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단백질 빅데이터 바이오 기업 프로티나는 오는 4월 25일에서 30일까지 시카고에서 열리는 ‘2025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대회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환자들을 위한 베네토클락스(성분명 Venetoclax) 반응성 예측 모델을 세계 최초로 발표한다고 8일 밝혔다.
 | AACR2025가 오는 4월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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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티나는 이번에 베네토클락스와 저메틸화제제(HMA)를 병용 투여받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치료 효과를 사전에 예측하는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기존에는 베네토클락스 기반 치료의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가 없어, 어떤 환자가 약물에 잘 반응할지 미리 예측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번 임상검증은 이러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진단법을 제시했다.
프로티나는 2024년6월부터 미국 백혈병 및 림프종 협회(Leukemia & Lymphoma Society)의 지원하에 미국 에모리대학교 Winship 암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베네토클락스 치료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PPI (단백질 상호작용) 바이오 마커 기반 예측모델의 글로벌 임상검증을 진행해 왔다. 이 진단기법은 2024년 8월에 네이처 자매지인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도 게재되어 엄격한 기술 검증을 거쳤다.
이번 임상검증은 단순히 단백질 존재 여부나 양이 아니라, 베네토클락스가 직접 표적으로 삼는 BCL2 계열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프로티나는 자체 개발한 단일분자 단백질 상호작용 분석 플랫폼(SPID 플랫폼)을 활용해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샘플에서 21개의 정밀한 단백질 상호작용 바이오 마커를 발굴했다. 총 47명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베네토클락스의 치료 반응을 평가했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인 XGBoost를 활용해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했다. 개발된 모델은 치료에 반응하는 환자군과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을 정확히 구분하며, 민감도 87%, 특이도 92%, 전체 정확도(AUC)는 0.931로 매우 우수한 성능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특히 SHAP 값 분석을 통해 BCL2-BAX 단백질 복합체의 수치가 높을수록 치료 반응성이 증가하고, MCL1-BAK, BCLxL-BAK 복합체의 수치가 높을수록 치료 저항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같은 단백질 상호작용 중심의 분석은 기존의 단백질 발현량 측정 방식보다 약물의 실제 작용 메커니즘을 더욱 정확하게 반영하여 환자 개개인의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베네토클락스 계열 표적치료제는 2016년 출시 이후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및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치료 성과를 크게 개선했으나, 치료 저항성 문제로 인해 이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 개발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향후 베네토클락스 및 차세대 BCL-2 억제제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환자 맞춤형 바이오 마커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프로티나는 이런 미충족 수요를 채우기 위해 이번 글로벌 임상검증을 바탕으로 2026년에 예측모델을 진단제품으로 상용화할 예정이다.
프로티나는 지난 2015년에 KAIST 교원창업 기업으로 설립됐다. 현재 다수의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상위제약사에게 PPI 바이오마커 개발과 항체 최적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24년부터는 항체 개량 및 최적화 솔루션 (PPI Landscape) 출시를 통해 항체 디자인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작년부터 서울대학교 연구진(백민경 교수, 정준호 교수)과 진행해 온 과기부 주관 ‘클라우드 인공지능 항체은행 구축’ 국책과제 (3년 150억원)도 빠르게 개발이 진행되어 2026년에 AI 항체 디자인 플랫폼으로 상용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