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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지바이오, ‘씨젠 캡티브’ 벗는다… 매출 구조 ‘7대 3’ 황금비 완성

  • 등록 2026-09-30 오전 8:05:03
  • 수정 2026-09-30 오전 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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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체외진단 전문기업 에스지바이오사이언스(구 SG메디칼, 이하 SG바이오)가 오랜 기간 성장 발판이자 잠재적 리스크로 지목돼 온 ‘씨젠 의존도’를 대폭 낮춘다. 씨젠의료재단에 편중됐던 내부거래 비중을 올해 50% 수준까지 선제적으로 떨어뜨린 데 이어, 독자 개발한 무독성 퀀텀닷(QD) 진단플랫폼을 앞세워 외부 매출과 내부 매출의 ‘7대 3 황금비’를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독자 개발한 무독성 퀀텀닷(QD) 진단플랫폼. (사진=SG바이오사이언스)
독자 개발한 무독성 퀀텀닷(QD) 진단플랫폼. (사진=SG바이오사이언스)
70%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씨젠의료재단 매출 비중 크게 낮춰

21일 제약·바이오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G바이오는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 내 씨젠의료재단 비중을 50% 안팎까지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진단 시약과 검체수송배지(VTM)를 대량 공급하며 해당 비중이 70%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구조적 탈피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평가다. 회사는 차세대 원천기술 제품의 매출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특수관계인 매출 비중을 최종 30~40%대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SG바이오는 분자진단 상장사 씨젠(096530) 오너 일가이자 씨젠의료재단을 이끄는 천종기 이사장이 최대주주(지분율 37.12%, 우호지분 포함 시 과반 이상)로 자리한 비상장 외감법인이다. 오랜 기간 씨젠의료재단을 핵심 거래처로 두고 체외진단 장비 유통과 진단 소모품을 공급하며 사세를 불려왔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캡티브 마켓(전속시장) 의존도는 글로벌 엔데믹 전환 국면에서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뇌관으로 작용했다. 2021년과 2022년 연매출 1700억원대를 상회했던 외형은 코로나19 검사 수요 급감과 함께 2023년 1204억원, 2024년 1039억원으로 내려앉았고, 2024년에는 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SG바이오는 지난해부터 비수익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경영 효율화를 단행했다. 동시에 자체 개발한 고수익 원천기술 기반의 진단기기 및 바이오 부품 사업으로 조직을 전면 쇄신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 12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6.1% 반등했으며, 영업이익 24억원을 거두며 흑자 턴어라운드를 달성했다. 일본 히타치(HITACHI) 자동분석기 국내 독점 유통망을 대형 대학병원 등으로 꾸준히 넓힌 데다, 자체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한 신제품 상용화 채비를 마친 성과다.

SG바이오가 사업 재편을 서두른 주요 배경으로는 한국거래소가 기업공개(IPO) 예비심사 과정에서 특수관계인 간 내부거래 비중과 매출 독립성을 가장 엄격한 잣대로 검증한다는 점이 꼽힌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SG바이오로서는 외부 고객사를 다변화하지 못하면 상장 예비심사 통과가 불투명해지는 탓이다.

(사진=SG바이오사이언스)
(사진=SG바이오사이언스)
퀀텀닷 진단플랫폼으로 확실한 체질 개선 승부수

매출 다각화와 코스닥 상장의 결정적 승부수는 최근 정식 공개된 차세대 퀀텀닷 진단플랫폼 ‘인스타큐’(InstaQ COV/Flu/RSV Ag Multi)와 전용 판독기 ‘인스타리드 엠’(InstaRead M)이다. SG바이오는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 씨젠메디칼타워 씨젠아트홀에서 제품설명회를 열고 내달 본격 출시되는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신제품은 비인두 검체를 통해 코로나19, 인플루엔자 A형 및 B형,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주요 호흡기 감염원 4종을 단 20분 만에 동시에 가려내는 형광면역분석(FIA) 방식의 다중 현장진단(POCT) 의료기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 체외진단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취득해 품질 신뢰도를 확보했다.

지름 10나노미터(nm) 이하의 초미세 반도체 나노입자인 퀀텀닷은 2023년 노벨화학상 수상 연구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최첨단 신소재다. 기존 신속항원키트에 주로 쓰이던 골드(금 입자)나 유기 형광물질 대비 빛에 대한 안정성이 월등히 높고 발광 신호가 강력하다. 특히 초기 퀀텀닷 진단 소재의 치명적 약점이었던 유독성 카드뮴을 완전히 걷어내고, 인화인듐(InP)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무독성 소재를 독자 합성해 인체 위해성과 환경 규제 장벽을 원천 차단했다.

성능은 대형 병원 검사실 수준에 근접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대형 대학병원에서 진행된 비교 임상평가에 따르면 인스타큐의 임상적 민감도는 코로나19 93.5%, 독감 A형 95.8%, 독감 B형 92.9%, RSV 97.1%를 나타냈다. 임상적 특이도는 코로나19와 독감 A·B형이 100%, RSV가 99.8%에 달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비 바이러스 배출량이 적은 역치 사이클(Ct) 값 30 이상의 초기 환자 검체에서도 코로나19 기준 72% 수준의 높은 검출 성능을 확인했다.

기존 신속진단키트의 육안 판독 한계를 지운 전용 판독장비 인스타리드 엠은 독자 유통망 확장의 핵심 무기다. 미세한 형광 신호를 수치화해 검사자의 숙련도와 무관하게 동일한 결과값을 산출한다. 측정 데이터는 병원 전산망인 검사의료정보시스템(LIS)으로 자동 연동돼 판독 오류와 의료진의 행정 부담을 최소화한다. 전용 반응 챔버 장비를 활용할 경우 첫 검체 이후 1분 이내 연속 판독이 가능해 환자가 몰리는 중대형 병원 응급실이나 선별진료소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회사는 퀀텀닷 원천소재 합성부터 시약 배합, 플라스틱 카트리지 조립, 판독기 광학 알고리즘 설계까지 전 공정을 자체 수직계열화했다. 이미 국내외 특허 12건을 등록 및 출원해 강력한 기술 진입장벽을 둘렀다.

파이프라인 확장성도 무궁무진하다. SG바이오는 하반기 정밀도를 한 단계 개선한 2세대 판독기를 선보이는 한편, 향후 아데노바이러스와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를 더해 한 번에 6종 이상의 병원체를 감별하는 신제품을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심혈관 질환, 암 바이오마커, 호르몬 질환 검사 영역까지 퀀텀닷 플랫폼을 이식한다는 복안이다.

독자 파이프라인의 상용화는 곧바로 글로벌 직수출 확대로 직결된다. SG바이오는 유럽 체외진단의료기기규정(IVDR) 인증 획득을 추진하는 동시에, 동남아시아 의료 허브인 태국 시장 진출을 연내 가시화하고 있다. 현지 대형 의료기기 유통망과 태국 식약청(TFDA) 인허가 절차를 논의 중이며, 초도 물량 선적이 성사될 경우 동남아 전역으로 판로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탄탄해진 펀더멘털은 가파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증권 및 바이오 업계에서는 SG바이오가 올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무난히 이어가며 연간 매출 13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부가가치 자체 생산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무 건전성 회복과 내부거래 비중 완화라는 숙제를 동시에 풀어낸 SG바이오는 내년을 목표로 코스닥 상장 채비에 속도를 낸다. 실적 턴어라운드라는 기초체력 위에 독자 플랫폼 기반의 미래 성장성을 더해 거래소 심사 문턱을 정공법으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오세문 SG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인스타큐는 회사가 수년간 축적해 온 퀀텀닷 플랫폼 기술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첫 번째 결실”이라며 “단순한 진단키트 공급에 그치지 않고 장비와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묶는 현장진단 패러다임을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급변하는 진단 시장 속에서도 과감한 R&D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며 “씨젠 네트워크라는 울타리를 넘어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에서 스스로 기업가치를 증명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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