도로 책정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졌다. 세노바메이트가 중국에서 1조 매출을 거둔다고 가정했을 때 10%의 로열티를 받아도 1000억에 불과하다. SK바이오팜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가 중국에 출시되면 2026년 5930만 달러(825억원)에서 2031년 1억5550만 달러(2163억원) 규모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지분 플레이...M&A부터 투자 유치, 파이프라인 도입 시사

SK바이오팜은 이그니스 지분 가치를 키우면 수익을 낼수 있는 다양한 옵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SK바이오팜이 보유한 이그니스 지분은 41%다. 회사 측은 확보한 지분을 기반으로 이그니스 가치를 키워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이그니스의 홍콩 증시 상장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이는 기업 가치를 키우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이그니스는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홍콩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라면서 “상장하면 이그니스 기업 가치는 기대만큼 잘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후 기업가치가 1조원에 달할 경우 SK바이오팜이 가져갈 수 있는 규모는 4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 등 상업화가 유력한 치료제가 2개나 있고, CNS 분야 외 다양한 적응증이 파이프라인이 18개에 달한다는 점, SK바이오팜 외에도 세계 최초로 전자약 FDA 승인을 받은 미국 뉴로시그마를 파트너사로 두고 있어 향후 뇌질환에 대한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상장 후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지분 활용법은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이그니스가 상장하는 만큼 엑시트도 가능하지만, 지분 가치를 최대한 키우겠다는 회사 측의 전략에 따라 당장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 측도 상장하더라도 가까운 시일 내에 엑시트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엑시트 외 지분가치가 오르면 △지분 담보 대규모 투자 유치 △추가 파이프라인 확보 △중국 내 글로벌 기업과의 인수합병 등의 여러 방법론이 제기된다. 회사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이 이그니스 대주주이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키워 할 수 있는 지분 플레이는 상당히 많다”라며 “장기적으로 엑시트하는 방법도 있고, 지분을 담보로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 투자금으로 가능성 높은 파이프라인을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에 이그니스가 정말 잘 성장한다면 중국의 빅파마와 M&A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K바이오팜은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 시장은 굉장히 커질 수 있어, 이그니스 지분을 갖고 있는 편이 미래 가치가 훨씬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엑시트는 대주주이기도 하고 당장 할 수도 없는 만큼 당장은 이그니스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팜투자지수

팜투자지수는 유료 구독자에게만 제공됩니다.

구독하기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