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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인지행동치료는 치료의 기본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지도에 가깝습니다. 앞으로는 환자 개개인의 실제 상태를 반영해 치료를 안내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미래에 변할 대표적인 변화로 디지털 치료기기(DTx)의 기술 진보를 꼽았다. 그 다음 단계로 환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치료 지능’을 제시했다. 기존 인지행동치료 기반 앱을 넘어 환자별 상태 변화와 생활 패턴을 분석해 치료 계획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 강성지 웰트 대표가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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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잠의 양보다 시간 조절이 핵심...실손급여로 매출 더블링 ‘목전’ 웰트는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슬립큐’를 개발·운영하고 있다. 슬립큐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를 기반으로 환자의 수면 습관을 교정하는 제품이다.
강 대표는 불면증을 단순히 수면 시간이 부족한 상태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불면증 환자는 낮잠이나 불규칙한 수면 등으로 잠을 나눠 자는 경우가 많고, 필요한 시간대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문제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치료의 목표는 환자를 무조건 재우는 것이 아니라,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충분히 졸리고 침대에서 잘 수 있도록 수면 압력을 조절하는 것”이라며 “낮잠이나 불필요한 침상 체류 시간을 줄이는 것이 치료 과정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슬립큐는 초기 약 1주 동안 사용자의 수면 데이터를 수집한 뒤 개인별 취침·기상 시간을 제시한다. 이후 전날 수면 상태와 다음 날 일정 등을 반영해 수면 계획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강 대표는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판단해 임의로 수면 습관을 바꾸면 다시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며 “디지털 치료기기는 일정 기간 치료 방향을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도 환경에 대해서는 불면증 DTx가 건강보험 급여로 진입하기보다 비급여 시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 대표는 “국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필수 의료 영역은 급여화 가능성이 높지만, 불면증처럼 환자의 선택과 관리 영역이 큰 질환은 비급여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식 등재 이후에도 기존 비급여 가격 수준을 급여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웰트는 실손보험 적용을 주요 접근 경로로 보고 있다. 슬립큐는 인정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있으며, 처방 비용 가운데 상당 부분을 실손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환자 본인 부담은 약 2만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불면증은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고, 수면제를 복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환자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DTx에 대한 의사와 환자의 이해가 높아질수록 처방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DTx 시장의 초기 확산 속도가 기대보다 더디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산업 형성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내 제품 수가 늘면서 의사와 환자가 비교·선택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웰트는 시장 형성까지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 자금을 확보해 왔다”고 말했다.
“대면 CBT-I는 있지만 현장 활용 제한적”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는 진료지침상 수면제 처방에 앞서 우선 고려해야 하는 치료법으로 꼽힌다. 그러나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의사가 직접 시행하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에는 건강보험 수가가 적용된다. 다만 매주 환자를 진료해야 하고, 전체 치료에 약 6시간가량의 상담 시간이 필요해 의료기관에서 운영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치료 원칙상 인지행동치료를 먼저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았다”며 “그 결과 수면제 중심 치료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웰트는 이러한 공백을 DTx로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디지털 기반 치료를 통해 의료진의 진료 부담을 낮추고, 환자가 일상에서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강 대표는 슬립큐 1.0에 검증된 인지행동치료만 담은 것은 규제와 임상 근거를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앱에 백색소음이나 다양한 수면 보조 기능을 넣을 수는 있지만, 임상적 근거가 불명확하면 의료진과 규제기관이 판단하기 어렵다”며 “우선 교과서와 진료지침에 기반한 인지행동치료를 제품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웰트가 다음 단계로 추진하는 것은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료를 고도화하는 ‘디지털 치료 지능’이다. 수면 패턴, 생활 습관, 증상 변화 등을 분석해 환자가 수면 악화를 겪을 가능성을 예측하고, 이에 맞춰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형태다.
다만 강 대표는 해당 기능이 아직 상용화된 완성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환자의 상태 변화를 어느 수준까지 예측하고 치료에 반영할 수 있는지 임상적·기술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며 “향후 연구를 통해 보여줘야 할 영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