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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와이투솔루션(011690)의 미국 합작법인 룩사바이오테크놀로지가 글로벌 경쟁사들 대비 우월한 임상 데이터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망막질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와이투솔루션은 2019년 8월 150억원을 투자해 미국 최초 신경줄기세포 비영리 연구기관(NSCI)과 설립한 합작법인인 룩사바이오테크놀로지 지분 절반을 확보한 바 있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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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CI는 줄기 세포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샐리 템플 박사가 설립한 연구기관으로, 망막색소상피 줄기세포에 대한 이식 기술을 보유했다. 샐리 박사는 룩사바이오테크놀로지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 연구 책임자로 재임 중이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인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사는 룩사바이오테크놀로지, 리니지, 리제너러티브 패치 테라퓨틱스 등 3곳이다. 이 중 리니지는 지난 2021년 12월 로슈(Roche)와 6억7000만달러(약 9000억원) 규모로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이후 임상 개발은 현재 로슈 자회사 제넨텍이 주도하고 있다.
노인성 질환에 해당하는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는 최근 10~15년 사이 개발이 본격화됐으며 아직 초기 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건성 황반변성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개념의 약물은 있으나, 손상된 시력을 회복하는 근본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세 회사 모두 1/2a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거나 막 완료한 상태다. 임상시험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리니지 파이프라인을 인수한 로슈로, 현재 임상 2b상을 진행하고 있다.
3사 공히 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나 세포 종류엔 차이가 있다. 룩사는 시신에서 유래한 성체줄기세포 기반인 반면, 리니지와 리제너러티브는 인간 배아에서 유래한 배아줄기세포 기반이다.
룩사, 시력개선 효과 가장 우수 현재까지 공개된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룩사의 데이터가 가장 우수한 시력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시력이 현저히 저하된 환자군인 ‘저시력 환자군(poor vision)’ 대상자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큰 시력 개선 폭이 나타났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12개월 간 평균 22자를 더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반면 리니지는 저시력 환자군에서는 유의미한 시력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비교적 시력이 덜 나쁜 ‘상대적 고시력 환자군(better vision)’ 환자에서도 평균 개선 폭은 룩사의 절반 이하 수준에 그쳤다.
리제너러티브의 경우 총 16명의 임상 환자 중 4명 만 6~13자의 시력 개선을 보였고 나머지 12명은 개선 효과가 없었다. 다만 임상 대상자 수에 있어서는 룩사가 8명으로 가장 적었고 리제네러티브가 16명, 리니지가 18명으로 가장 많았다.
회사 관계자는 “예전엔 수명이 짧았기 때문에 질환자가 많이 없었지만 최근 기대수명이 늘면서 치료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환자의 약 90%가 건성 유형에 해당하며, 이 중 30%는 습성으로 진행된다. 습성으로 진행되지 않더라도 중심 시력 저하 등 중대한 시각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 필요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눈’에 꽂힌 빅파마들 룩사의 긍정적인 데이터 결과가 공개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학회에서도 빅파마 2곳과 기술이전 미팅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와이투솔루션은 올해 안에 임상 1/2a상을 반드시 마친 후 본격적인 기술이전 협상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안과질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로슈가 리니지의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 파이프라인 ‘오프레젠’(OpRegen)을 기술도입한 것 외에도 머크는 지난 2023년 30억 달러(약 4조2500억원)에 아이바이오의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물질을 인수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황반변성과 기타 망막질환 등 안과 질환에 대한 투자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노바티스는 황반변성 치료 효과를 높이는 치료제 ‘포지마토프’를 자체 개발 중이다.
와이투솔루션 관계자는 “룩사의 기업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한 투자기관에서는 룩사 가치를 3억 달러 밸류로 평가하기도 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룩사는 1회 주사로 시력을 회복하는 줄기세포 기반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 ‘RPESC-RPE-4W’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후보물질은 손상된 망막색소상피(RPE)를 대체해 시력을 회복하는 성체줄기세포 치료제다. 기증받은 시신 안구에서 망막조직에서 추출한 세포를 분화시켜 쓴다. RPE는 눈 망막 바로 밑에 위치한 얇은 세포 층으로, 빛을 감지하는 망막세포(광수용체)에 영양을 공급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RPE 손상은 주로 노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며, RPE가 손상되면 광수용체 기능도 망가지면서 사물이 휘어보이고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룩사의 RPESC-RPE-4W는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우선 심사 제도 중 하나인 재생의학 첨단치료(RMAT)에 선정됐고 지난 4월에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본지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