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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큰 지적 사항이 없었다”.
애니젠(196300) 관계자가 1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우수의약품 제조 및 관리(cGMP) 예비심사 보고서 결과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FDA 예비심사 후 보고서를 수령했다”며 “보고서 전반에 큰 지적 사항없이 마이너한(소소한) 내용만 포함돼 최종 심사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애니젠이 지난 2월 20일 FDA 예비심사를 받는 모습이다. (제공=애니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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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젠은 지난달 20일 오송공장에서 FDA 예비심사를 받았다. 심사대상은 ‘류프로렐린(Leuprorelin)’과 ‘가니렐릭스(Ganirelix)’ 원료의약품이었다.
전 FDA 실사관 “문제없다”이번 결과로, 애니젠의 오송공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우수의약품 제조 및 관리(cGMP) 인증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애니젠 관계자는 “이번에 실사한 사람이 전직 FDA 실사관”이라며 “완벽한 조건에서 예비심사를 통과한 것이기 때문에, 본심사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니젠의 FDA cGMP 인증 예비심사는 더글라스 캠벨(Douglas Campbell)이 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캠밸은 현재 cGMP 인증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PDA’(Pareneral Drug Association)의 컨설턴트로 재직 중이다. 그는 14년간 FDA에서 cGMP 인증 업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다.
그는 이번 사전심사에서 애니젠의 △제조공정의 유효성 확인 △작업환경과 제조시설의 적합성 △생산제품의 품질관리 △생산장비의 교정 및 유지보수 기록 등 원료의약품 생산과정 전반에 대해 수행됐고, ‘최신 펩타이드 제조과정 지침서에 대한 이해도’와 ‘제조공정의 상세 수행내용’ 등을 평가했다.
 | 애니젠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우수의약품 제조 및 관리(cGMP) 인증 예비심사를 담당한 더글라스 캠벨. (제공=P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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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예비심사는 미국에서 샘플 발주가 와서 이뤄진 것”이라며 “미국 에이전시 역할을 하는 인터켐 입장에선 고객사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cGMP 인증에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싶어했다”고 부연했다.
인터켐은 1981년 미국 뉴저지에서 설립된 미국의 중견 제약사다. 애니젠의 미국 고객사이면서 에이전트를 겸하고 있다.
본 심사 일정은 빠르면 올 상반기 늦어도 3/4분기 이전엔 마무리될 전망이다.
애니젠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FDA에 cGMP 인증 심사 신청을 했다”며 “통상 신청 후 6개월에서 1년 이내 심사가 진행된다. 조만간 본심사 일정이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LB그룹에 피인수 된 영향은 없다. HLB그룹은 지난 10일 애니젠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박원영 애니젠 수석부장은 “김재일 현 대표이사가 계속 회사를 운영해나갈 것”이라며 “다만, 외형적으론 사명 변경이 있을 것이고, HLB그룹 소속 계열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젠은 이번 피인수 과정에서 HLB그룹 200억원, 재무적투자자(FI) 400억원 등 총 600억원을 확보했다. 구체적으로 HLB그룹으로부터 3자배정 유상증자 150억원, 전환사채(CB) 50억원 등 200억원을 유치했다. 아울러 FI로부터 3재바재어 유상증자 50억원, CB 350억원 등 400억원을 확보했다
박 부장은 “신규 유치 자금 600억원은 신약개발, 공장 확장, 운용비, 개발비 등으로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cGMP 인증받으면 7.7조 시장 열린다애니젠의 cGMP 인증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실적 기대감이 높아졌다.
애니젠은 지난해 10월 ‘가니렐릭스’ 원료의약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위해 FDA에 원료의약품 등재 신청서(Drug Master File)를 제출했다. 가니렐릭스는 미국 제약회사인 MSD의 ‘오가루트란(가니렐릭스아세트산염)’ 제네릭 주사제로써 난임 치료에 쓰이는 조기배란 억제제다.
애니젠 관계자는 “가니렐릭스는 펩타이드 합성 난이도가 높아 세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라며 “현재 공급가가 g당 9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GMP 인증을 기점으로 공급 요청이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 역시 가니렐릭스 원료 펩타이드를 인도에서 조달했으나 품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지난 2016년 애니젠과 가니렐릭스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애니젠은 지난 2023년 11월 가니렐릭스 원료의약품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를 취득했고 지난해부터 LG화학에 가니렐릭스 펩타이드 원료를 공급 중이다.
가니릴렉스 1회 투약분은 0.25㎎이다. 즉, 1g으로 4000회 투약이 가능하단 얘기다. 가니릴렉스는 매일 피하주사로 투약한다.
여기에 더해 애니젠은 최근 미국 한 제약사로부터 류프로렐린 원료 펩타이드 주문을 받아 초도 물량을 수출했다.
애니젠 관계자는 “장기지속형 류프로렐린을 만들 수 있는 펩타이드 제조기업이 글로벌 전역에 애니젠을 포함 10여 곳”이라며 “이 시장에서 까다로운 장기지속형 제품이 미국 내 시판돼 경쟁력을 입증하면 류프로렐린 주문이 몰려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 수출은 에이전시인 인터켐의 고객 유치로 이뤄진 것”이라며 “cGMP 인증 후 고객사가 뻐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일 애니젠 대표 겸 광주과기원 생명과학부 교수는 “류프로렐린은 g당 350만원이. FDA cGMP 인증 후 류프로렐린 매출이 본격화되면 연간 50㎏가량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즉, 류프러렐린은 ㎏당 35억원가량 공급가격이 형성돼 있단 얘기다. 김 대표의 말대로 50㎏이면 175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미국 난임 치료 시장 규모는 58억달러(7조7000억원), 중국은 260억위안(4조7000억원)에 각각 달한다. 국내 배란 억제제 시장 규모는 약 800억원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