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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보첼리도 감동한 '닷패드'…김주윤 닷 대표 "시각장애 기기 시장 판 바꾸겠다"
  • 한국바이오협회·팜이데일리 공동기획[바이오AI 아기유니콘]②
  • 등록 2025-06-13 오전 7:35:21
  • 수정 2025-06-14 오전 11: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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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케어 분야 벤처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벤처캐피털 투자 분석 기업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캐피털이 전체 스타트업에 투자한 건수는 총 1336건, 투자 금액은 6조863억원으로 2023년 대비 20% 줄었지만, 바이오·의료·헬스케어 분야 투자 금액은 1조2934억원으로 18% 상승했다. 팜이데일리와 한국바이오협회는 공동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한 예비 바이오 유니콘 기업을 집중 분석,연재한다.[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세계적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생애 처음으로 딸이 그린 그림을 ‘보는’ 순간이 있었다. 밀라노 교외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보첼리는 닷패드를 손에 쥔 채 3분간 침묵했다. 그의 손가락이 320개 셀에서 튀어나온 2560개의 점자를 더듬자, 얼굴에 서서히 미소가 번졌다. “이게...정말 내 딸의 그림인가요?”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시각장애인에게 그래픽 콘텐츠의 세계를 열어준 순간이었다.

전 세계 시각장애인 2억 8500만 명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고 있는 한국의 소셜벤처가 있다. 2024년 중소벤처기업부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된 닷(Dot)의 김주윤 대표 이야기다. 이 회사는 그림과 그래프까지 점자로 표시해주는 세계 최초 점자 패드를 개발하며 주목을 받았다.

유명 시각장애인 팝가수 스티비 원더도 닷의 제품을 사용하는 사실이 알려지며 미국 타임(TIME)지와 영국 BBC등 글로벌 매체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세계적인 시각장애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닷패드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닷)
애플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까지...빅테크가 닷과 손잡는 까닭

처음부터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다. 김주윤 닷 대표는 미국 워싱턴대를 다니며 3번의 창업을 시도했다. 유학생들의 유학 예비생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만들었으나 잘 안됐고, 우버같이 트럭을 공유할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실패했다.

그러던 중 장애인 룸메이트를 만나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업을 꿈꿨다. 그렇게 3번 째로 만든 것이 ‘닷’이다. 그는 “점자 디스플레이 산업은 높은 가격, 기술 정체로 인해 50년 간 정체됐다”며 “소리 형태의 재활 기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콘텐츠가 다 비주얼화되고 화학 구조 등은 소리로 설명이 안 되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은 공학을 전공으로 택하는 것도 어려웠다. 혁신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했다”며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김주윤 닷 대표가 지난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5’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닷)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닷의 기술은 디스플레이형 패드로 그림도 점자로 실시간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 기존 점자 단말기는 한 줄로만 되어 있어 도형이나 그래프 등과 같은 그래픽 표현은 불가능 했지만 닷패드는 최대 7줄을 순간적으로 표기해 한 번에 점자로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기기를 노트북PC나 스마트폰, 태블릿PC와 블루투스로 연결한 뒤 특정 그림을 띄우면 닷패드 화면에 0.1초 만에 점자로 똑같이 배열된다. 사용자는 눈으로 볼 수 없지만 튀어나온 점을 손으로 만지며, 동시에 스크린리더로 소리 설명을 들으며, 어떤 이미지인지 느낄 수 있다.

닷의 기술력은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미 CES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았고 KBS 창업 오디션 프로그램인 ‘황금의 펜타곤’에서 우승했다. 이어 세계 최대 사회혁신 스타트업 경진대회 ‘익스트림테크챌린지(XTC)’ 우승, 세계 스타트업 경연대회 ‘겟 인 더 링’ 우승, 일본 도쿄 ‘테크 인 아시아’ 톱10에 들며 화려한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빅테크들도 관심이 높다. 최근 닷은 마이크로소프트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빌드 2025(@Build 2025)’의 공식 발표자로 초청받아 닷 비스타를 발표했다. 닷 비스타는 닷패드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파워포인트 파일의 그래프, 차트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영국 옥스퍼드대, 미국 보스턴대와 함께 연구되고 있다. 시각장애인이 경제학이나 공학을 더 쉽게 학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윈도우즈 AI API는 복잡한 거대언어모델(LLM)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빠르게 요약하고 핵심 정보 추출이 가능한 경량 설계를 할 수 있었다”며 기술적 우위를 설명했다.

김주윤 닷 대표가 지난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5’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닷)
애플과의 협업도 주목할 만하다. 닷의 기술은 작년 애플 서드 파티로 등록됐다. 서드 파티는 애플의 앱 스토어에서 외부 개발자가 개발한 앱을 말한다. 닷패드는 그래픽 촉각/점자 단말기 분야에서 애플의 스마트기기와 호환되는 세계 최초 기업이 됐다. 콧대 높은 애플의 문턱을 두번이나 넘은 것이다.

김 대표는 “목표가 애플의 모든 OS에서 지원되는 것이었는데 협력이 완료됐다”며 “애플 스토어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유통되는 ‘장애인 버전 매직패드’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닷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AI를 활용한 시각장애인 기기 중 혁신성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잡은 제품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회사와 독일 회사들이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AI를 활용해 닷패드 정도의 기술력은 가진 회사는 아직 없다. 김 대표는 “AI가 촉각의 변화하는 방식을 학습해서, 가장 받아들이기 좋은 형태로 점자 언어로 알려준다”고 기술 원리를 설명했다.

8월 예심 결과...재활 ·키오스크 제품 등 확장성도 풍부

닷은 올해 한국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주윤 대표는 “기평에서 A 등급을 받았고, 예심을 청구했으며 하반기에 예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닷의 매출 성장세는 눈에 띈다. 2021년 14억원에서 2024년 131억원으로 급증했다. 주요 동력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다. 닷은 미국 교육부에 5년 간 300억원 규모의 닷패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최근 연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당분간 매출 상승세는 이어진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점자 패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재활 시장에 가야 결국 매출 급상승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작년 매출 131억원에서 올해 200억원 목표를 설정한 배경이다.

시각장애인 관련 시장 추이 (사진=삼성증권, 닷)
시각 장애인 재활 시장은 시각 장애인의 정상적 생활 안착을 돕는 헬스케어 산업을 말한다. 기존 시각 장애인 보조기기 시장은 2020년 기준 6조원(킹스 리서치) 규모지만 재활 시장은 이보다 2배 가량 크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닷은 장애인 사용자를 위한 점자 키오스크도 공급하고 있다. 부산 지하철 주요역, 국립중앙박물관, 강남구청 등 120개 이상 공공기관에 납품했고 민간기업인 무인양품에도 제품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시각장애인이 닷패드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닷)
향후에는 바이오 분야로도 사업 확장이 예상된다. 닷은 실명치료제 개발 및 바이오벤처를 조인트 벤처 형태로 설립했다. 이 회사는 망막오가노이드 기반 엑소좀실명 치료제, 안구점안액 개발 및 제조를 주요 사업목적으로 한다.

공공성을 가진 기술이기에 각국의 지지 또한 이어지고 있다. 로빈 스팽크스 영국시각장애인협회 책임자는 “이 기술이 가져올 파급 효과는 막대하다”며 “점자 및 촉각 그래픽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면 시각장애인의 문해율 향상은 물론,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로의 진출 확대가 예상되고, 그리고 보다 자립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해진다. 각국 협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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