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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전성시대]K진단, 글로벌 경쟁력 만든 주역은? “의료인프라+IT기술 시너지”
  • 등록 2025-05-14 오전 9:05:06
  • 수정 2025-05-15 오전 7: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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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지난 1월 미국의 방사성진단제 개발사 란테우스가 독일 라이프몰레큘러이미징(LMI)을 마일스톤 및 로열티 최대 4억 달러를 포함해 총 7억5000만 달러(약 1조500억원)에 인수해 화제가 됐다. LMI는 뇌 내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확인하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을 위한 방사성 의약품 ‘뉴라체크’의 개발사다.

2024년 9월까지 12개월간 집계된 뉴라체크의 매출만 6400만 달러(약 900억원)에 달한다.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 ‘레켐비’와 ‘키순라’가 잇따라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받으면서, 처방 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위해 쓰이는 뉴라체크의 매출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란테우스의 결단은 방사성 영상진단 시장이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데 확신을 두고 이뤄진 베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방사성의약품 시대…치료제만 있나, 진단제도 있다

보통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치료제’가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하지만 그 옆의 ‘진단제’, ‘진단기기’의 중요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A라는 질병을 앓는 환자가 100명이라면 치료제는 그중에서도 특정 바이오마커가 발현된 일부 환자에게 처방된다. 하지만 진단제, 진단기기는 A환자는 물론 A질병과 유사한 증상을 가진 사람까지 타깃하므로 그 대상이 200명, 300명이 될 수 있다.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진이 한 환자에게 서너 차례의 진단을 요구할 때도 있다. 실제 방사성의약품 시장도 아직은 치료제보다 진단제의 비중이 크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받은 방사성의약품 67개 중 54개가 진단용 의약품이다.

뉴라체크가 란테우스로부터 높은 밸류를 인정받은 이유도 여기 있다. 란테우스는 이미 앞서 전립선암 진단제인 ‘필라리파이’(2024년 매출 2억6600만 달러·약 3723억원)를 개발해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런 란테우스가 뉴라체크에서도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제 ‘비자밀’을 이용한 진단 이미지. 색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색상이 파란색이거나 초록색이면 베타 아밀로이드 신경반 밀도가 거의 없다고 판단하며, 주황색 및 빨간색이 나타나면 중증도 이상의 알츠하이머 치매일 가능성이 높다. (자료=듀켐바이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은 몸의 조직을 떼 내지 않고도 진단할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 최근에는 컬러영상판독도 가능해졌다. 다만 단점은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의 반감기가 수시간에 불과해, 수일에 달하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반감기보다 짧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개발사는 지역 거점에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데 애를 쓴다. 국내 방사성의약품 개발사들은 글로벌 주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의 국내 라이선스를 도입하거나, 자체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직접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전자의 경우 뉴라체크와 비자밀의 생산을 도맡고 있는 듀켐바이오(176750)가 선두주자다. 최근에는 진단용 전립선특이막항원(PSMA) 표적 방사성의약품인 ‘플로투폴라스타트액’의 국내 생산권을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대만 펫팜바이오텍과 파킨슨병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18F-FP-CIT의 개발·제조·상용화를 위한 독점 기술이전계약도 맺는 등 진단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김상우 듀켐바이오 대표이사는 “일본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등의 경험으로 관련 규제가 강하고, 중국의 경우 생물보안법과 같은 리스크 때문인지 미국·유럽 회사와의 협업이 더디다”며 “한국은 방사성의약품 산업의 성숙도가 높고, PET-CT 촬영 의료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아시아 지역 방사성의약품 생산 허브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후자의 대표인 퓨쳐켐(220100)은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직접 개발해 상용화한 경험이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위한 ‘알자뷰’로 2018년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고, 지난 2월에는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프로스타뷰’(FC303)의 임상 3상 환자 투여를 마치고 상용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IT기술에 건강보험 시스템 콤보, ‘진단강국’ 낳았다

의료 인공지능(AI) 진단도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섹터다. 루닛의 암 진단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등 한국 의료AI 회사들이 주목받으면서 동남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는 △흉부 엑스레이 영상에서 이상소견을 검출하는 ‘루닛 인사이트 CXR’ △유방촬영술 영상에서 유방암 의심부위 검출 및 유방치밀도를 분류하는 ‘루닛 인사이트 MMG’ △디지털 유방 단층촬영술 영상에서 유방암 의심부위를 검출해 진단을 보조하는 ‘루닛 인사이트 DBT’ 세 종류로 나뉜다. 이중 루닛 인사이트 MMG와 루닛 인사이트 DBT가 대표적인 영상진단 소프트웨어다.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진단 분야 강자 코어라인소프트(384470)도 빼놓을 수 없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최근 독일 대형병원에 AI 기반 흉부진단시스템 ‘에이뷰 LCS 플러스’를 공급해 화제가 됐다. 이 제품은 폐암, 심혈관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빅3’ 흉부 질환을 한 번의 CT로 동시에 분석한다. 회사는 앞서 독일 정부의 국가 폐암검진 임상 프로젝트 ‘한세’(HANSE) 독점 공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독일 정부가 지난해 7월 정부 주도 폐암검진 사업에서 AI 영상 판독을 의무화하는 조례를 신설하며 의료 AI 도입을 확대해 나가는 가운데 결정된 일이라 의미가 있다.

비상장 주식시장에서는 소화기 분야 내시경 영상진단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웨이센이 있다. 웨이센의 대표제품 ‘웨이메드 엔도’는 내시경 검사와 동시에 AI가 실시간으로 이상병변을 감지해 내시경 검진의의 고품질 내시경 검사를 돕는 의료AI 소프트웨어다. 위와 대장 모두에서 AI 내시경 영상분석 라인업을 갖춘 곳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웨이센뿐이다.

김경남 웨이센 대표이사는 건강보험 시스템과 IT 기술이 지금의 국내 의료 AI 진단시장을 일군 주역이라고 해석했다. 김 대표는 “정지영상이 아닌 실시간 의료영상을 분석해 의료진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점이 기술개발시 가장 어려웠다”면서도 “세계적으로 정부가 건강보험 사업의 일환으로 꾸준히 소화기 내시경을 지원하는 국가는 손에 꼽힌다. 이 과정에서 여러 의료 데이터들이 축적돼 웨이메드 엔도가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AI는 전통적인 정보기술(IT)에 빅데이터가 접목돼야 성공할 수 있는 분야인데, 한국은 5000만 인구가 주민등록번호 체계를 기반으로 여러 의료데이터들이 시계열로 축적돼 있는 데다 IT 기술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요. 앞으로 한국이 의료AI 진단에서는 더 성장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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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미약품

255명( 29% )

2. 디앤디파마텍

115명( 13% )

3. 동아에스티

50명( 5% )

4. 디엑스앤브이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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