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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약품(128940)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시계제로 상태에 놓였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사이언스(008930) 지분을 30%까지 늘린 데 더해 조만간 위약벌 청구 소송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경영권 분쟁 재점화로 실적 개선과 비만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쌓아올린 주가 상승 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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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타운 사업서 촉발된 소송, 내달 첫 기일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오는 12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 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킬링턴유한회사 측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위약벌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 예정이다. 송 회장 모녀 측과 킬링턴유한회사는 지난해 9월 신 회장을 상대로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을 청구했다.
이번 소송은 서울 반포동 옛 쉐라톤 팔레스 호텔 부지 개발사업이 좌초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라데팡스는 앞서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 당시 백기사로 참여하며 기금을 조성했고 이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폴캐피탈코리아가 하이엔드 실버타운 더팰리스73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4자연합은 부지 인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의 협조를 받아 빅5 병원 서비스가 결합된 실버타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서울성모병원 측이 협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4자연합은 서울성모병원의 협조를 전제조건으로 관련 안건을 이사회에 부의했으나 병원 측이 협조 불가 입장을 밝히자 안건은 이사회에서 무산됐다. 이에 대해 송 회장 모녀 측과 킬링턴유한회사는 안건 부결 과정에서 4자연합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해 “공동 의결권을 행사해야 했음에도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주주간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서울성모병원의 협조가 사업 승인 전제조건이었던 만큼 사정 변경으로 안건이 부결된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 |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24일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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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30% 확보한 신동국…주총 ‘분수령’ 신 회장은 앞선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분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특히 기자회견에 앞서 신 회장이 코리포항이 보유하던 한미사이언스 지분 441만주(6.45%)를 주당 4만8469원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수했다고 공시하면서 경영권 분쟁 재점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매입으로 신 회장의 지분율은 30%로 확대됐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조는 송영숙 회장 측 우호지분이 약 34%, 신 회장이 3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기관과 개인주주가 나눠 갖고 있다. 기존 4자연합은 지분 처분 시 공동 의결권 행사 등을 담은 주주간 계약을 맺고 있으나 지분 매입 자체를 제한하는 조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법정대리인인 정진수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지분 추가 매입은 임종윤 회장이 코리그룹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기 때문에 임 회장을 돕기 위해 좋은 가격에 지분을 사준 것이다. 코리그룹이 상장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이해했다”며 “경영권 분쟁으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신 회장의 지배력 확대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한미약품 내부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없이 2000억원 대 자금을 차입해 지분을 확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개입 의도가 명백했던 이제까지 신 회장의 행보를 토대로, 한미약품 출신들은 신 회장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이사회를 만들어 보다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새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정기주총이 향후 경영권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4자연합 계약 기간이 3년으로 남아 있어 최대주주 변경으로 신 회장이 단기 내 이사회 장악 등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최소 5% 이상의 추가 지분 매입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달 26일 오전 4자연합은 회동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변호사는 “4자연합의 정신을 존중하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소송과 관련해 협의 가능성은 열려 있고, 주총 전까지 여러 차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 | 한미그룹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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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기관 수급 변화 조짐…기업가치 부담 문제는 이번 사태가 중장기 기업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2월 13일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며 1차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이후 비만약 개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1년 새 2만8750원(2025년 2월 13일 종가)에서 4만2650원(경영권 분쟁이 재점화 되기 전인 지난 2월 23일 종가)으로 약 48%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 주가도 26만7500원에서 61만3000원으로 129% 급등했다.
그러나 분쟁 재점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수급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특히 경영권 분쟁과 오너리스크, 지배구조 불확실성에 국내 투자자보다 민감한 외국인 자금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우려되고 있다. 앞서 1차 분쟁 기간 당시(송 회장측이 OCI(456040) 그룹과의 통합을 발표했던 2024년 1월12일부터 지난해 2월13일까지)에도 외국인은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40억원가량 순매도했고 기관 역시 6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상당 물량은 개인 투자자가 흡수했다.
경영권 분쟁은 의사결정 지연과 전략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표적인 기업가치 할인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과 기관 비중 축소는 수급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개인 중심 수급은 단기 모멘텀을 강화할 수 있지만 변동성 확대와 장기 자금 기반 약화라는 약점도 안고 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장기 투자자 특성상 투자금 회수시점으로는 (지금 한미약품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이른 편이고 단기 노이즈에 대응하기위해 굳이 매도를 해야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만약 거버넌스 이슈가 지속해서 부담으로 작용할 경우에는 조금 더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향후 포지션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