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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15일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 부문은 고성장 랠리의 에너지를 이어받으며 전체적인 상승장에 힘을 보탰다. 그동안 시장을 짓눌렀던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거나 강력한 경영권 분쟁 서막을 알린 종목들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쏠렸다. 특히 탄탄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인 ‘확신형 기대주’들이 바이오 부문의 상승폭을 주도하며 시장의 온기를 키웠다.
 | | 제넥신 최근 주가 추이.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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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소송 꼬리표 뗐다... ‘승소 모멘텀’ 제넥신의 화려한 부활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에 따르면 이날 바이오 기업 중 국내 증시 ‘상승률 톱3’ 명단에는 제넥신(095700), 레이(228670), 팬젠(222110)이 이름을 올렸다. 각사의 주가는 전일 대비 제넥신 27.93%(종가 6390원), 레이 21.27%(1만 720원), 팬젠 13.91%(6550원) 급등하며, 국내 바이오 부문이 단순한 테마 장세를 넘어 실질적인 기업 가치 회복 국면에 진입했음을 방증했다.
제넥신은 이날 장중 상한가에 육박하는 폭발적인 매수세를 동반하며 바이오 섹터의 대장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가를 견인한 핵심 동력은 미국 의료기기 전문업체 아이코어 메디칼 시스템즈(Ichor Medical Systems)가 제기했던 2000억원 규모의 국제 중재 사건에서 거둔 ‘완승’ 소식이다.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판정부는 아이코어 측이 제기한 모든 청구를 기각하는 동시에, 중재 과정에서 발생한 제넥신의 소송 비용 및 변호사 비용 전액을 아이코어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분쟁은 2016년 체결된 자궁경부암 치료용 DNA 백신 임상 관련 계약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이견으로 시작돼 약 10년간 제넥신의 재무적·심리적 불확실성을 높여온 해묵은 과제였다. 하지만 이번 판결이 단심제로 확정됨에 따라 제넥신은 2000억원이라는 거대 잠재 부채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제넥신 관계자는 “이번 판정은 제넥신이 그동안 계약상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점과 사업 수행의 정당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장기간 지속된 법적 분쟁이 종결됨에 따라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제넥신은 리스크 해소와 동시에 차세대 플랫폼 기술인 표적단백질분해(TPD) 기반 파이프라인 ‘GX-BP1’의 기술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동물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패키지를 구축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제넥신이 확보한 플랫폼 기술의 우수성이 이번 승소를 통해 간접적으로 증명된 만큼, 글로벌 빅파마와의 라이선스 아웃(L/O)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 레이 최근 주가 추이.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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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에 글로벌 확장세까지... ‘덴탈 강자’ 레이의 질주 치과용 디지털 의료기기 전문기업 레이는 전일 대비 2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레이의 급등 배경에는 임플란트 전문기업 메가젠임플란트와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라는 강력한 자본시장 이슈와 함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영토 확장이라는 호재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메가젠임플란트는 레이의 지분 5%를 취득하며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명시했다. 메가젠임플란트 측이 레이와 사전협의 없이 장내에서 지분을 매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후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업계에서는 메가젠이 상장을 앞두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레이의 독보적인 디지털 진단 장비 기술력을 탐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레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치과용 디지털 이미징 시스템의 풀 라인업을 보유한 기업이다. 단순히 영상을 촬영하는 콘빔 전산화단층촬영(CBCT) 장비를 넘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와 3D 프린팅 기술을 결합해 진단부터 치료 솔루션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랑스, 중국, 인도 등 전 세계 13개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레이는 고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AI 솔루션과 정밀한 3D 스캔 기술로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경영권 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K의료기기’의 위상을 높이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거래소는 레이의 주가 급등에 따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며 투자자들에게 과열에 따른 주의를 당부했다.
 | | 팬젠 최근 주가 추이.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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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온스라는 든든한 우군... ‘신사업 날개’ 단 팬젠의 도약 휴온스그룹의 바이오 의약품 전문 계열사인 팬젠은 견조한 실적과 사업 영역 확장을 무기로 이날 바이오 부분 주가 상승률 톱3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했다. 팬젠의 강세는 최대주주인 휴온스(243070)의 지분 확대를 통한 지배구조 안정화와 세포 기반 분석 서비스라는 고부가가치 신사업의 본격화가 맞물린 결과다.
최근 휴온스는 공시를 통해 팬젠의 지분율을 42.72%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 팬젠을 그룹 내 바이오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든든한 지원 사격 속에 팬젠은 최근 휴온스로부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성분인 ‘리라글루티드’ 및 ‘세마글루티드’에 대한 활성 분석(Bioassay) 용역을 수주하며 분석 서비스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세포 기반 활성분석은 약물의 효능을 세포 단위에서 검증하는 과정으로 고도의 전문성과 정확한 세포주 선정 역량이 필수적이다. 팬젠은 그동안 조혈제(EPO)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140건 이상의 위탁개발생산(CDMO) 경험을 쌓아왔다. 현재 치료용 단백질과 항체 생산용 세포주 41종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 맞춤형 분석 서비스 부문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전문가들은 팬젠이 휴온스라는 안정적인 캡티브 마켓(내부 시장)을 확보한 만큼, 신사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향후 실적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팬젠 관계자는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된 분석 노하우를 통해 고객사의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며 “세포 기반 활성분석 서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바이오 의약품은 물론 다양한 영역의 효능 평가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