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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인공지능(AI)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인공지능은 단순 질병 진단을 넘어 예측까지 가능해진데다 혁신 신약 개발기간도 단축시키고 있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과 환자관리 등 활용 범위도 전방위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기술 이전과 실적 성장 등의 성과를 내면서 각광받고 있다.
AI영상진단 강자 루닛·뷰노 …해외 공략 박차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인공지능을 가장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 분야로 영상진단이 꼽힌다. 대표적인 기업은 루닛(328130)과 뷰노(338220)가 있다. 루닛은 인공지능 영상진단 솔루션 도입 글로벌 의료기관 수(자회사 볼파라 헬스 포함)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1만개를 돌파했다. 루닛은 대표 제품으로 루닛 인사이트가 꼽힌다. 루닛 인사이트는 인공지능으로 의료 영상을 분석하고 이상 소견을 발견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한다. 루닛 인사이트는 세부적인 기능에 따라 CXR, MMG, DBT로 나뉜다.
루닛 인사이트 CXR은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폐결절, 폐렴, 기흉 등10가지 흉부이상 소견을 검출할 수 있다. 진단 정확도가 97~99%에 달하며 판독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루닛 인사이트 MMG는 유방 촬영 영상을 분석해 유방암 의심부위를 검출하고 유방 치밀도를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 루닛 인사이트 DBT는 3차원(3D) 유방 단층 촬영(DBT) 영상을 분석해 유방암 의심 부위를 시각화하고 악성 가능성을 점수로 제공한다.
루닛의 영상진단 솔루션 도입 글로벌 누적 의료기관 수는 2020년 100개를 비롯해 2022년 1000개, 2023년 3000개를 넘어섰다. 루닛은 지난해 6500개 기관에 제품을 공급하며 1년 6개월 만에 두배 넘는 고속 성장을 이뤘다.
특히 루닛은 볼파라와 함께 인공지능을 활용해 영상 질병 진단을 넘어 예측까지 가능한 영상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리스크도 개발했다. 루닛과 볼파라의 첫 통합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리스크는 유방촬영술 영상을 분석해 향후 1~5년 내 환자의 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한다.
루닛 관계자는 “루닛은 올해 하반기쯤 미국 식품의약국에 루닛 인사이트 리스크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루닛은 인공지능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의 판매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닛은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루닛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3.6% 증가한 19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207억원을 나타냈다. 루닛은 지난해 5월 볼파라 인수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2027년 연간 흑자 전환도 예상하고 있다.
뷰노는 2023년 1분기부터 9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뷰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한 7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도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한 34억원을 나타냈다.
뷰노의 주력 제품인 인공지능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딥카스의 성장세와 비용 효율화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딥카스는 데모 포함해 국내 6만2000병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뷰노는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뷰노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5월 딥카스의 유럽 의료기기 규정(CE MDR) 인증을 획득한 뒤 27개국 유럽연합(EU) 국가를 포함한 유럽 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특히 뷰노는 유럽에서 이미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의 수가 진입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오스트리아 인공지능 전문기업과 함께 딥카스 병원 도입 및 수가 진입을 추진하는 동시에 주요 학회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뷰노는 미국 시장에서 딥카스가 2023년 국내 인공지능 의료기기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혁신의료기기(BDD) 지정을 받은 데 이어 올해 품목허가 획득도 기대하고 있다.
뷰노 관계자는 “딥카스의 유럽 의료기기 규정 인증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뷰노는 유럽과 중동 시장을 시작으로 전 세계 환자 안전 향상과 의료현장 효율성 증대를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 확산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보로노이·온코크로스, AI신약 개발 두각 인공지능은 신약 개발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보로노이(310210)와 온코크로스(382150)가 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가총액이 2조원을 웃도는 보로노이는 2015년 설립 이후 총 5건의 기술 이전을 성공시켰다. 보로노이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07은 오릭 파마슈티컬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VRN02와 유방암 치료제 VRN08은 각각 프레쉬트랙테라퓨틱스와 피라미드 바이오사이언스에 기술 이전됐다.
보로노이의 기술의 핵심로 인공지능과 신약개발 실험실을 결합한 보로노믹스 플랫폼이 꼽힌다. 카이허브는 약물 결합력을 예측하고 최적화하는 데 활용되며 다양한 화합물 생성과 선택을 지원한다. 보로노이는 1억500만개의 화합물 구조 데이터를 활용해 신약 개발 기간을 1년~1.5년으로 단축했다.
현재 보로노이는 9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이중 경구형(먹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11과 유방암 치료제 VRN10이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전해진다. VRN11은 내년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VRN10은 연내 임상 1a상을 완료한 뒤 임상 1b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할 방침이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VRN11은 내년 가속승인 승인을 위한 임상 2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빠르게 가속승인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코크로스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희귀질환 및 난치성 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신약의 적응증을 발굴하는 핵심 인공지능 플랫폼 랩터 AI와 온코-랩터 AI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주로 기존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을 찾아내거나 약물을 혼합하여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특히 온코파인드 AI는 원발 부위 불명암의 원발부위를 예측해 치료 효과를 높인다. 온코파인드 AI는 진단 정확도를 99%까지 개선했다. 온코크로스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기반으로 JW중외제약 등과 협력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현재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억원, 영업적자 24억원을 나타냈다.
삼성바이오, CDMO에 AI 활용…와이즈AI, 환자관리도 이밖에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MO)과 환자 관리에도 사용되면서 인공지능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위탁개발생산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생산 분야에 인공지능을 기술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공지능 랩(AI Lab)을 신설하고 생산성 개선을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공지능 기술을 위탁개발생산 공정에 접목해 자동화 생산 환경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관리, 품질관리, 운영관리 등 다양한 업무와 인공지능을 연계해 전반적인 생산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들과 잇따라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들어 5개월 만에 연간 누적 수주 금액 3조원을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연매출 4조원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4조5473억원, 영업이익 1조 320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연매출 5조원 돌파도 기대된다.
와이즈에이아이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인공지능 고객관리 플랫폼을 앞세워 인공지능 환자관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와이즈에이아이의 주력 제품 에이유는 기존 고객의 재방문 유도와 예약 접수 등의 업무가 인공지능으로 이뤄진다. 와이즈에이아이는 지난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와이즈에이아이는 지난해 매출 148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84.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22억원 적자에서 7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와이즈에이아이는 올해 들어 누적 거래처(의료기관) 수가 300개를 웃돌며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와이즈에이아이는 2027년 코스닥 상장 진입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