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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애스톤사이언스 암백신 AST-301(HER2-ICD 백신)이 오는 10월 위암 대상 임상 2상의 첫 성적표를 받아든다. 환자 모집과 투약을 모두 마치고 데이터베이스 잠금까지 완료했다. 회사는 결과 발표 후 기술이전 협상을 본격화하고, 연말 기술성평가를 신청해 내년 하반기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항원결정기 발굴 플랫폼 ‘Th-Vac’을 이용한 공동연구도 복수 계약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부터 관련 수익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임상과 사업화 양쪽에서 확보한 성과가 기업공개(IPO) 도전을 위한 핵심 근거가 될 전망이다.
 | | 김원일 애스톤사이언스 연구소장(CSO) (사진=애스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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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투약 완료…10월 1차 결과 공개 애스톤사이언스는 HER2 발현 위암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AST-301 임상 2상을 진행했다. 수술과 표준 보조항암치료를 마친 환자에게 AST-301을 3주 간격으로 3회 또는 6회 투여하고 안전성과 면역반응, 재발 양상을 비교하는 연구다. 모든 투약은 끝났고 독립적인 외부 분석기관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김원일 애스톤사이언스 연구소장(CSO)은 지난 2일 경기 하남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AST-301 임상 2상의 마지막 환자 투약을 마쳤고, 장기 관찰을 필요로하는 변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1차 평가변수 분석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잠금도 끝났다”며 “오는 10월 분석 결과를 받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AST-3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위암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았고 현재 위암 적응증으로는 신속심사를 검토 중이다. 향후 나올 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신속 심사와 혁신신약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상 2상에서는 표준치료법 종료 이후 추가 치료없이 집중관찰 중인 환자를 대상으로, AST-301을 3회 투여한 환자군과 6회 투여한 환자군의 결과를 비교해 후속 임상에 적용할 투여 횟수를 결정한다. 임상은 오픈라벨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추가 치료없이 관찰만 하는 환자와의 효과 차이는 기존에 발표된 대규모 확증 임상연구 성적과 간접 비교할 예정이다.
전체 연구는 마지막 환자의 1년 추적관찰이 끝나는 내년 3월 최종 마무리되며, 오는 10월에는 안전성과 함께 두 투여군의 재발 및 무질병생존기간(DFS), 투약 후 면역반응을 모니터링할 주요 바이오마커 결과를 공개한다.
HER2를 겨냥한 기존의 대표 치료제로는 항체치료제 ‘허셉틴’과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블록버스터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가 있다. 이들 약물은 HER2에 직접 결합하거나 신호를 차단해 암세포를 공격하며 HER2 양성 위암 치료에 사용된다.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HER2 발현이 감소하거나 표적 부위가 변하고, 다른 성장 신호가 활성화되면서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약물별로 심장독성이나 간질성 폐질환 등의 부작용도 있어 병용요법시 환자의 상태와 중복 독성을 고려해야 한다.
AST-301은 HER2에 직접 작용하는 이들 치료제와 달리, 면역체계를 거쳐 암세포를 공격한다. 백신이 HER2를 인식하는 T세포를 활성화하면 이들이 체내를 돌며 HER2를 발현한 암세포를 찾아 제거한다.
김 소장은 “AST-301은 암세포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이 아니어서 다른 항암제와 병용하기 쉽고, HER2 표적치료제에서 나타나는 내성 부담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HER2의 세포 내 영역을 표적으로 삼는 데다 암세포가 파괴되는 과정에서 면역반응이 다른 암 항원으로까지 넓어질 수 있어 HER2 발현이 감소하더라도 항암 면역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모더나는 개인맞춤형 전략, 애스톤은 범용 전략 최근 모더나와 MSD의 개인맞춤형 메신저리보핵산(mRNA) 암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진’이 키트루다와 병용한 흑색종 임상 3상에서 주요 평가지표를 충족하면서 치료용 암백신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커졌다. 그동안 암백신은 면역반응을 일으키고도 실제 재발과 생존기간을 개선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지만, 모더나가 후기 임상에서 재발 억제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하나의 치료 방식으로 인정받을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김 소장은 “모더나의 결과는 특정 mRNA 후보물질의 성공을 넘어 치료용 암백신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새로운 치료법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암백신 전반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과 AST-301은 암 항원 정보를 체내에 전달해 해당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는 T세포를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같다. 그러나 모더나는 환자마다 종양 변이를 분석해 여러 신생항원을 선정하는 개인맞춤형 mRNA 백신인 반면, AST-301은 여러 위암 환자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HER2의 세포 내 영역을 담은 플라스미드 DNA(pDNA) 백신이다. 미리 생산해두고 조건에 맞는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다.
김 소장은 “AST-301은 미리 대량생산해 장기 보관할 수 있고 외래에서 간단히 투여할 수 있어 가격과 환자 접근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상업화시 현재 암 치료 항체가 가진 보편적인 가격 범위 안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것”고 강조했다.
플랫폼 수익 사업 추가해 IPO 준비 애스톤사이언스는 항원결정기 발굴 플랫폼 Th-Vac의 사업화도 확대하고 있다. 항원결정기는 항원 전체에서 T세포 등 면역체계가 실제로 표적으로 인식하는 일부 조각이다. 같은 암 항원에도 면역반응을 강하게 일으키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섞여 있어 어떤 항원결정기를 선택하느냐가 암백신의 성능을 좌우한다.
Th-Vac은 고도화된 인실리코 프로그램 ‘ASEP’으로 후보 항원결정기를 예측한 뒤 사람의 면역세포와 동물모델에서 실제 T세포 반응을 검증한다. 회사는 이 과정을 통해 무수한 단백질 조각을 일일이 시험해야 했던 기존 탐색 방식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 탐색부터 초기 리드물질 도출까지 약 6개월, 추가 최적화와 전임상을 거쳐 임상시험 진입을 준비하기까지는 총 1년 6개월~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모델은 파트너사가 연구비를 부담하고 초기 데이터를 확인한 뒤 기술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선행연구 조건부 기술이전’(option-to-license) 방식이다. 애스톤사이언스는 이 과정에서 계약금과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판매 로열티를 받는다.
회사는 2023년 중국 아보젠과 첫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스페인 써테스트 바이오텍, 미국 기업 및 국내 제약사와 mRNA 기반 치료제 연구·개발 계약을 맺었다. 관련 계약을 통해 올해 상반기부터 일부 수익이 발생했으며, 일부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식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과거 기술성평가 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당시에는 AST-301 임상 2상 초기 환자 모집 단계였고 플랫폼 계약도 한 건에 그쳤지만, 현재는 AST-301 투약을 모두 마치고 주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복수의 플랫폼 계약과 관련 수익도 확보했다. 회사는 이를 토대로 내년 하반기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는 목표다.
정인혁 애스톤사이언스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는 “과거 기술성평가 때보다 주력 파이프라인의 임상 단계와 플랫폼 사업화 성과가 모두 진전됐다”며 “AST-301 데이터와 복수의 플랫폼 계약을 바탕으로 올 연말 기술성평가, 내년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스톤사이언스는 최근 벤처캐피털(VC)의 바이오 투자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당초 목표액을 웃도는 396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투자파트너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 CKD창업투자, 데일리파트너스 등이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