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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지금 첫 환자 치료제를 포장하고 있습니다”…바이젠셀, 첨생법 1호 제조 현장

  • 멸균복 세 겹 입고 환자 한 명씩 제조…오염 막으려 배양기도 따로
  • T세포에 암 표적 가르치는 4주…완성 뒤에도 품질검사 기다려야
  • 영하 140도 이하 보관·새벽 문자 알람…살아 있는 세포 지키는 GMP
  • 등록 2026-11-03 오전 7:10:03
  • 수정 2026-11-03 오전 7:10:03
이 기사는 2026년11월3일 7시1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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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지금 보시는 작업이 완제품을 포장하는 작업입니다.”

바이젠셀 브이셀센터 제조실에서 작업자들이 작업복과 마스크, 장갑을 착용한 채 VT-EBV-N 제조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 관찰창 너머로 촬영한 모습. (사진=김지완 기자)
바이젠셀 브이셀센터 제조실에서 작업자들이 작업복과 마스크, 장갑을 착용한 채 VT-EBV-N 제조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 관찰창 너머로 촬영한 모습. (사진=김지완 기자)
창 너머로 작업자들이 움직였다. 머리부터 몸까지 감싼 작업복에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모습이었다. 한쪽에서는 포장을 준비하고, 다른 쪽에서는 배양한 세포를 회수해 세척하는 공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면 첨생법 1호 치료를 받을 첫 환자의 약이 지금 포장되고 있는 건가요?”

그렇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취재진 사이에서 “역사적인 순간이네요”라는 말이 나왔다. 지난 22일 바이젠셀 GMP 제조시설인 ‘브이셀(V-Cell)센터’에서 마주한 장면이다. 눈앞에서 준비되고 있는 것은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할 기성품이 아니었다. 한 환자에게서 출발해, 다시 그 환자에게 돌아갈 살아 있는 세포였다.

VT-EBV-N의 첫 투약이 오는 12월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공개된 제조 현장은 그 첫 투약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배양과 포장을 마친 세포는 품질검사와 출하 절차를 거쳐 환자에게 전달된다. 치료계획 승인이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지는 마지막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다.

VT-EBV-N은 환자의 혈액에서 얻은 T세포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항원을 인식하도록 자극하고 증식시킨 세포다. 표준치료 후 완전관해에 도달한 림프종 환자에게 투여해 재발 위험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현장 공개에 앞서 브리핑을 맡은 김현우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이번 취재의 성격부터 설명했다.

“실제 치료제를 제조하는 현장을 여과없이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이날 제조시설 안내는 신창애 제조팀장이 맡았고, 신영배 부사장이 생산 역량과 사업화 방향에 대한 설명을 보탰다.

들어오는 재료와 나가는 폐기물…통로부터 달랐다

제조시설 입구에서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출입 관리 장치였다. 작업자는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받는다. 교육을 받고 자격을 갖춘 인력만 제조구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사람뿐 아니라 물품이 들어가는 길도 정해져 있었다. 배양액과 실험 소모품 등 제조에 필요한 물품은 지정된 반입 설비를 거친다. 외부에서 묻어 들어올 수 있는 오염원을 막기 위해 소독하고, 멸균이 필요한 물품은 별도로 처리한다.

“원자재가 들어온 통로로 폐기물이 나갈 수 없도록 나눠 관리하고 있습니다.”

신 팀장이 가리킨 곳에는 폐기물을 내보내는 별도 공간이 있었다. 깨끗한 물품이 들어오는 길과 사용을 마친 물품이 나가는 길을 분리한 것이다. 세포를 잘 키우는 일은, 세포가 자라는 공간에 무엇을 들이고 무엇을 내보낼지 통제하는 데서 시작됐다.

작업자의 준비도 간단하지 않았다. 손을 씻고 옷을 갈아입는 절차를 거쳐 최종 작업구역에 도달할 때까지 멸균된 의복을 세 겹으로 착용한다. 마스크와 헤어캡, 장갑도 멸균된 것을 사용한다.

관찰창 밖에서 바라보는 취재진과 달리, 안쪽 작업자들은 이런 차림으로 세포를 다뤄야 했다. 취재진 사이에선 “우주인보다 더 힘든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작은 피펫을 다루는 손동작 하나에도 오염 방지를 위한 절차가 따라붙었다. 사용하지 않는 도구를 거치해두는 것 역시 같은 이유였다.

환자별 구분은 더욱 엄격했다. 같은 작업공간에서 서로 다른 환자의 제조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지 않는다. 배양기도 환자별 제조 단위인 ‘배치’마다 구분해 사용한다. 제조에 사용한 소모품은 다음 환자 작업에 다시 쓰지 않는다.

작업이 끝나면 청소와 환경 관리를 거쳐야 한다. 다른 배치의 작업을 이어갈 때는 공조가 안정될 시간을 확보한다. 신 팀장은 청소 후 실내 환경을 안정화하는 데 1~2시간가량을 두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늘어난다고 작업대를 더 바쁘게 움직이는 것만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환자 세포에 암 표적을 ‘교육’…제조 뒤에도 기다림

관찰창 너머 제조실은 거대한 생산라인보다 정돈된 실험실에 가까웠다. 냉장고를 연상시키는 배양기들이 놓여 있었고, 작업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공정을 수행했다. 붉은빛 액체가 담긴 용기도 보였다. 세포를 키우는 배양액이었다.

자동으로 흘러가는 컨베이어벨트도, 같은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장면도 없었다. 환자마다 다른 세포를 받아 개별적으로 다루는 자가 세포치료의 특성이 공간에 그대로 드러났다.

제조는 병원에서 보내온 환자의 세포를 분리하는 단계부터 시작한다. 회사는 백혈구를 농축해 채집한 원료를 병원에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첫날 세포를 분리하는 작업에만 통상 약 6시간이 걸린다.

이후에는 T세포가 공격해야 할 표적을 알아보도록 만드는 과정이 이어진다. 안내진은 이를 ‘교육’에 빗댔다. 암과 관련된 EBV 항원을 제시하는 세포를 준비하고, 이를 이용해 T세포를 반복적으로 자극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교육을 더 많이 하면 더 좋아지는 것 아닌가요?”

취재진의 질문에 제조 현장의 답은 단순하지 않았다. 오래 배양한다고 반드시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배양 기간이 길어지면 세포 생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공정 개발 과정에서 적절한 자극 횟수와 기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제조에는 약 28일이 걸린다. 항원제시세포를 준비하는 데 약 일주일, 이후 T세포를 자극하고 키우는 과정에 약 3주가 필요하다. 환자의 세포를 받아 필요한 기능을 갖춘 세포로 만드는 데 한 달 가까운 시간이 드는 셈이다.

이날은 그 과정을 거친 첫 환자용 세포가 포장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포장이 끝났다고 곧바로 병원으로 보내지는 것은 아니다. 품질검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바이젠셀 브이셀센터의 품질관리(QC) 시험실 안내판. 무균시험과 마이코플라스마 검사 등 제조된 세포의 품질을 확인하는 시험 공간이 구분돼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바이젠셀 브이셀센터의 품질관리(QC) 시험실 안내판. 무균시험과 마이코플라스마 검사 등 제조된 세포의 품질을 확인하는 시험 공간이 구분돼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신 팀장은 외래성 바이러스와 마이코플라스마 등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을 설명하며, 일부 시험에는 28일의 관찰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조가 끝난 뒤에도 세포가 환자에게 돌아가기까지 또 한 번 기다림이 필요한 이유다.

완제품은 작은 백에 담긴다. 병원에서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해동한 뒤 주사기를 이용해 정맥으로 투여한다. 출하 전 보관 온도는 영하 140도 이하. 병원으로 이동할 때도 동결 상태를 유지한다.

기자가 포장된 제품의 촬영 가능 여부를 묻자, 현장에서는 살아 있는 세포의 생존율과 신속한 처리가 중요하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사진 한 장을 위해 제품을 오래 꺼내놓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GMP는 한 번 켜면 끌 수 없습니다”…새벽에도 이어지는 관리

제조실 밖에서 확인한 설비 관리 시스템은 또 다른 생산 현장이었다. 이상이 발생하면 담당자에게 문자 알림이 전달된다. 새벽이라고 예외는 없다. 발생한 알람과 조치 내용은 기록으로 남긴다.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시간에도 제조 환경과 보관 상태는 계속 관리해야 한다. 회사는 비상발전기 등 정전에 대비한 설비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살아 있는 세포를 다루는 시설에서는 작업자의 퇴근이 관리의 종료를 뜻하지 않았다.

브이셀센터의 규모는 약 1384㎡다. 클린룸은 7개를 갖췄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제조팀과 품질팀에 각각 약 10명이 근무하고, GMP 운영에 참여하는 전체 인력은 30여 명이다.

현재 가동 중인 공정실과 배양기 기준으로는 월 최대 16배치 수준의 제조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신 부사장은 향후 수요에 맞춰 시설 활용도를 높일 경우 연간 약 300배치 수준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현재 생산 실적이 아니라 설비를 충분히 활용했을 때의 예상 규모다.

시설을 확보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유지하는 것이다. 아직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도 공조와 환경 관리, 품질관리 인력은 필요하다.

신 부사장은 “GMP는 일단 전원을 올리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며 “한 번 켜면 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바이젠셀 브이셀(V-Cell)센터의 공조설비. 세포 제조에 적합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제조구역의 온·습도와 공기 흐름 등을 관리한다. (사진=김지완 기자)
바이젠셀 브이셀(V-Cell)센터의 공조설비. 세포 제조에 적합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제조구역의 온·습도와 공기 흐름 등을 관리한다. (사진=김지완 기자)
가동을 멈추면 다시 청소하고 제조 환경을 복구해 적합한 상태인지 확인해야 한다. 재가동에 필요한 시간 역시 비용이다. 신 부사장은 자가 세포치료제의 해외 기술이전에서도 이 같은 제조 역량이 중요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을 도입하는 회사가 현지에서 동일한 수준의 제조와 품질관리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 한 사람의 세포를 따로 받고, 따로 키우고, 따로 검사하는 과정. 이날 관찰창 너머에서 본 첫 환자용 세포에는 그 모든 절차가 담겨 있었다. 첨단재생의료 치료계획 승인이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발표 자료 속 임상 수치뿐 아니라 이런 제조 현장의 시간이 필요했다.

투어를 마무리하며 회사 측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오늘 보여드린 것은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실제 제조 현장입니다.”

현장에서 못다 한 질문…바이젠셀에 물었다

다음은 제조 기술과 환자별 제조 가능성에 대해 바이젠셀 측으로부터 별도로 받은 서면 답변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문용어와 표현을 쉽게 풀어 정리했다.

―T세포를 키우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T세포의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EBV 항원을 알아보는 T세포를 골라 집중적으로 늘리는 것이 어렵다. 항원 정보를 담은 mRNA와 이를 보여주는 항원제시세포(APC), 교육받는 T세포를 최적의 비율로 조합하는 방법을 확립했다. 이를 통해 EBV 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었다.”

―환자의 T세포가 EBV 양성 암세포를 알아보도록 어떻게 훈련하나.

“쉽게 말하면 T세포에 공격할 표적의 특징을 가르치는 과정이다. 먼저 EBV 항원을 만드는 정보를 mRNA 형태로 항원제시세포에 넣는다. 항원제시세포는 T세포에 표적을 보여주는 ‘교사’ 역할을 한다. 이렇게 훈련된 T세포가 해당 EBV 항원을 나타내는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하는 것이다.”

―면역력이 약하거나 항암치료를 여러 차례 받은 환자도 제조할 수 있나.

“사전 검사를 통과한 환자라면 가능하다. 실제 임상시험에서도 항암치료를 여러 차례 받은 환자의 세포로 제조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항암치료 이력만으로 제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마다 세포 상태가 다른 만큼 사전 검사를 통해 제조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혈액 채취부터 완성까지 얼마나 걸리나. 제조비용은.

“혈액 채취부터 세포를 분리하고 훈련시켜 필요한 양만큼 키우는 데 28일이 걸린다. 이후 품질검사에 다시 28일이 필요하다. 제조와 품질검사를 합하면 약 8주다. 적지 않은 제조비용이 들어가지만, 구체적인 원가는 영업비밀이라 공개하기 어렵다.”

―환자마다 세포 상태가 다른데 품질은 어떻게 일정하게 관리하나.

“다년간의 연구자 임상과 공정 개발을 통해 제조 단계별 검사 항목과 완제품의 품질 기준을 정해뒀다. 이 기준에 따라 제조 과정을 점검하고 최종 제품을 검사한다. 오랫동안 공정을 담당해온 숙련 인력이 작업하며, 지속적인 교육훈련으로 작업자에 따른 차이도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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