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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딥러닝 AI가 어떻게하면 인간의 삶에 가치있게 쓰일까를 고민하다가 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 방향을 정했다. AI를 통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일반인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자가진단을 쉽게 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예하 뷰노 대표는 ‘인공지능(AI)을 통한 질병 진단과 예측’을 사업 아이템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근무하던 그는 딥러닝을 연구하다 헬스케어로 사업 방향을 정했다.
AI 영상 진단으로 사업의 물꼬를 튼 그는 생체신호 분석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며 미국과 유럽 시장 동시 공략을 노리고 있다. 팜이데일리는 13일 그를 만나 영상 및 생체신호를 통한 질병 진단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뷰노가 그리는 질병 진단의 현재와 미래는 2014년 12월 설립된 뷰노는 사업 4년 차인 2018년 국내 최초 AI 기반 진단보조 의료기기 허가를 받으며 관심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처음 승인한 AI 진단 보조 의료기기는 뼈 연령을 측정해 키 성장 가능성을 측정하는 ‘뷰노메드 본에이지’다.
이후 뷰노는 망막을 안정사를 찍으면 이상 소견을 진단해주는 ‘펀더스’, 생체신호를 통해 심정지 가능성을 예측하는 ‘딥카스’, 심전도 데이터로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하티브’, 폐 CT 영상을 분석해 폐결절을 검출하는 ‘렁 CT’ 등을 개발했다. 특히 펀더스는 국내 1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기도 했다.
 | 이예하 뷰노 대표가 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뷰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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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딥카스는 ‘예측’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펀더스와 같은 영상 제품은 ‘진단’이라는 단어를 제품 뒤에 쓰는 이유에 대해서 먼저 짚었다. 이 대표는 “엄밀하게 따지만 예측과 진단은 다른 영역으로 볼 수도 있다”며 “심정지가 될 것이다는 것을 전조증상을 통해 파악하는 건 예측에 가까운 것이고, 폐 엑스레이 같은 영상을 찍어서 암 가능성 여부를 진단하는 것은 진단에 가깝다”고 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의료AI에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질병 진단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에 대해서는 ‘속도와 정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질병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나 예우가 안 좋아지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조기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펀더스를 통한 녹내장 발견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이 대표는 “지난 3년간 건강검진에서 계속 망막이 정상으로 나왔던 사람이 펀더스를 활용해 녹내장 소견을 받았고 일찍 치료해서 완치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환자가 집에서 자가진단으로 질병을 일말이라도 예측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병원에서 시작된 기술을 일상생활로 가져와 더 많은 사람이 질병 징후를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대표의 목표다.
영상진단에서 생체신호를 통한 질병 예측으로...사업 영역 늘린 이유는 뷰노는 생체신호 분야로 사업의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생체신호 분야에서 뷰노의 대표 제품은 ‘딥카스’와 ‘하티브’다. 딥카스는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제도를 통해 비급여로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도입 병원은 5월 기준 130곳을 넘어섰다.
예측의 정확도를 증명하는 척도에 대한 질문에 그는 ‘논문 등재 수’가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의료AI SW는 논문이 많을수록 임상적 유효성이 높다고 평가되며, 우측(후향→전향)으로 갈수록 근거수준이 높은 연구”라며 “뷰노 연구팀은 딥카스 관련 총 17개 논문을 발표했고, 현재 1개 대학병원과 전향연구 후 논문 작성 중, 4개 대학병원과 RCT 전향연구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 뷰노 딥카스 논문 개재 및 작성 진행 현황 (데이터=뷰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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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 예측에 대해서는 결국 AI가 위험을 감지해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회사 측에서 파악한 통계에 따르면 1000명이 입원하면 한 5명 정도가 심정지(어레스트)가 발생한다. 어레스트가 발생하는 사람 중에 60~80%는 바이탈이 흔들리는 현상, 이를테면 체온이 올라간다든가, 혈압이 떨어진다던가, 맥박이 올라간다든가 하는 전조 증상이 발생한다. 이 대표는 “딥카스는 이러한 전조 증상을 포착해 위험을 예측하는 기기”라고 설명했다.
뷰노의 궁극적인 비전은 AI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병원 레벨에서 검증받은 AI 기술을 일상으로 가져와 헬스케어를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뷰노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심전도 자가 진단 측정 기기 ‘하티브’를 통해 B2H(병원용)를 넘어 B2C(일반 소비자 대상) 비즈니스도 전개하고 있다. 올해 초 하티브의 키오스크 타입인 K30을 출시했고, 건설현장이나 검진센터 등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다.
그는 “엑스레이나 CT, MRI를 집에다 둘 수는 없지 않나. 그리고 고령층은 심전도 측정을 위해 매번 병원을 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직접 자가 측정 해서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 병원을 가서 추가 검진을 하고 확진을 받는 방식으로 사업이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뷰노의 AI 기반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인 ‘딥ECG’ 시리즈를 휴대용 하티브 P30에 탑재하는 것이 다음 목표다. 지난해 이미 12리드 심전도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심근경색, 심부전, 고칼륨혈증 위험을 탐지하는 솔루션들에 대해 각각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이를 하티브와 연동시키면 누구나 집 안에서도 자가 검사 및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