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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화 마우스 강자 휴믹, 독성까지 품었다…H&H바이오의 변신

  • 등록 2026-09-15 오전 8:05:03
  • 수정 2026-09-15 오전 8:05:03
이 기사는 2026년9월15일 8시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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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인간화 마우스 기반 유효성 평가에 특화된 휴믹이 비임상 임상시험수탁기관(CRO) H&H바이오와 합병하며 독성시험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유효성 평가와 독성시험을 단순히 한 회사에서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약개발 경험을 갖춘 연구진이 후보물질의 특성에 맞춰 비임상 전략 전반을 설계하는 ‘항암 특화 통합 CRO’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4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H&H바이오 본사에서 서기호·손승환 대표를 만났다. H&H바이오는 지난달 1일 휴믹과의 합병을 마치고 통합 운영에 들어갔다. H&H바이오가 존속법인으로 남고 휴믹은 소멸하는 흡수합병 방식이다. 휴믹을 이끌었던 서기호·손승환 대표가 합병법인의 공동대표를 맡았으며, 통합법인의 임직원은 약 70명에 달한다.

지난 4일 충남 아산 H&H바이오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서기호(왼쪽)·손승환(오른쪽) 공동대표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지난 4일 충남 아산 H&H바이오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서기호(왼쪽)·손승환(오른쪽) 공동대표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유효성 결과, 독성시험 설계로 곧바로 연결

합병 전 양사의 강점은 뚜렷하게 구분됐다. 휴믹은 인간 면역체계를 일부 구현한 인간화 마우스를 활용해 항암제와 면역질환 치료제 등의 유효성을 평가했다. H&H바이오는 설치류뿐 아니라 비글·토끼·기니피그 등을 활용한 일반독성 및 안전성 평가와 환경독성시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합병법인은 신약 후보물질의 유효성 평가에서 발견된 독성 신호를 곧바로 후속 독성시험 설계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기존 휴믹은 유효성시험 도중 독성 가능성이 나타나도 고객사에 추가 시험을 권고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적정 투여용량을 함께 논의하고 실제 독성시험까지 수행할 수 있다.

서기호 대표는 “외부 파트너사와 협업할 때는 결과를 전달하고 다시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합병 후에는 유효성과 독성 연구진이 바로 논의해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피드백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체 개발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차별점은 신약개발 경험을 갖춘 연구진이다. 합병법인의 주요 연구진 가운데는 헬릭스미스 등 바이오기업에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까지 경험한 인력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규정에 맞춰 시험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후보물질의 작용기전과 향후 임상개발 전략까지 고려해 시험을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인간화 PDX로 면역항암제·암백신 겨냥

H&H바이오는 합병 후에도 휴믹이 보유한 항암 분야의 전문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기존 휴믹에 들어온 의뢰의 약 70~80%가 항암제였으며, 최근에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비롯한 차세대 항암제 평가 수요가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인간화 마우스에 환자의 종양조직을 이식하는 ‘인간화 환자유래종양이식(PDX)’ 모델 구축에 나섰다. 일반 PDX는 환자 종양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지만 면역결핍 마우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람의 면역반응이 중요한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인간화 PDX는 환자 종양의 특성과 사람 면역체계를 하나의 동물모델에서 함께 구현하는 방식이다.

H&H바이오는 병원과 협력해 환자 종양조직을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향후 면역관문억제제뿐 아니라 암백신과 T세포 인게이저, 병용요법 등의 비임상 평가에 인간화 PDX를 활용할 방침이다. 환자유래 오가노이드를 마우스에 이식하는 PDOX 모델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손 대표는 “사람의 면역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암백신이나 면역항암제는 일반 마우스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며 “임상에서 사용할 환경을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한 모델에서 후보물질을 평가해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H&H바이오 본사에 설치된 QTRAP 6500+ 액체크로마토그래피-탠덤질량분석기. 혈액 내 항체약물접합체(ADC) 관련 약물과 대사체 농도를 측정해 체내 지속시간과 소실 양상을 분석하는 장비로, 가격은 6억원을 웃돈다.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H&H바이오 본사에 설치된 QTRAP 6500+ 액체크로마토그래피-탠덤질량분석기. 혈액 내 항체약물접합체(ADC) 관련 약물과 대사체 농도를 측정해 체내 지속시간과 소실 양상을 분석하는 장비로, 가격은 6억원을 웃돈다.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ADC 분석 역량도 강화한다. H&H바이오는 ADC 투여 후 종양 크기 변화뿐 아니라 혈중 약물과 페이로드 농도, 체내 지속시간과 소실 양상을 함께 분석할 수 있는 장비와 분석법을 갖췄다. 약물항체비율(DAR)과 생체시료 분석, 유효성 및 독성시험을 연계해 투여용량과 간격을 설계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조직 분석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병리 기술을 적용한다. 병리 전문가가 조직 슬라이드 일부를 선택해 판독하는 방식과 달리 전체슬라이드영상(WSI)을 정량 분석해 관찰자에 따른 편차를 줄이는 방식이다.

의료기기 안전성 평가 추가…BEP 도전

신규 매출원으로는 의료기기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H&H바이오는 올해 10~11월 관련 시험 인증 취득을 예상하고 있으며, 인증 후 세포독성·감작성·피부 자극 등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미니피그를 이용한 의료기기 시험으로 범위를 넓힌다.

모회사 에이치시티(072990)(HCT)가 의료기기의 성능과 규격을 시험·인증하고 H&H바이오가 인체 접촉에 따른 생물학적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그룹 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H&H바이오 관계자는 합병법인의 연간 사업 규모를 휴믹 유효성 평가 30억~40억원, 기존 H&H바이오 사업 50억~6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합병으로 외형은 커졌지만 이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은 다음 과제다. 기존 H&H바이오는 시험시설과 인력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적자를 이어왔다. 휴믹 실적도 합병기일인 지난달 1일 이후분부터 반영되는 만큼 회사는 기존 사업의 성장과 신규 매출 확보를 통해 연내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추진한다.

서 대표는 “두 회사의 매출을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새로운 매출원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의료기기 안전성 평가와 PDX 사업을 본격화하고 기존 컨설팅 역량도 활용해 연내 손익분기점 달성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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