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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압타바이오가 내년 중 조영제 유발 급성신장손상(CI-AKI) 예방약의 기술수출을 목표로 한다. 최근 이뤄진 유사 신약 후보물질의 딜 규모가 약 5000억원 수준인데 회사는 내년 기술수출을 이와 유사한 규모로 성사시키겠다는 포부다.
21일 압타바이오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 중인 APX-115-AKI(아이수지낙시브)의 임상 2상에서 170명을 대상으로 한 확장 코호트의 환자 등록이 50% 이상 완료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연말까지 환자 투약을 마치고 주요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라며 “올 연말에서 내년 초 사이 추적 관찰까지 종료되면 내년 상반기에는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 수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압타바이오가 개발 중인 조영제 유발 금성신장손상 예방약 APX-115-AKI의 작용기전 (자료=압타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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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CSR 수령을 전후해 본격적 기술수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APX-115-AKI 단독 기술수출뿐 아니라 APX-115-DN과 함께 패키지딜 형태로도 협의가 되고 있다”며 “파트너사별 전략적 필요와 시장성을 고려해 다양한 방식의 협력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APX-115-AKI와 APX-115-DN은 동일 물질이다. 전자는 조영제 유발 급성신손상 예방약으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고 후자는 당뇨병성 신증으로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후자의 임상 2상 진행 도중 조영제 유발 급성신손상의 주요 평가지표가 개선됨을 확인하면서 적응증 확대를 결정했다.
압타바이오 관계자는 “유럽에서 진행한 APX-115-DN의 임상 2상에서 요단백-크레아티닌비율(UPCR)이 현저히 개선됨을 발견한 동시에 신장손상표지자 감소, 세뇨관 손상 및 조직염증개선, 염증세포 침윤 억제, 산화 스트레스 감소와 같은 뚜렷한 약리 효과도 관찰했다”며 “APX-115가 단순히 만성 신부전 합병증뿐 아니라 급성 신장손상에도 기전적으로 치료 가능성을 가진다고 판단해 새로운 전략 적응증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후 2023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한 압타바이오는 지난해 3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미리 점검하기 위해 진행하는 센티넬 코호트 투약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로부터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현재는 본격적으로 약효를 확인하는 170명 대상의 확장 코호트 투약을 하고 있다.
조영제 유발 급성신장손상은 엑스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시 명확한 이미지 영상을 얻기 위해 주사하는 조영제로 인해 발생하는 신장 손상을 의미한다. 협착된 심장동맥 확장을 위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 환자의 혈관 상태를 보기 위해 조영제를 투여했을 때 조영제에 들어있는 요오드가 신장을 통해 배설되지 않으면서 심할 경우 급성 신부전을 일으키는 것이다.
보통 심혈관 중재 시술 환자 중 조영제 유발 급성신장손상 발병은 10명 중 1명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만약 기존에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10%였던 발병률은 33%까지 높아진다. 하지만 아직 관련 적응증으로 허가된 약물이 없어 미충족 수요가 크다. 수액을 투여해 혈관에 주입된 조영제의 농도를 낮춤으로써 신장 독성 효과를 줄이는 방법이 유일하다.
APX-115-AKI는 조영제를 주사하기 이틀 전부터 투약 3일 후까지 총 5일간 복용해 신장 기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인 활성산소를 억제, 급성신장손상을 예방한다. 이번 임상 2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할 경우 조기 상업화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다만 치료약이 아닌 예방약이기 때문에 임상에서 효능을 입증하는 것이 까다로울 수 있다. 그럼에도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다면 기술수출 논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앞서 지난 2020년 미국 엔지온 바이오메디카(현 엘리시오 테라퓨틱스)에서 개발한 ANG-3777은 임상 2상 단계에서 스위스 비포르파마에 3억4000만 달러(약 4700억원)에 기술이전됐다. 비록 임상 3상에서 1차 지표 달성에 실패해 현재는 개발이 중단된 케이스지만, 압타바이오와 유사한 단계에서 이뤄진 기술수출 선례로써 향후 딜 규모를 추정해볼 수 있다.
압타바이오 관계자는 “미국에 PCI 시술환자가 매년 90만명 가량 발생하는데, 이들 모두가 약을 투약하지는 않더라도 약가를 1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이론상 최대 45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한 셈”이라며 “이번 임상을 통해 글로벌 최초의 CI-AKI 치료제를 개발해 유의미한 치료옵션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0년 기준 미국에서 PCI 환자의 수는 96만5000명이었다. 아직 개발 단계로 약가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회사는 APX-115-AKI의 가격이 1회 복용량 당 최소 10만원 이상에서 책정될 것으로 본다.
한편 압타바이오는 지난해 관리종목 유예 기간이 종료되면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과 펫(반려동물) 케어 등 신규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1분기 매출액 4억원을 기록해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결국 상반기 누적 매출액 15억원을 내면서 올해도 3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압타바이오의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은 42.6%로, 매출 기준은 물론 법차손 기준으로도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서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