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지노믹트리(228760)는 폐암 보조진단을 위한 체외분자진단법 ‘얼리텍-L’의 탐색 임상시험 결과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5 세계폐암학회(IASLC World Conference on Lung Cancer)’에서 구두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IASLC는 전 세계 폐암 연구·치료·예방·조기진단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대회다.
폐암은 전 세계 암 사망 원인 1위로, 조기 발견이 생존율 향상의 핵심이다. 현재 조기검진의 표준인 저선량 흉부 CT(LDCT)는 폐결절을 아주 민감하게 잘 찾아낸다.
하지만 CT에서 발견 된 폐결절의 상당수가 실제로는 암이 아닌 양성 병변이다. 또한 이렇게 발견 된 폐결절에 대한 진단을 위해 환자는 반복적인 CT 검사나, 경피적 폐생검 및 진단적 수술 등 침습적 조직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조직검사 방법들의 경우 검사 과정에서 출혈이나 기흉 등 합병증 위험성이 동반되거나, 폐 절제 수술로 인한 폐 기능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의료비와 심리적 부담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기존의 조직검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전자기유도 기관지경, 방사형 초음파 기관지 내시경, 로봇 기관지 내시경 등의 최첨단 기관지 내시경 기법들이 도입됐다.
하지만 이러한 고난도 기관지 내시경 검사의 경우 고가의 검사비용이 들어가며, 진단률이 70~90% 정도로 여전히 진단에 실패하는 경우들이 있다.
특히, 기관지경 검사과정에서 얻어지는 세포병리검사는 병리학적 확진에 유용하지만, 민감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흉부 CT(LDCT)에서 발견 된 폐결절에 대해 진단 의사결정을 보조할 수 있는 비침습·고정확도 분자진단법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지원준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폐암이 의심되는 폐결절 환자 185명을 대상으로 혈청과 기관지세척액(Bronchial washing) 샘플을 분석했다. 지노믹트리가 개발한 고감도 메틸화 검출기술 ‘LTE-qMSP’를 활용해, 혈청에서는 4종 유전자 메틸화 패널(PCDHGA12, OLIG3, NKX2-5, FOXC2)을, 기관지 세척액에서는 폐암 특이 2종 메틸화 마커 조합(PCDHGA12, PRRX1)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혈청 기반 진단에서는 민감도 80.2%, 특이도 40.6%를 기록했으며, 조기 폐암 (I·II기)에서도 77.0%의 민감도를 보였다.
특히 기관지세척액 기반 2종 메틸화 마커 조합은 기존 세포진 대비 약 9배 높은 민감도(81.6% vs 9.1%)를 나타냈고, 특이도(75%) 또한 우수했다. 특히, 조기 폐암에 대해 77.8%의 민감도를 보여줬으며, 말초부위 폐암은 83.3%, 중앙부위 폐암은 84.0%의 민감도를 보여 폐암의 발생 부위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이러한 성과는 흉부 CT(LDCT) 양성 환자에서 진단 기관지 내시경 시행 시, 단독 또는 세포진과 병행하는 검사로 ‘얼리텍-L’을 활용할 경우 세포진 검사의 낮은 민감도 한계를 극복하고, 조직 생검 의존도에서 나아가 보다 정확한 진단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기관지 내시경에서 육안 병변이 관찰되지 않는 환자군에서도 높은 진단 성능을 보여, 실제 임상에서 조기·말초 폐암 환자의 확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지원준 교수는 “기관지세척액 기반 2종 메틸화 마커 진단은 혈청 기반보다 조기 폐암에서 높은 진단 성능을 보였다”면서 “이는 저선량 흉부 CT에서 폐암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기관지내시경을 이용한 진단의 신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불필요한 침습적 추가 검사를 줄이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노믹트리 오태정 연구개발본부장은 “이번 성과는 폐암 고위험군 진단과 기존 세포검사 보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대규모 확증 임상을 거쳐 상용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