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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가 암백신 원조 아니었어?”…암 재발 막는 국산 치료제

  • 등록 2026-10-20 오전 7:20:03
  • 수정 2026-10-20 오전 7: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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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세계 항암제 시장에 ‘암백신’ 돌풍이 불고 있다. 모더나가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으로 암 재발 억제 가능성을 입증하면서다.

(이미지=챗GPT)
(이미지=챗GPT)
모더나에 앞서 국내에서 이미 암백신으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바이오텍이 있다. 바로 바이젠셀(308080)이다. 이 회사의 T세포치료제 ‘VT-EBV-N’은 임상 2상에서 4년 무질병생존율(DFS) 95%를 기록했다. 이 치료제는 항암치료 후 완전관해(CR)에 도달했지만 재발 위험이 높은 희귀 혈액암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통상 3기 이상의 환자들은 완전관해 이후 60~70%가량 암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일 바이젠셀에 따르면, VT-EBV-N은 첫 환자 투약을 앞두고 있다. VT-EBV-N은 지난 4월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내 첨단재생의료 1호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지난달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개시했고, 현재 GMP 시설에서 치료제를 생산 중이다.

모더나 암백신 돌풍…본질은 ‘재발 방지’

모더나와 머크(MSD)는 지난 8월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진’(V940)의 흑색종 임상 3상 중간분석에서 재발 및 원격전이 억제와 관련된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종양을 절제한 고위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 단독투여와 병용요법을 비교한 결과다.

이 치료제는 건강한 사람의 암 발생을 막는 예방백신이 아니다. 모더나의 V940은 환자의 종양 유전정보를 분석해 맞춤형 mRNA를 제조한다. 이후 환자의 면역체계가 잔존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암 예방이 아닌 암 재발에 방점이 찍혀있다.

바이젠셀의 ‘VT-EBV-N’ 역시 암 재발 방지 치료제다. VT-EBV-N은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림프종 환자가 항암치료 후 완전관해에 도달했을 때 투여하는 자가 T세포치료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잔존 암세포를 공격해 재발 위험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두 치료제는 방식이 다를 뿐 암 재발 방지로 목표가 동일하다. 모더나가 mRNA로 면역체계를 훈련시킨다면, 바이젠셀은 환자의 T세포를 직접 배양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이다. 두 치료제는 가는 길이 다를 뿐 목적지는 서울로 동일하단 얘기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모더나의 성과는 재발 방지가 독립적인 치료 목표로 평가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기술의 형태가 mRNA든 면역세포든 중요한 것은 완전관해 환자의 재발을 얼마나 오래 억제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암 재발방지 치료제를 두고 암백신이라고 한다면, VT-EBV-N도 좁은 의미에선 ‘세포치료제’이고, 넓게 봐선 ‘암백신’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4년 무질병생존율 95%…모더나 암백신과 견줄 만한 재발 억제 효과

VT-EBV-N의 핵심 경쟁력은 완벽한 재발 방지다.

바이젠셀은 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13개 의료기관에서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림프종 완전관해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배정·이중맹검·위약대조 임상 2상을 진행했다.

1차 유효성 지표인 2년 무질병생존율(DFS)은 투여군 95.0%, 위약군 77.58%였다. 격차는 17.42%포인트로 통계적 유의성(p=0.0347)을 확보했다. DFS는 암이 재발하거나 진행하지 않고 생존한 비율이다. 4년 장기 추적에서도 투여군 DFS는 95.0%를 유지했다. 반면 위약군은 56.3%로 낮아졌다. 전체생존율(OS)은 투여군 100%, 위약군 83.8%였다.

모더나 암백신은 흑색종 환자 157명에게 투여한 임상 2b상에서 5년간 재발 여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암백신과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한 환자의 5년 무재발생존율은 68.8%로, 키트루다만 투여한 환자 49.1%보다 19.7%포인트 높았다. 바이젠셀의 VT-EBV-N이 4년 간의 무질병생존율 비교에서 투약군이 위약군보다 38.7%포인트 높았다는 점에서 모더나의 암백신과 견줘 손색이 없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VT-EBV-N은 4년 추적에서 확실한 암 재발 방지 효능이 유지됐다”며 “일시적인 종양 축소가 아니라 재발을 장기간 억제를 확인했단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챗GPT)
(그래픽=챗GPT)
첫 투약 초읽기…허가·기술이전 동시 추진

첫 환자 투약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첫 환자 투약을 위한 스크리닝을 완료하고 현재 GMP 시설에서 VT-EBV-N을 제조하고 있다. 제조·품질검사 절차가 끝나면 의료기관을 통해 환자에게 투여하는 수순이다. 빠르면 11월 경 치료제 제조가 끝나면 첫 투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VT-EBV-N 치료는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추출한 EBV 특이 T세포를 배양·증식한 뒤 다시 정맥으로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치료는 4주간 주 1회씩 투여한 뒤 4주 휴약기를 거치고, 이후 다시 4주간 주 1회 투여하는 구조다. 총 8회에 걸쳐 약 12주 동안 시행된다.

VT-EBV-N 첨단재생의료 치료 비용은 7620만원이다. 다만 환자는 치료 시작 시 4000만원만 우선 부담한다. 이후 5년 내 재발하지 않을 경우 3000만원을 추가 납부한다. 반대로 5년 안에 재발하면 회사는 환자에게 치료비 전액을 환불해준다. 다만, 이 치료비는 첨생법에 한정한 금액이다. 회사 측은 정식 품목허가 후엔 치료제 가격이 2배 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바이젠셀은 현재 VT-EBV-N의 내년 조건부 품목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 7월 식품읙약품안전처(식약처)에 신속처리대상을 신청했다. 빠르면 오는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 신약허가를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VT-EBV-N의 국내 판매는 보령이 독점 판권을 맡는다.

이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준 2024년 국내 T/NK세포림프종(C86) 진료환자는 약 1900명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VT-EBV-N의 국내 매출 전망으로 내년 78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31년 412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5년 누적 매출은 123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으로 기술 이전도 적극 추진 중이다. 중국 림프절외 NK/T세포림프종 신규 환자는 올해 기준으로 약 1만1600명, 오는 2029년 약 1만3400명이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환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중국을 비롯해 해외 기술이전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 치료제 기술이전 전문 컨설팅 기업과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어 “VT-EBV-N이 내년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 기술이전과 상업화 모두 가속패달을 밟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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