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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기업들이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서 활용되는 3차원(3D) 바이오프린팅 영역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한 장비 활용을 넘어 의료 현장에서 실제 사용 가능한 세계 최초 기술을 구현하고 이를 장기간 연구개발(R&D)을 통해 상업화 단계까지 끌어올리며 누구도 구현하지 못했던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기술의 완성도뿐 아니라 임상 적용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입증하며 기존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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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킷헬스케어·그래피, 글로벌 최초 기술 상용화 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로킷헬스케어(376900)와 그래피(318060)는 3D 바이오프린터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 유일한 기술을 확보하고 이미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으로 꼽힌다. 3D 바이오프린팅이 주로 연구용 기술로 인식돼 왔던 가운데 이들 기업은 실제 의료 현장과 산업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 기술 구현에 성공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그동안 제기됐던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도 실적을 통해 하나씩 해소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글로벌 3D 바이오프린팅 시장에서 로킷헬스케어와 그래피가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단순한 기술 타이틀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로킷헬스케어는 3D 바이오프린터 기반 장기재생 플랫폼을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형태로 구현했다. 그래피는 3D 바이오프린팅과 형상기억 소재를 결합해 치과 교정 시장의 기존 제조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로킷헬스케어는 올해 5월 12일 공모가 1만1000원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뒤 12월 16일 기준 주가가 8만원까지 오르며 상장 7개월 만에 600%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1조원을 넘어섰다. 매출은 2022년 92억원에서 올해 23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139억원에 달하던 영업적자 역시 올해 2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기술의 임상성과와 사업성이 동시에 확인되면서 시장의 평가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래피 역시 3D 바이오프린팅 기반 투명교정장치 전문기업으로 올해 8월 25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 1만5000원 대비 12월 16일 주가는 2만800원으로 약 39% 상승했다. 매출은 2022년 43억원에서 지난해 161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3분기 만에 100억원을 돌파하며 연간 최대 실적이 유력하다. 보수적인 덴탈 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기술의 시장 침투 속도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킷헬스케어와 그래피가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에 주목받는 배경에는 공통점이 있다. 3D 바이오프린터라는 동일한 도구를 활용하면서도, 장비가 아닌 ‘플랫폼’과 ‘소재’라는 핵심 경쟁력을 스스로 구축했다는 점이다. 연구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상업화에 성공해 실질적인 매출로 연결시킨 사례라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희소성이 크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은 3D 바이오프린터를 활용해 각각 장기재생과 투명교정이라는 전혀 다른 의료 영역에서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며 “아직 아무도 선점하지 못했거나 기존 경쟁 제품을 넘어서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체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용 기술을 산업화로 끌어올린 실행력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선 주로 연구용 활용...로킷헬스케어·그래피는 달랐다 로킷헬스케어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당뇨발 치료 제품을 개발했다. 당뇨 합병증으로 절단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였던 환자들에게 자가 지방을 활용한 피부 패치를 통해 조직 재생이라는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했다. 로킷헬스케어는 상처를 3D 스캔해 AI로 분석한 뒤 지방 채취·가공과 바이오프린팅, 패치 부착까지 전 과정을 약 1시간 내에 완료하는 장기재생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그래피는 3D 바이오프린터를 투명교정장치 제조에 활용하면서 세계 최초 형상기억 기술을 접목했다. 구강 내 특정 온도에서 스스로 형상을 복원하는 3D 프린팅 소재를 자체 개발해 기존 투명교정장치의 한계를 넘어섰다. 통증을 줄이고 교정 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해 보수적인 덴탈 업계에서도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3D 바이오프린팅 산업에서 핵심은 장비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로킷헬스케어와 그래피는 장비를 구매해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해당 장비에 최적화된 기술과 소재를 처음부터 자체 설계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여전히 연구용 활용에 머무르는 사이 국내 기업들이 상업화 기술로 진화시킨 점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로킷헬스케어 관계자는 “해외 기술이 연구실 중심이라면 로킷헬스케어의 기술은 실제 수술실 사용을 전제로 발전해왔다”며 “높은 임상 수요 환경, AI·바이오·의료기기가 결합된 융합 기술 인프라, 의료 현장 중심의 장기적인 기술 축적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래피 관계자도 “그래피는 형상기억 투명교정장치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개발 초기 단계부터 3D 바이오프린터에 최적화된 세계 최초 소재를 직접 개발했다”며 “소재 설계부터 합성, 디자인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해 기존에 없던 기술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확장성 높은 혁신 제품...풍부한 시장성에 대체제 없다는 강점 국내 기업이 개발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확장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로킷헬스케어는 당뇨발 치료 제품을 통해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 실질적인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피부 재생 성공률은 82%에 달하며, 미국 공보험에도 진입했다. 장비 판매와 함께 일회용 키트 매출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로, 장기적인 수익 모델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의료진과 환자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시장 확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기존 피부 이식 수술 대비 비용 부담이 낮고, 치료 기간과 통증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의료 현장 수용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030년 당뇨발 의료기기 시장 규모가 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장질환과 골관절염 등 확장 가능한 시장은 이보다 3배 이상 크다.
그래피는 형상기억 투명교정장치를 통해 약 11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치아교정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기존 투명교정장치가 교체 주기와 통증, 긴 치료 기간이라는 한계를 지닌 반면, 그래피의 기술은 교정 기간을 최대 1년 이내로 줄이면서도 정교한 치아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대체 기술이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그래피는 글로벌 시장에서 형상기억 소재 기반 투명교정장치를 상용화한 유일한 기업”이라며 “보수적인 치과 업계 특성상 초기 확산은 완만했지만 기술적 차별성이 분명해 내년에는 성장 분기점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치아교정 시장은 병원 수입 기준 약 110조원 규모로 이 가운데 투명교정장치 시장만 약 33조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