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바이오헬스기업 HK이노엔(195940)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앞세워 올해 사상 첫 연매출 1조원 클럽 가입을 노린다. 케이캡이 5년 연속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를 기록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수출 확대를 통해 실적 퀀텀점프에 나선다. 특히 HK이노엔은 글로벌 소화성궤양용제시장 1·2위인 중국과 미국을 적극 공략한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
케이캡, 5년 연속 국내 소화성궤양용제시장 1위 1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지난해 매출 8971억원, 영업이익 8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8.2%, 33.8% 증가했다.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으로 주력 제품인 케이캡이 꼽힌다. 지난해 케이캡 매출은 1688억원으로 전년(1195억원)대비 41.2% 증가했다.
케이캡은 국산 신약 30호로 2010년부터 시판 허가까지 총 개발기간 9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케이캡은 정부 국책 지원 56억원을 포함해 많은 연구비용이 투자됐다. 케이캡은 위산 관련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로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약물 중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케이캡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소화성 궤양 및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총 5개 적응증에 대해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위식도 역류질환이란 위산이나 위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가슴 안쪽으로 타는 통증 또는 쓰림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평소 조여져있던 하부식도조임근의 잘못된 식습관 등에 의해 압력이 낮아지면서 힘이 약해지거나 부적절하게 열려 위액이 식도로 거꾸로 넘어와 위산과 위속 내용물이 식도점막을 자극해 가슴 부위 의 통증, 작열감(쓰림)을 일으킨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식도 점막 손상 유무에 따라 미란성 또는 비미란성 역류질환으로 구분된다. 미란은 위산이나 담즙 역류로 인해 식도 점막이 손상되고 점막 표면이 결손된 상태를 의미한다. 케이캡은 복용 후 1시간 내에 빠르게 약효가 나타나며 6개월까지 장기 복용 시에도 유효·안전성을 확보했다.
케이캡은 2019년 출시 후 다음해인 2020년부터 5년 연속 국내 소화성궤양용제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케이캡의 2021년 전체 처방 실적은 1107억원으로 제품 출시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케이캡은 국내 신약 중 최단 기간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제품이기도 하다. 케이캡은 출시 후 판매 실적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1·2위 中美시장 적극 공략 HK이노엔은 케이캡의 이런 국내 성과를 바탕으로 수출 확대에 나선다. 케이캡의 내수 비중이 90%를 넘어서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실적 퀀텀점프에 나선다. HK이노엔은 47개 국가와 수출 계약을 맺고 15개 국가에 케이캡을 출시했다. HK이노엔은 글로벌 소화성궤양용제시장 1·2위 중국과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HK이노엔은 2015년 중국 뤄신파마(LouxinPharma)에 기술이전한 뒤 2022년 4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타이신짠이라는 제품명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타이신짠은 미란성 식도염, 십이지장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병용요법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타이신짠은 2023년 3월 중국 국가보험의약품목록(NRDL)에 등재됐다. HK이노엔은 뤄신파마로부터 중국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수령하고 있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뤄신파마 관련 로열티(기술료)는 60억~70억원으로 알려졌다.
로열티 수준을 고려하면 타이신짠의 중국 내 매출은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타이신짠은 최근 십이지장궤양 적응증이 중국 국가보험의약품목록에 추가로 등재된 만큼 올해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HK이노엔은 미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HK이노엔은 2021년 미국 소화기 전문제약사 세벨라(Sebela US)의 자회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Braintree Laboratories)에 케이캡의 미국 및 캐나다 독점 판매권을 기술이전했다. 계약 당시 수령한 선급금 2500만달러(360억원)와 임상, 허가 및 매출에 따른 단계별 조건 충족 시 수령 가능한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5억 4000만달러(7800억원)에 이른다. 계약 기간은 미국 내 제품 발매 후 15년으로 상업화 이후 순매출에 따라 단계별 로열티를 받게 된다.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는 현재 미국에서 미란성 및 비미란성 식도염 환자 각각 1250명, 80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비미란성 식도염 임상은 종료돼 지난해 3분기 임상결과보고서를 수령했다. 미란성 식도염 임상은 올해 3분기 임상 종료가 예상된다. 바이오업계는 올해 하반기 두 적응증에 대한 신약 허가 신청서 제출 및 내년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미국에 출시된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는 패썸파마(Pathom Pharma)의 보케즈나가 유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HK이노엔은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 동남아 지역에서도 빠르게 케이캡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HK이노엔이 연내 케이캡의 유럽 기술수출 계약 체결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추가적인 로열티 수입도 기대된다.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글로벌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28억 9000만달러(4조원)에서 2030년 38억 3000만달러(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은 해외에서도 대한민국 신약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으며 글로벌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2028년 전세계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케이캡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