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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테라퓨틱, 주식발행초과금 감액하면서 조달방편 다각화하는 까닭
  • 8월 1일 대전서 열리는 임시주총에 쏠리는 눈길
  • 대주주 지배력 강화 수단…RCPS 항목 신설, 황금 낙하산 조항 추가
  • 상법 변호사 "주식발행초과금은 감액하면서 RCPS 준비…모순적"
  • 등록 2025-07-23 오전 7:40:38
  • 수정 2025-07-23 오전 7:40:38
이 기사는 2025년7월23일 7시4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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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오름테라퓨틱(475830)이 다가오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식발행초과금의 감액, 자본 조달 방법의 다각화, 적대적 인수합병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정관변경 등 굵직한 안건을 상정한다. 일각에서는 주식발행초과금은 감액하면서 전환상환우선주(RCPS) 조달 방편을 마련하는 모습이 모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오름테라퓨틱)
주식발행초과금 감액…RCPS 발행 검토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오는 8월 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승주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주식발행초과금 감액,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 정관 신설 등의 안건을 상정한다. 가결 시 1일부터 곧장 정관이 시행된다.

이사회 핵심 멤버인 이 대표와 박운남(피터) 기타비상무이사의 임기가 8월 만료되는 관계로 이번 임시주총 개최는 필수적이던 것으로 파악된다. 안건대로 진행되면 오름테라퓨틱 이사회는 전과 동일하게 이승주 대표, 정인태 CFO, 박운남 기타비상무이사, 조진우 사외이사로 유지된다.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추가 시장조달 및 이에 따른 대주주의 지배력 방어 목적의 정관 변경을 진행하는 점도 주목된다. 전환상환우선주(RCPS) 관련 정관 신설, 최대 10인까지 허용하던 이사의 수를 7인으로 제한,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인한 이사의 사임·해임시 퇴직금의 10배 보상’이라는 황금 낙하산 조항 등을 추가해 대주주의 지배력 방어에 나섰다. 오름테라퓨틱은 16.19% 지분을 보유한 이 대표가 최대주주이며 소액주주가 60.57%를 들고 있다.

RCPS 항목 신설에는 물음표가 드리운다. RCPS는 상환권(redeemable), 전환권(convertible), 의결권(preference)을 모두 갖춘 주식으로, 회사 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발행을 기피하는 ‘최강’의 주식 형태다. 사업 초기 스타트업이나 재무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에야 발행한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1분기상 1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회사가 임상을 진행 중인 것은 없기에 당장 현금니즈가 크지는 않다. 다만 바이오텍으로서 항상 현금은 필요하고 향후 다양하게 조달계획을 펼칠 수 있게 미리 준비하려 한다”며 “차기 프로그램의 임상계획을 가지고 있고 계획에 따라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자금조달의 유연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확실히 오름테라퓨틱은 현금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특히 이번 임시주총에서 주식발행초과금을 감액해 1300억원의 미처리이익잉여금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목적은 결손금 보전 및 기타재원 확보로, 올 3월 말 별도기준 결손금 792억원을 모두 보전한다고 가정해도 약 500억원의 재원이 미처리이익잉여금으로 남게 된다.

앞서 회사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직원 보상 체계 구축에 대한 가능성을 띄운 바 있지만, 이번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되는 스톡옵션 부여는 신주발행 방색으로 진행한다.

이에 대해 의견은 분분하다. 이데일리가 취재한 상법 변호사는 “주식발행초과금을 감액하면서 신규발행 내용을 준비하는 모습은 모순적으로 보인다”며 “회사가 돈이 궁하지 않은 상황에서 RCPS 발행을 검토한다면 이는 대주주의 지배력을 더 높이거나, 백기사를 해줄 만한 우호주주에게 발행하려는 목적으로 비춰진다”고 말했다. 더불어 “황금 낙하산 조항을 추가하는 것은 경영권 방어 차원이며, 누군가 유의미한 지분율을 가져갈 이가 나타날 수 있어 이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반면 오름테라퓨틱을 비상장 시절부터 눈여겨 본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발행초과금 감액과 신규발행 준비는 별개의 사안으로 ‘디커플링’(de-coupling)시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기타재원 마련 목적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바이오텍은 늘 조달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오름테라퓨틱은 미국 지점에서 조용히, 꾸준히 준비하고 있는 내용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올 2월 상장, R&D 진행은

올초 오름테라퓨틱 상장 당시 시장에서는 “오름이 상장하지 못하면 후발주자들은 설 자리가 없다”고 얘기할 정도로 기대감을 쏟았다. 오름테라퓨틱은 글로벌에서도 신규 모달리티인 분해제-항체접합체(DAC) 분야 플랫폼 기술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오름테라퓨틱의 핵심은 TPD²-GSPT1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에서 도출한 신약후보물질 ‘ORM-6151’을 2023년 10월 글로벌 빅파마 BMS에 ‘애셋인수’ 기술이전했고, 플랫폼을 통해 최대 3종의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는 내용으로 2024년 7월 버텍스(Vertex)와 계약했다. 이 두 건의 기술계약으로 도합 1559억원의 계약금을 실수령한 실적이다.

오름테라퓨틱이 BMS에 기술이전한 ORM-6151은 혈액암 치료제 후보로, 전체 권리를 양도하는 조건으로 총계약 규모의 55%인 1352억원을 계약금으로 일시 수령했다. 마일스톤까지 지급받은 후에는 향후 약물이 승인되더라도 로열티 수령은 없다. 버텍스로부터는 208억원의 계약금을 수령했고 총계약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상장 과정에서 오름테라퓨틱은 암초를 만났다. 플랫폼에서 도출해 자체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하던 HER2 양성 유방암 치료후보물질 ‘ORM-5029’이 피험자의 간 부전 사망이라는 중대이상반응(SAE)을 낳았다. 이에 회사는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한차례 철회하고 재제출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상장에 성공했다.

최초 제시한 희망공모밴드 상단 기준 3만6000원에 300만주의 공모신주를 발행해 1080억원을 조달하려던 계획은 정정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밴드 하단보다 밑인 2만원에 250만주를 발행해 500억원을 조달하는 것으로 축소했다.

상장 2개월 경과 시점인 올 4월, 오름테라퓨틱은 결국 ORM-5029의 개발 자진중단 소식을 알렸다. 한정된 재원을 활용함에 있어 독성 발견 파이프라인의 임상 지속보다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는 것이었다.

회사는 독성 이슈가 ORM-5029 단일 파이프라인에 국한되었으며 ‘TPD²-GSPT1’ 플랫폼 기술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근거는 동일 플랫폼에서 도출한 ORM-6151의 임상개발이 BMS 주도하에 순항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동일 플랫폼에서 도출한 회사 자체개발 물질인 전임상 단계 소세포폐암 파이프라인 ‘ORM-1023’, 혈액암 파이프라인 ‘ORM-1153’에 대한 소식은 잠잠하다. 최근에는 외부에서 신규물질을 도입한다는 라이선스인(License-in) 계획도 알렸다.

일각에서는 “오름테라퓨틱이 상장 당시 얘기했던 내용 중 대부분이 사라지고 없지 않냐”는 물음표가 드리운다. 또 일각에서는 “전세계적으로 DAC 검증 분야에서 가장 앞선 회사라 투자 리스크(risk)와 베네핏(benefit)이 공존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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