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티움바이오(321550)가 경구용 호르몬 치료제 ‘메리골릭스’(Merigolix, TU2670)를 앞세워 글로벌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에 속도를 내고 있다.
 | | 메리골릭스 기전. (제공=티움바이오) |
|
“통증 6점 → 0 수준”…임상 2a서 입증된 효능 메리골릭스는 유럽 임상 2a에서 통증을 사실상 ‘0 수준’까지 낮춘 데이터가 확인되면서, 다수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회사는 북미와 유럽 등 아직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조만간 의미 있는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티움바이오에 따르면 메리골릭스는 자궁내막증 적응증에 대한 유럽 임상 2a상을 마무리했다. 메리골릭스는 현재 지역별 기술이전 전략을 통해 사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판권은 2019년 대원제약에, 중화권 판권은 2022년 한소제약에 각각 이전됐다.
대원제약은 자궁근종 적응증에 대한 국내 임상 2상을 완료했다. 중국에서는 한소제약이 보조생식술(ART) 적응증으로 임상 2상 진입을 본격화했다. 최근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하고 환자 모집에 착수했으며 ART 특성상 투약 기간이 짧아 임상 속도가 빠른 만큼 빠르면 2027년 상반기 중 임상 2상 완료가 기대된다. 티움바이오는 메리골릭스 자궁내막증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했으며 판권이 판매되지 않는 미국·유럽에 기술이전을 노리고 있다.
자궁내막증이란 원래 자궁 안쪽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난소, 복막, 장 등)에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이 조직은 정상 자궁내막처럼 호르몬 영향을 받아 주기적으로 증식하고 출혈하지만,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메리골릭스는 유럽 6개국에서 진행된 자궁내막증 대상 임상 2a상의 86명 결과는 압도적이다. 메리골릭스는 12주 투여 후 통증(NRS 점수)은 위약군 대비 모든 용량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특히 고용량군에서는 평균 약 6점 이상의 통증 감소가 나타났다.
티움 관계자는 “임상 시작 시 환자들의 평균 통증 수준이 6~7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통증이 거의 사라진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용량에서 고용량으로 갈수록 효과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용량 의존적 반응이 확인되면서 약물 작용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확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됐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대부분 경증 또는 중등도 수준으로 관리 가능한 범위에 그쳤다.
“호르몬 스위치를 끈다”…정밀 조절 기전이 만든 차별성 메리골릭스는 체내 호르몬을 ‘직접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경구용 GnRH 길항제다. 우리 몸의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HPO) 축에서 GnRH 수용체를 막아 황체형성호르몬(LH)과 난포자극호르몬(FSH) 분비를 즉각적으로 억제하는 구조다. 쉽게 말해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스위치 자체를 꺼버리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 치료제와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기존 GnRH 작용제(agonist)는 투여 초기 오히려 성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하는 ‘플레어’(flare) 현상을 유발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호르몬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증상이 악화되거나 폐경과 유사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메리골릭스는 이러한 초기 급상승 없이 곧바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기존 약물이 한 번 올렸다가 떨어뜨리는 구조라면 메리골릭스는 처음부터 수용체를 차단해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이라며 “플레어 없이 목표 호르몬 농도를 정밀하게 맞출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용량 조절을 통해 에스트라디올(E2)을 과도하게 낮추지 않으면서도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는 골밀도 감소 등 저에스트로겐 상태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치료제가 주사제가 아닌, 경구약이라는 것도 강점으로 분류된다. 현재 자궁내막증과 자궁근종 치료 시장은 여전히 주사형 GnRH 작용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투여 편의성과 부작용 문제로 인해 경구형 길항제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애브비의 엘라골릭스가 최초로 승인된 이후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됐으며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성장성이 높은 영역으로 평가받는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경구형 치료제로 시장이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메리골릭스는 효능과 안전성의 균형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는다”며 “호르몬을 과도하게 억제하지 않으면서도 치료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차별화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미 절반은 팔렸다”…남은 지역 빅딜 임박 메리골릭스는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 한소제약과 국내 대원제약에 일부 기술이전이 완료됐다. 메리골릭스는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ART 등 동일한 호르몬 축에서 파생된 적응증을 기반으로 확장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티움바이오는 자궁내막증 임상 2b를 직접 진행하기보다 기술이전을 통해 개발을 이어가는 전략을 택했다. 이에 티움바이오는 북미와 유럽 등 남아 있는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추가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임상 단계가 올라갈수록 비용과 리스크가 급격히 증가하는 만큼 파트너십을 통한 상업화가 보다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판단이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파트너와는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현 단계에 대해서는 협상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상용화 시점은 각 지역 파트너의 개발 속도에 따라 2028년에서 2029년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한소제약, 계약 모두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체결된 만큼 향후 임상 진전에 따라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