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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충격 속…로슈와 두 자릿수 로열티 바이오다인 재평가

  • 등록 2026-01-28 오전 8:20:03
  • 수정 2026-01-28 오후 12: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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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알테오젠(196170)이 미국 머크(MSD)와 체결한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에서 총 매출의 2%를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는 내용이 시장에 공개되면서 최근 국내 증권시장이 출렁였다. 앞서 빅파마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다른 한국 바이오텍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9년 로슈에 자궁경부암 액상세포검사 진단시약과 장비를 기술수출한 바이오다인이 주목받고 있다. 당시 로슈와의 계약에서 매출의 두 자릿수 비율로 로열티를 약속받은 바이오다인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로열티 수령이 기대된다.

2% 로열티가 명시된 MSD의 2025년 3분기 보고서(FORM 10-Q) (자료=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알테오젠 여파’…증권시장 우려 산 바이오 대장주들

27일 KG제로인 MP닥터에 따르면 지난 21일 알테오젠을 비롯한 국내 바이오텍 주도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은 2020년 체결된 알테오젠과 MSD이 맺은 기술수출 계약의 로열티율이 2%라는 내용이 시장에 알려진 날이다. 해당 뉴스로 한동안 증시 훈풍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요 바이오주들이 오랜만에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유독 하락률이 컸던 바이오텍들은 모두 빅파마에 1건 이상의 기술수출 성과를 기록한 곳들로 코스닥 바이오증시를 이끌던 대장주였다. 이슈의 당사자였던 알테오젠을 제외하고 21일 바이오 대장주들의 주가 하락률은 △올릭스(226950) -14.92% △리가켐바이오(141080) -12.12% △에이비엘바이오(298380)(ABL바이오) -11.89% △알지노믹스(476830) -11.53% 순으로 나타났다.

올릭스와 알지노믹스는 일라이 릴리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리가켐바이오는 얀센, 암젠, 다케다제약 등과 계약했다. ABL바이오는 사노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각각 이중항체 신약후보물질 및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을 기술수출했다.

국내 바이오텍과 글로벌 빅파마의 기술수출 계약은 연간 십여건씩 이뤄진다. 하지만 계약 대상인 신약후보물질들이 아직까지 대부분 임상단계에 머물러 있고 실제 상업화 단계에 접어든 케이스는 극히 드물었다.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선급금(업프론트) 규모에 대한 경험치만 쌓여왔고 로열티율에 대한 선례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았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그간 개발 성공에 따른 마일스톤과 상업화 이후 수령할 로열티에 대한 기대감으로 당장 손에 쥐는 선급금 규모가 작더라도 기술수출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해왔다”며 “헌데 알테오젠 사례를 통해 정작 바늘구멍 같은 임상 단계를 모두 통과해도 로열티율이 2%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빅파마와 계약한 바이오텍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한 것은 시장이 전반적으로 빅파마와의 계약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코스닥 상장사 중 21일 기준 하락률이 가장 컸던 기업 18개(하락률순). 18곳 중 8곳이 바이오텍이었다. 특히 바이오 투자심리가 좋지 않을 때도 선방해왔던 알테오젠, 올릭스, 리가켐바이오, ABL바이오, 알지노믹스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이들 기업은 빅파마와 1건 이상의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빅파마가 기술력을 인정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장의 신뢰도가 높았다. (자료=KG제로인 MP닥터)
바이오다인, 10%대 로열티 사수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반면 바이오다인은 알테오젠과 비슷한 시기 로슈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매출액 대비 10% 초반의 로열티를 사수했다. 관련 내용은 바이오다인이 지난 2024년 5년간 비공개로 유지되던 기술수출 계약의 파트너사가 로슈임을 공개하면서 함께 알려졌다.

바이오다인에 확인한 결과, 실제 로슈와의 로열티 계약은 매출에 일정 비율을 연동하는 방식이 아니라 바이오다인이 판매 단위당 정해진 금액을 받는 구조로 체결됐다. 다만 이렇게 책정된 금액이 바이오다인 및 경쟁사 제품 평균판매가의 10% 초반 수준이기 때문에 시장에는 로열티 비중에 대해 이와 같이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로슈와 계약할 때 매출액 대비 비율이 아니라 장비 한 대당 또는 진단시약 한 바이알당 고정 금액을 받는 방식으로 로열티를 책정하기로 했다”며 “(로슈가) 마케팅, 가격 정책에 따라 국가마다 또는 거래처별로 다른 판매가를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로열티 수익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이 계약한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기간 역시 20년(만료 후 5년씩 자동연장)으로 알테오젠이 밝힌 MSD와의 계약기간(18년)보다 길다. 물론 의료기기와 신약이라는 산업적 차이가 있으므로 바이오다인의 사례를 알테오젠의 사례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바이오다인이 첫 빅파마와의 계약에서 두 자릿수 수준의 로열티 비율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고무적인 성과라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 액상세포검사(LBC) 기술로 상업화에 성공한 회사는 바이오다인(제품명 패스플로러)과 홀로직(씬프렙), 벡톤디킨슨(BD슈어패스) 3개사뿐이다. 이중 홀로직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로슈는 글로벌 진단업계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다인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기 전까지 LBC 기술은 없었다.

이 때문에 그전까지 경쟁사인 홀로직과의 협업 아래 홀로직의 LBC 진단장비 및 시약이 로슈의 유전자증폭검사(PCR) 진단장비인 코바스와 패키지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바이오다인과 계약함으로써 로슈는 경쟁사와 협업하는 대신 국내 바이오텍의 기술을 도입해 자사 브랜드를 달고 LBC 및 프로칼시토닌(PCT) 진단서비스를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다인이 비교적 높은 로열티를 책정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바이오다인과의 계약이 이뤄지기 전 홀로직이 로슈와의 LBC 진단 협업을 끝내고 독립하려했던 것으로 안다”며 “로슈는 LBC 기술이 꼭 필요했던 상황이었는데 그때 바이오다인의 제품을 사용하던 일본로슈를 통해 딜이 테이블에 오른 것”이라며 당시 시점과 정황상 바이오다인의 협상력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다인은 지난 2019년 로슈와의 계약에서 자궁경부암 조기진단을 위한 LBC 기술인 블로잉(Blowing)을 기술이전했다. 이를 통해 블로잉 기술이 적용된 로슈의 조기진단장비 벤타나 SP400과 진단시약 등의 소모품이 지난해 일본에서 첫 출시됐다. 바이오다인에 따르면 블로잉 기술은 경쟁사의 LBC 기술 대비 민감도는 23%포인트(p), 음성예측도는 7.6%p 각각 더 높게 나타난다.

바이오다인은 올해부터 로슈에서 로열티를 수령하게 될 예정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첫 장비 판매가 이뤄져 마지막 마일스톤을 받은 사실이 공시돼 로열티 수령을 위한 신호탄을 쐈다. 로열티 수익에 힘입어 올해 바이오다인의 연 매출은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시장 성장세를 감안해 3~4년 이내 바이오다인이 자궁경부암 관련 제품으로 연간 최대 1200억원의 로열티를 수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연내 △유럽 △북미 △중남미 △아시아 지역 등 40여개국에서 벤타나 SP400이 추가로 출시될 것”이라며 “일본 출시에 따른 로열티를 올 1분기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른 나라에서의 추가 출시에 따른 로열티도 순차적으로 수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슈가 바이오다인의 '블로잉 기술'을 적용해 만든 자궁경부암 조기진단장비 '벤타나 SP400' (사진=로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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