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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세포외기질(ECM) 기반 스킨부스터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엘앤씨바이오(290650)가 엘라비에 리투오(이하 리투오)를 통해 기업 가치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 한스바이오메드 역시 내달 중 ECM 기반 스킨부스터 출시를 알리며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어 코스닥 상장을 앞둔 도프, 시지바이오도 ECM 기반 스킨부스터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시장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ECM 스킨부스터가 기존 스킨부스터 대비 뛰어난 효과를 바탕으로 빠른 시장 점령에 나서고 있지만, 출시업체가 늘면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조직은행 조직가공처리·조직수입업자 허가, 스킨부스터 보유 또는 출시 예정 업체.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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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씨바이오는 세계 최초로 ‘무세포동종진피’(hADM)를 적용한 ECM 기반 스킨부스터 리투오를 판매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지방에서 추출한 성분의 제품은 있었지만 무세포동종진피 적용 제품은 엘앤씨바이오가 최초로 출시했다.
리투오는 환자 뿐 아니라 의료진들도 만족하는 효과를 보이면서 빠른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 일시적으로 품절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생산체제를 2교대로 전환했으며 연말 허가를 목표로 리투오 중심 생산시설도 추가 착공하고 있다. 엘앤씨바이오는 최근 리투오 거래처가 1000여곳을 돌파했으며, 올해 안으로 2000곳 돌파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스바이오메드는 내달 ECM 기반 스킨부스터 셀르디엠 출시를 앞두고 있다. 셀르디엠은 75㎛ 초미세 입자로 설계돼, 시술시 통증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보다 풍부하고 균일하게 콜라겐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 중인 도프 역시 ECM 기반 스킨부스터를 허가 받았으며 올해 11월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도프가 출시 준비 중인 제품은 사전 충전형 주사(프리필드 시린지, PFS) 형태로,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대웅제약 관계사 시지바이오도 ECM 스킨부스터 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스바이오메드 관계자는 “최근 ECM 스킨부스터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만큼 기존 계획보다 출시 시기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도프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허가는 이미 이뤄졌는데 다른 문제로 출시가 다소 늦어졌다. 11월 1일부터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킨부스터 ‘게임 체인저’될 ECM 성분 피부 노화는 내외부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피부 내적으로는 ECM 소실이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ECM은 20세 이후부터 매년 1%씩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ECM 스킨부스터의 경우 이를 직접적으로 채워 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소실되는 피부 성분이 없다.
현재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 1위 제품은 파마리서치 ‘리쥬란’이다. 리쥬란은 연어의 DNA에서 추출한 폴리뉴클레오티드·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N·PDRN)가 주요 성분이다. 이 성분은 세포에 재생 신호를 전달해 콜라겐 합성을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폴리머(PLLA·PDLLA) 기반 콜라겐 자극제는 의도적으로 이물 및 염증반응을 유발해 새로운 콜라겐 생성을 촉진한다. 이런 방식은 볼륨 회복과 탄력 개선에 효과가 있지만 드물게 결절이나 지연성 면역 반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ECM 성분의 스킨부스터는 피부 고유의 성분이다. 제조 과정에서 피부 표피와 지방을 제거한 뒤 특수 공정을 통해 세포 성분을 완전히 제거해 콜라겐, 엘라스틴, 피브로넥틴, 라미닌, 테나신, 성장인자, 단백분해효소(MMPs) 등 피부 세포외기질(ECM)의 핵심 성분만 남긴다. 이처럼 진피 구조와 같은 원료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인체 적합성이 높고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적다.
인체조직 허가 필요한 ECM 스킨부스터 ECM 스킨부스터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진입 장벽’이 있다는 점도 기존 업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ECM 스킨부스터는 인체 유래 성분으로 이뤄져 있는 만큼 이를 다루고 관리할 수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체조직은행’ 허가가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는 △엘앤씨바이오 △한스바이오메드 △셀루메드 △시지바이오 △도프 △케이엘엠바이오 △엠에스바이오 △리젠바이오 등 8곳이 조직가공처리업자·조직수입업자로 인체조직은행 허가를 받은 상태다.
인체조직은행은 조직의 채취·저장·처리·보관 및 분배에 관한 업무, 조직기증자 관리 및 조직기증을 위한 홍보·상담에 관한 업무, 조직기증자 선별 및 조직의 품질 보증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다.
인체조직은행 허가를 위해서는 ‘인체조직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채취·처리·가공·진단검사·보관·기록보관실 등의 시설을 갖춰야 하며, 장비와 책임 및 품질 관리 전담 인력도 있어야 한다. 또 조직관리기준(GTP) 기반 품질관리체계와 인체조직안전관리통합전산(HUTIS) 추적관리 절차까지 마련돼 있어야 허가가 가능하다.
인체조직은행 허가 뿐 아니라 물량 확보 측면에서도 허들이 있다. ECM이 인체 유래 성분인 만큼 관리가 잘 돼 있어야 하며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엘앤씨바이오와 한스바이오메드 모두 미국조직은행연합회(AATB) 인증 인체 조직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다.
인체조직은행 허가를 받은 업체 관계자는 “인증 인체 조직 확보 및 관리와 유통 등 전문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새로운 기업이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ECM 스킨부스터가 각광받자 조직가공처리업자·조직수입업자로 허가받은 업체들이 줄줄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나눠먹기’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앞서 살펴본 8개 기업 중 벌써 4개 기업이 ECM 스킨부스터를 출시했거나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은 지난해 877억원을 기록한 뒤 올해 1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전망이기 때문에 시장의 기대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들은 ECM 스킨부스터의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내에서 과도한 경쟁을 펼치기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이다. 엘앤씨바이오와 한스바이오메드는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에 있으며 도프는 대만 시장에 스킨부스터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눈을 글로벌로 돌리면 훨씬 더 큰 규모의 시장이 있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킨부스터 시장은 올해 17억8000달러(2조4544억원)에서 2030년 26억9000달러(3조708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8.6%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