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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믹트리, 내시경도 못잡는 상부요로상피암, 소변 한 컵으로 100% 잡았다
  • 등록 2025-07-15 오전 9:30:42
  • 수정 2025-07-15 오전 9: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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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국내서 소변 한 컵으로 상부요로상피암을 100% 찾아낼 수 있는 진단 기술이 나왔다. 방광암 진단키트인 지노믹트리(228760)의 ‘얼리텍-B’(EarlyTect-B)는 상부요로상피암까지 적응증을 확장할 길이 열렸다.

방광암 진단키트 얼리텍-B. (제공=지노믹트리)


지노믹트리는 11일 ‘얼리텍-B’ 검사를 통해 기존 내시경 대신 비침습적으로 상부요로상피암(UTUC)을 정확히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지난 2일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상부요로상피암은 신장과 요관을 포함한 상부요로에서 발생하는 희귀 종양이다. 요로 상피는 신장 안쪽 신우와 요관, 방광, 요도까지 이어지는 소변통로를 덮고 있는 상피세포다. 요로상피암의 90% 이상은 방광에서 발생하지만, 신우나 요관에 생기는 것을 따로 구분해 상부요로상피암으로 부른다. 신우는 신장 내부에 소변이 공간을 말한다. 요관은 신장에서 방광으로 소변을 운반하는 관이다.

발병 원인은 흡연, 진통제, 허브, 만성 신우염, 요로감염, 유전요인 등으로 다양하다. 주요 증상으로는 소변에 피가 묻어나는 혈노, 옆두리 통증, 종괴(옆구리 혹), 요관 폐쇄에 다른 신장기능 저하, 반복된 요로감염 등이다.

조기발견 어려운데 얼리텍-B로 100% 검출

문제는 발견이 어렵다는 데 있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상부요로상피암은 방광암과 달리 내시경으로 접근하기가 어렵다”며 “이 때문에 진단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고, 전이 및 재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늦게 발견하면 할수록 완치가 힘들다는 데 있다.

그는 “상부요로상피암은 발견 시 이미 근육층 침습인 경우가 많아 방광암보다 예후가 다소 불리하다”며 “조기 진단 시 완치 가능성이 높지만, 조기 진단이 어렵다는 점이 임상적으로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을 곁들였다.

상부요로상피암은 암이 신장과 요과넹 퍼졌을 땐 전체를 제거하는 신요관절제술을 행한다. 하지만 국소 병변은 신장 보존이 가능하고, 저위험군은 요관경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내시경 치료가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노믹트리의 얼리텍-B는 소변 한컵으로 상부요로상피암을 100% 찾아냈다.

지노믹트리와 서울아산병원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총 183명의 암 환자 소변 시료를 분석하는 공동 전향적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얼리텍-B 검사’는 하부 요로상피암인 방광암 환자에서 87.5%, 상부요로상피암 환자에서 100%의 민감도를 보였다, 비요로상피암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특이도는 95.8%를 기록했다. 암 환자 183명 중엔 요로상피암 환자는 총 17명으로, 방광암 환자 8명, 상부요로상피암 환자 9명이 포함됐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상부요로상피암 민감도 100%는 매우 인상적”이라며 “상부요로암은 내시경 접근이 어려워 조기 발견이 특히 까다로운데, 비침습 소변검사로 100%에 근접한 진단 성능을 보였다는 점은 큰 강점”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비요로상피암 특이도 95.8% 역시 ‘위양성(false positive)’을 최대한 줄여 불필요한 과잉검사를 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논문 게재된 지노믹트리 논문. (제공=사이언티픽 리포트, 지노믹트리)


전향적 임상은 연구자가 환자들을 먼저 모은 다음 , 앞으로 어떻게 검사하고, 언제까지 추적할지 미리 계획을 세워서 그대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자가 보고 싶은 대로 과거 기록만 뒤져서 맞춰 쓰는 게 아니라, 실제 상황을 그대로 관찰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덜 왜곡된다.

요컨대 전향적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지켜보는 것을 말하고, 후향적은 이미 지나간 걸 서류 뒤져서 맞춰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전향적 임상은 후향적 임상보다 신뢰도가 높다.

얼리텍-B, 방광암 허가받고 상부요로암 적응증 추가

이번 임상 결과로 얼리텍-B는 방광암에 이어 상부요로상피암 적응증을 추가할 계획이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얼리텍-B 방광암 품목허가 후 상부요로상피암 추가 임상을 적응증을 확대할 것”이라며 “상부요로상피암은 희귀 암이기 때문에 임상 규모가 적다. 추가 임상에 시간이 오래걸리 진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얼리텍-B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 확증 임상에서 유효성이 확인해, 품목허가 신청을 넣었다. 오는 9월경 품목허가가 예상된다. 지노믹트리는 국내 허가를 바탕으로 내년 말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상부요로상피암(UTUC)은 전체 요로상피암의 5~10% 정도에 불과한 드문 암이다. 대장암, 유방암처럼 대규모 수천 명 코호트를 모집할 필요가 없고, 보통 수십~수백 명 환자만으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상부요로암 임상은 ‘소규모 다기관 임상’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얼리텍-B 방광암 임상은 154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상부요로상피암, 한국 세계 평균 5배…고수가 가능

얼리텍-B의 시장 가치는 미국, 유럽보단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더 높게 평가받을 전망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 게재된 논문에서 “한국의 상부요로상피암 환자 발생률은 세계 평균보다 약 5배 높다”며 “서구 국가들의 연간 요로감염 발생율은 10만명 당 2건인데 반해, 국내는 2020년 기준 11.40명”이라고 진단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상부요로상피암 환자 매년 5000~57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2년부터 2020년 사이 국내 상부요로상피암 진단 환자 수는 4만3255명으로 집계됐다. 5년 생존율은 40.4%다.

미국은 2014년 기준 연간 1만5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2002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에서 상부 요로상피암(UTUC)의 인구 10만명 당 연간 발생률. (제공=대한비뇨기과학회, Incidence and mortality of upper tract urothelial carcinoma in Korea: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study conducted from 2002 to 2020 )


얼리텍-B는 지난해 12월 미국 의학협회(AMA)로부터 의료 코드를 취득했다. 이후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수가 협상을 거쳐 192달러(26만원)로 수가를 확정한 바 있다. 당시엔 적응증이 방광암 하나였다. 방광암은 2022년 기준 세계 61만4000명이 신규 진단을 받았다. 환자 수로는 9번째로 많은 암종이다. 미국암학회는 지난 1월 올해 미국에서 8만4870명의 신규 방광암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상부요로상피암은 시장 규모가 방광암보다 협소해 고가의 수가를 책정받을 가능성이 높단 의미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방광암 환자들은 기존 내시경 검사를 평생 수십 번 받아야 할 정도로 재발 위험이 높은데, 소변검사만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환자 고통은 물론 국가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얼리텍-B 상용화를 최대한 빠르게 실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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