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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환자 모니터링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씨어스(458870)가 임상 데이터를 앞세운 시장 확장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기존 순환기내과 부정맥 검사시장에서 가격으로 맞붙는 대신 웨어러블 심전도 솔루션 ‘모비케어’의 활용 범위를 신경과와 뇌졸중센터로 넓혀 새로운 처방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씨어스는 국내 최초로 원인불명 색전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다기관 임상을 통해 기존 24시간 검사로 놓치기 쉬운 잠복성 심방세동을 추가로 발견할 수 있다는 근거를 확보했다. 심방세동이 확인되면 항응고 치료 등 재발 예방 전략을 새롭게 세울 수 있다. 모비케어가 단순 부정맥 검사기를 넘어 뇌졸중 환자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진단 도구로 역할을 확대하는 셈이다.
이번 전략은 경쟁사와 기존 시장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제품 개발 없이 신경과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병원 진료경로와 별도 수가 확보로 이어지면 모비케어의 대상은 부정맥 의심 환자에서 뇌졸중 재발 고위험군으로 넓어질 수 있다.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와 결합할 경우 입원 중 환자 감시부터 퇴원 후 잠복성 심방세동 추적까지 연결하는 통합 관리체계 구축도 가능할 전망이다.
 | | (자료=씨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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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홀터보다 심방세동 3배 더 찾아 27일 회사에 따르면 모비케어를 활용한 ‘원인불명 색전성 뇌졸중 환자의 심방세동 검출: AVANT-GARDE 임상시험’ 결과가 최근 국제학술지 ‘Journal of Stroke and Cerebrovascular Disease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 원인불명 색전성 뇌졸중(ESUS) 환자를 대상으로 장시간 웨어러블 심전도와 기존 홀터 검사의 성능을 직접 비교한 최초의 전향적 다기관 임상이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가천대 길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등 국내 8개 의료기관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113명에게 72시간 패치형 심전도와 기존 24시간 홀터 검사를 동시에 적용했다. 그 결과 72시간 검사의 심방세동 검출률은 16.7%로 24시간 홀터의 5.6%보다 약 3배 높았다. 최초 검사에서 심방세동이 발견되지 않은 환자에게 6개월 뒤 장시간 모니터링을 다시 시행하자 누적 검출률은 18.9%까지 상승했다.
색전성 뇌졸중은 혈전으로 뇌혈관이 막혔지만 혈전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뇌졸중이다. 전체 허혈성 뇌졸중의 약 16%를 차지한다.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증상 없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잠복성 심방세동이 지목된다.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장 안에 혈전이 만들어질 수 있고,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잠복성 심방세동은 발생 시점이 불규칙해 기존 24시간 검사만으로 발견하기 어렵다. 검사시간을 늘릴수록 심방세동을 찾아낼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심방세동이 확인되면 뇌졸중 환자의 이차 예방 전략도 달라진다. 일반적인 항혈소판 치료를 넘어 항응고 치료를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시간 검사가 단순히 이상 신호를 더 많이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뇌졸중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씨어스 관계자는 “뇌졸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심방세동은 간헐적인 경우가 많아 적어도 3일 이상 관찰해야 발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 24시간 검사에서 놓칠 수 있는 심방세동을 장시간 웨어러블 심전도를 통해 추가로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웨어러블 심전도 시장에는 휴이노, 메쥬, 에이티센스 등 다수 기업이 진입해 있다. 이들 기업도 장시간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씨어스의 ‘국내 최초’는 제품이 아니라 임상과 사업모델에 있다. 국내 E색전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전향적 다기관 임상을 진행하고, 장시간 심전도의 유용성을 확인해 신경과 처방시장으로 연결한 사례는 씨어스가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경쟁사도 장시간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은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뇌졸중 환자에게 적용하고 신경과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은 진행하지 않았다”며 “제품을 보유하는 것과 여러 대학병원 의료진이 참여한 임상을 통해 실제 처방 근거를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경쟁사가 유사한 기기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병원 네트워크와 임상 수행 경험, 환자 데이터가 없다면 동일한 근거를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 의료기기 성능에 더해 임상 네트워크가 새로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는 국내 웨어러블 심전도 시장의 경쟁 기준을 가격과 기기 성능에서 임상 데이터로 바꾸는 전략이기도 하다. 기존 시장에서는 검사기간과 착용감, AI 판독 정확도, 병원 공급가격 등이 주요 경쟁 요소였다. 반면 특정 환자군의 치료 결정을 돕는 가치가 입증되면 가격보다 임상 근거와 진료 성과가 중요해진다.
새로운 시장 창출 전략, 상업화 주기도 짧아 특히 순환기내과는 이미 여러 웨어러블 심전도 기업이 경쟁하는 시장이다. 씨어스가 모비케어 진료과 확장에 공을 들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씨어스 입장에서는 경쟁사와 기존 시장을 나누는 것보다 모비케어를 사용할 새로운 진료과를 개척하는 것이 성장 측면에서 유리하다. 신경과 진출은 기존 부정맥 검사 수요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뇌졸중 환자라는 추가 수요를 만드는 전략이다.
현행 허가와 심전도 감시 수가 범위에서 뇌졸중 환자에게 모비케어를 사용하는 것은 병원별 진료 프로토콜이 마련되면 점진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드웨어와 AI 분석 시스템을 새로 구축할 필요가 없어 추가 검사 증가에 따른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작다.
씨어스 관계자는 “기존 심전도 감시 수가를 신경과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진료경로가 마련되면 뇌졸중 환자 검사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며 “새로운 제품을 처음 개발하는 단계가 아니라 이미 상용화된 모비케어의 사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어서 시장 확장 속도가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별도의 적응증과 수가 확보도 추진할 수 있다. ‘색전성 뇌졸중 환자의 심방세동 진단’이라는 명시적 적응증이나 별도 수가를 확보하려면 환자 수를 늘린 후속 임상이 필요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추가 임상과 수가 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첫 번째 국내 근거다.
회사 관계자는 “뇌졸중이라는 별도의 질환명으로 수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환자 규모를 늘린 추가 임상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 확보한 데이터인 만큼 후속 임상과 수가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씽크와 시너지도 확장...입원부터 퇴원 후까지 관리 모비케어 신경과 확장은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와도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씽크가 입원 중인 환자의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시한다면 모비케어는 퇴원 이후 외래와 재택에서 장시간 심전도를 측정한다.
뇌졸중 환자는 급성기 치료를 마친 뒤에도 재발 위험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입원 중에는 씽크로 환자 상태를 관찰하고, 퇴원 후에는 모비케어로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심방세동을 추적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병원 안과 밖에서 단절됐던 생체신호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신경과를 시작으로 적용 진료과를 더 넓힐 여지도 있다. 씨어스는 심방세동과 심근경색 예측을 넘어 수면의학, 정신건강의학과, 산부인과, 저칼슘혈증 등으로 심전도 분석 기술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모비케어를 여러 진료과로 확대하는 것은 제품 하나의 매출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씨어스가 보유한 모니터링 플랫폼 전체의 활용도를 높이는 전략”이라며 “국내에서 다양한 임상 근거를 확보하면 이를 해외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비케어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510(k) 품목허가도 획득했다. 씨어스는 미국 현지 의료기관에서 외래 실증을 진행한 뒤 메디케어 보험수가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축적한 70만건 이상의 검사 경험과 뇌졸중 환자 대상 임상 결과는 미국 의료기관과의 실증 및 보험시장 진입 과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