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알츠하이머병 위험도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츠온은 ‘조기 스크리닝 툴’로써 가치가 충분합니다.”
 | 박기형 차기 대한치매학회 이사장. |
|
대한치매학회 차기 이사장으로 선출된 박기형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난 18~19일 제주에서 열린 피플바이오(304840) ‘알츠온’ 심포지엄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알츠온은 알츠하이머병을 확진하는 검사는 아니지만, 향후 질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어 환자들의 예방과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피플바이오가 상용화한 알츠온은 혈액 내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이 뇌 속에서 얼마나 응집(올리고머화)되는지를 확인해 위험도를 판정한다. 검사 결과는 수치화돼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도가 ’낮음’ ’경계’ ’높음’ 세 등급으로 제시된다.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고, 2020년 유럽 CE 인증, 2021년 신의료기술 인증을 각각 획득했다.
박 교수는 국내 치매 치료 분야 대표 권위자로, 대한치매학회 차기 이사장, 대한신경과학회 부이사장, 대한인지행동치료학회 회장 등 주요 학술단체를 이끌고 있다. 대한치매학회는 다양한 임상 분야의 전문의, 기초의학자, 신경심리사 등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치매 관련 학술단체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의학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한 박 교수는 현재 가천대 길병원에서 가천뇌건강센터장과 수면의학센터장, 가천의대 신경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알츠온, 아밀로이드 PET과 유의미한 상관성” 박 교수에 따르면 현재 치매 진단은 환자 병력 청취와 보호자 면담, 신경학적 검사와 신경심리검사, 영상검사(MRI), 그리고 혈액검사 등을 거쳐 이뤄진다.
가장 확실한 진단 방법으로는 아밀로이드 PET 검사나 뇌척수액(CSF) 분석이 꼽히지만, 고가이거나 모든 의료기관에서 쉽게 시행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런 진단 과정 중에서 알츠온은 ‘틈새를 메워주는 도구’라는 게 박 교수 설명이다.
박 교수는 알츠온에 대해 “뇌 위축 정도, 병리 진행 예측, 아밀로이드 PET(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뇌 내 축적을 확인하는 뇌 영상 검사) 결과와의 상관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최근엔 레켐비와 키순라와 같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등장으로 진단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확진 후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진단의 실효성이 낮았지만 이제는 치료 옵선들이 생기면서 정확한 진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박 교수는 “과거엔 알츠하이머 진단에서 양성이 나와도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치료 옵션이 많아졌다”며 “양성이 확인될 경우 ‘넥스트’가 있다. 조기 치료제 투약, 임상시험 참여 등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치료와 연관된 검사법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질환 위험 방향성, 추적 관찰에 강점” 특히 알츠온은 ‘추적 관찰’에 강하다는 게 박 교수 설명이다. 알츠온은 아밀로이드 베타의 절대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뇌 내에서 이 단백질이 응집(올리고머화)될 경향성을 확인하는 검사다. 생물학적 변화의 동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반복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위험 요인을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밀로이드 PET은 100만원 대 고가이고 방사선 노출로 인해 자주 받기엔 환자 부담이 크다”며 “반면 알츠온은 혈액으로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고 반복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적 관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박 교수는 알츠온이 확진검사가 아니며, 알츠하이머병 위험 요인을 평가하고 예측하는 도구로 쓰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확한 해석과 지속적인 임상 연구가 병행될 때 그 효용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츠온은 ‘음성을 음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진단법’이라는 점에서도 높은 효용성을 지닌다. 박 교수는 “알츠온 검사 결과에 나이, MRI 소견 등을 함께 고려하면, 실제로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경우 아밀로이드 응집도가 음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알츠하이머병은 사회적 낙인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데, 알츠온은 그러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스크리닝 도구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후지레비오의 혈액 기반 치매 진단키트 ‘루미펄스’와 알츠온에 대해 “경쟁보다는 상호보완적 관계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두 제품 차이를 진단 목적과 생물학적 지표 해석 방식에서 찾았다.
후지레비오의 검사법은 인산화타우217/아밀로이드 베타42(알츠하이머 조기 진단에서 중요한 생체표지자) 비율 등 단백질의 절대 수치를 기반으로 현재 상태를 판별하는 진단 도구로, 양성일 경우 추가적으로 아밀로이드 PET(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을 영상으로 확인하는 검사) 등 확진 검사가 필요하다. FDA 역시 해당 검사 단독으로 알츠하이머병을 확진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알츠온은 아밀로이드 베타의 올리고머화 경향성을 측정, 병리 진행 가능성을 동적으로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는 “정적인 수치를 보는 후지레비오와 달리, 알츠온은 질환 위험의 방향성과 추적 관찰에 강점이 있다”며 “임상 현장에서는 두 검사가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난 17~18일 제주에서 열린 피플바이오 ‘알츠온’ 심포지엄 현장 사진.(제공= 피플바이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