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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약 11년 만에 새로운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를 승인하면서 국내에선 항바이러스 플랫폼을 개발 중인 신라젠(215600)에 이목이 쏠린다. 기존 항암바이러스 한계로 꼽혀온 투여 방식을 개선해 정맥투여를 목표로 ‘SJ-600 시리즈’를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 | 신라젠 CI (사진=신라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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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의 항암바이러스 FDA 허가…관련 분야 재도약 신호탄? 1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6일 레플리뮨(Replimune)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투드리케브’(Tudriqev)를 가속승인했다. 2015년 암젠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임리직’(Imlygic) 허가 이후 FDA가 새롭게 승인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다.
투드리케브는 항PD-1 계열 치료를 받은 뒤에도 질환이 진행된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피부 흑색종 성인을 대상으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병용하는 방식으로 허가됐다. 유전자 조작 단순포진바이러스 1형(HSV-1)을 종양에 직접 주입해 암세포를 파괴하고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투드리케브와 옵디보 병용요법 객관적반응률(ORR)은 24.2%,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14.1개월이었다. FDA는 이를 토대로 가속승인을 결정했다. 가속승인인 만큼 레플리뮨은 향후 확증 임상을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추가로 입증해야 한다.
레플리뮨은 투드리케브 허가 과정에서 두 차례 고배를 마셨다. FDA는 2025년 7월과 지난 4월 보완요구서한(CRL)을 발송하며 단일군 임상 설계와 유효성 근거 등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후 재신청과 자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세 번째 도전에서 가속승인을 받았다.
항암바이러스 재평가 기대감↑…신라젠 ‘정맥투여’로 차별화 바이오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이 한동안 신약 허가 성과가 뜸했던 항암바이러스 분야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암바이러스를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해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전략이 실제 허가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들도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번 레플리뮨 FDA 승인으로 항암바이러스 분야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수년간 정체됐던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관련 치료제 개발과 상용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에선 항암바이러스를 개발해온 신라젠의 차세대 플랫폼 ‘SJ-600 시리즈’가 주목된다. SJ-600 시리즈는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항암바이러스 플랫폼으로, 바이러스 표면에 사람의 보체조절단백질인 ‘CD55’를 발현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혈액 속 보체와 중화항체 등에 의해 항암바이러스가 종양에 도달하기 전에 제거되는 문제를 줄여 정맥을 통한 전신 투여 효율을 높이는 것이 개발 목표다.
SJ-600 시리즈는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다는 점에서 인체 대상 임상을 마친 투드리케브와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 단 투여 경로 측면에서는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는 점이 눈여겨 볼 지점이다.
투드리케브는 주사가 가능한 종양 병변에 약물을 직접 넣는 종양 내 투여(IT) 방식이다. 반면 신라젠은 SJ-600 시리즈를 정맥 투여(IV)가 가능한 항암바이러스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있다. 종양 내 투여는 약물을 종양에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사 접근성이 떨어지는 심부 병변이나 전신에 퍼진 병변에는 적용상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신라젠은 SJ-600 시리즈를 정맥 투여(IV)를 통해 전신으로 전달할 수 있는 항암바이러스로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러스 외피에 CD55를 발현시켜 혈액 속 선천면역 체계인 보체의 공격을 피하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중화항체가 형성된 환경에서도 바이러스 활성을 유지해 반복적인 정맥 투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신라젠의 목표다.
SJ-600 전임상 데이터 축적…생산·특허 확보도 속도 관련 전임상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2023년 국제학술지 ‘저널 포 이뮤노테라피 오브 캔서’(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JITC)에 게재된 연구에서 SJ-600 계열 후보인 SJ-607은 혈청에 의한 바이러스 중화에 대한 저항성을 보였다. 동물모델에서 단회 정맥 투여 후 항암효과가 확인됐다.
후속 후보물질인 SJ-650의 CD55 기반 면역회피 및 전신 투여 관련 연구 결과도 올해 학술지 ‘몰레큘러 테라피’(Molecular Therapy)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SJ-650이 중화항체가 존재하는 면역정상 유방암 동물모델에서도 항암효과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항암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자체가 암세포를 감염시켜 파괴하는 동시에 종양 항원 등을 방출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정맥을 통한 반복 투여 가능성이 임상에서도 확인될 경우 직접 주사가 어려운 종양이나 전신 전이암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여지가 있다. SJ-600 시리즈의 임상 진입 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다.
신라젠은 SJ-600 시리즈의 임상 진입을 위한 생산 체계 구축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레이테라(ReiThera)와 포괄적 협력 계약을 맺고 임상용 의약품 생산을 준비하는 한편 국내외 특허 확보를 확대하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주도한 노하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SJ-600 시리즈의 개발 프로세스를 신속화하고 있다”며 “여러 전임상 연구를 통해 입증한 성과들이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에 게재되며 기술적 신뢰도까지 확보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