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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기자는 아직 30대라 암을 크게 걱정할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가끔 유난히 피곤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면 문득 ‘혹시 내가...?’하는 생각이 스치곤 한다. 그렇다고 종합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기엔 시간도, 비용도 부담이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기자에게 딱 맞는 검사법을 알게 됐다. 채혈 한 번으로 8가지 암 존재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캔서파인드’다.
 | 지난 4월 21일 서울대병원 강남검진센터에서 ‘캔서파인드’ 검사를 위해 채혈하는 과정을 담았다.(사진= 석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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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서파인드는 아이엠비디엑스(461030)가 개발한 진단 서비스다. 아이엠비디엑스는 2018년 김태유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창업한 회사이며, 지난해 4월 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캔서파인드는 암세포에서 유래한 유전체의 이상 특징들을 감지해 암 유래 DNA의 존재 가능성을 판단한다. 대장, 위, 간, 췌장, 폐, 유방, 난소, 전립선까지 8개 암종을 동시에 검사한다.
마침 회사가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 참여할 기회를 얻어 캔서파인드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대병원 강남검진센터를 찾았다. 간단한 서류에 서명하고 곧바로 채혈했다. 10㎖ 채혈관 두 통, 길이는 검지 손가락 정도였다. 모든 과정은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캔서파인드 검사 결과를 받아보기까지는 통상 2주 걸린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4주 뒤 결과지를 받았다. 37페이지로 구성돼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첫 페이지를 열었다. 결과는 다행히 암 ‘미검출’. 미검출이란 암 존재 가능성이 0.5%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미검출 결과가 암 존재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5월 21일에 수령한 캔서파인드 검사 결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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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결과지에 따르면 캔서파인드는 임상연구에서 특이도 97.3%, 민감도 89.6%, 암종 예측 정확도 86.9%의 성능을 보였다. 특이도는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 ‘음성’으로 진단할 확률이고, 민감도는 암에 걸린 사람을 ‘양성’으로 진단할 확률을 의미한다.
기자의 암 존재 가능성 점수는 10점 만점에 3점으로 나왔다. 0점에서 5.9점까지가 미검출 점수군이고 검출에 속하는 점수군은 6~10점이다. 검사 결과는 미검출 또는 검출 두 개 중 하나로 알려준다. 만약 검출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게 곧 암 진단을 의미하는 건 아니며, 확진을 위한 영상검사나 조직검사 등 추가적인 검사 또는 시술이 필요하다.
 | 기자의 암 존재 가능성 점수는 10점 만점에 3.0점이다. 0~5.9점까지는 ‘미검출’ 결과가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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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서파인드는 흔히 건강검진에서 조기 암 발견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암 표지자’ 검사와는 다르다. 암 표지자 검사는 혈액 내 특정 단백질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단백질은 암 뿐 아니라 염증이나 양성 질환에서도 증가할 수 있어 위양성(암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을 보유했다고 판단하는 비율)이 높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아이엠비디엑스에 따르면 암 표지자 검사의 민감도는 약 44.2%~96%, 특이도는 약 87.5%~44.2%다.
반면 캔서파인드는 암 세포에서 유래한 DNA의 유전체 특징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암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자 수준의 정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더 높은 정확도를 제공한다.
“2029년 30개 암종 스크리닝 제품 개발” 아이엠비디엑스는 매년 검사 가능한 암종을 늘리고 있다. 2029년에는 한국인에게 주로 발병하는 암종의 90% 이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30개 암종 스크리닝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검사 비용도 상당히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 검사 비용은 60만~70만원 선이다. 제품이 처음 출시됐을 당시엔 120만원 선이었는데 기술 고도화를 통해 한 차례 낮춘 것이다. 회사는 여기서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검사 비용을 한번 더 낮추겠다는 목표다.
김태유 대표는 “기술 고도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며 “암 조기 스크리닝 사업에 있어 저비용은 아주 중요한 옵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환자들에게 조기진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검사 비용을 계속해서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지난해 매출 35억원, 영업손실은 10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2027년 매출 498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