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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생선비린내증후군 환자에게 계란도 먹지 말고 고기도 먹지 말라고 하는 건 현실적인 치료법이 아니다. 사람은 먹고 살아야 한다.”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가 지난 22일 윤상선 바이오미 대표이사 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의학박사)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들은 말이다.
 | | 윤상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의학박사) 겸 바이오미 대표이사. (사진=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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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 트리메틸아민을 없애다 윤 대표는 희귀질환인 생선비린내증후군(TMAU·Trimethylaminuria) 치료제 후보물질 ‘BM109’를 설명하면서 “질병의 원인을 피하라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핵심은 장에서 만들어지는 원인물질을 직접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미의 생선비린내증후군 치료제 BM109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임상에 본격 착수한다. 이번 임상은 생선비린내증후군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미국 예일대병원과 메이요클리닉에서 진행된다. 희귀질환 특성을 고려해 위약군은 두지 않으며 주요 평가변수는 소변 내 트리메틸아민(TMA) 감소와 삶의 질 개선이다.
그는 “BM109는 인체 유래 미생물이라는 점에서 독성시험 부담을 크게 줄였고 FDA로부터 환자 대상 직접 투약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며 “TMAU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을 확인한 뒤 만성신장질환(CKD), 심혈관질환(CVD)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선비린내증후군이란 장내 미생물이 음식 속 콜린과 카르니틴, 베타인, 레시틴 등을 분해하면서 만든 TMA가 땀과 소변, 호흡으로 배출되며 생선 썩는 듯한 냄새를 유발하는 희귀질환을 말한다. 문제는 TMA의 원료가 되는 성분들이 일상적인 식생활에 널리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환자들은 저콜린 식단을 유지하려 노력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으로 알려졌다. 계란과 육류, 생선, 콩류 등 다양한 식품이 TMA 생성의 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술이 문제라면 금주나 절주를 하면 되지만 생선비린내증후군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며 “먹는 것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은 환자 삶의 질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생선비린내증후군 환자들의 고통은 단순한 체취 문제가 아니다. 냄새가 사라지지 않아 대인관계를 피하고 직장생활과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는 “해외 환자들로부터 직접 이메일을 받고 있다”며 “수많은 의사를 만났지만 자신의 질환을 이해하는 의사를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향수나 샤워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몸 안에서 계속 TMA가 만들어지고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미가 선택한 해법은 식단 제한이 아니라 ‘장내 TMA 제거’다. 음식물이 장으로 들어오면 기존 장내 미생물이 TMA를 만들고 투약된 BM109가 같은 장내 환경에서 이 TMA를 다시 분해한다. 즉 ‘음식물 → 장내 미생물 → TMA 생성 → BM109에 의한 TMA 제거’라는 흐름을 형성했다.
윤 대표는 “TMA가 만들어지는 것을 완전히 피할 수 없다면 만들어지는 바로 그 장소에서 제거하면 된다는 발상”이라며 “BM109는 장에서 원인물질을 직접 분해하는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 | 음식 속 콜린·카르니틴 등의 성분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TMA로 변하고, 이후 간에서 TMAO로 전환된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TMAO가 체내에 축적돼 만성신장질환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미의 BM109는 장에서 TMA를 분해해 이러한 과정 자체를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공=바이오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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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효소로 트리메틸아민 완전 분해 BM109는 흔히 말하는 유산균 제품과는 다르다. 유산을 생성하는 균이 아니기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할 수 없고 의약품으로 개발해야 하는 살아있는 미생물생균치료제다.
그는 “BM109는 고농도로 배양한 뒤 동결건조해 원료의약품을 만들고 최종적으로 경구용 캡슐 형태로 제형화한다”며 “임상 프로토콜상 하루 두 차례, 아침과 저녁 식전 30분에 복용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임상용 치료제 생산은 종근당바이오가 맡는다. 균주를 기반으로 마스터셀뱅크와 워킹셀뱅크를 구축한 뒤 배양·동결건조·제형화 과정을 거치는 방식이다.
BM109의 핵심으로 TMA를 분해하는 대사 경로가 꼽힌다. 윤 대표에 따르면 BM109는 TMA를 이산화탄소 등으로 대사하는 11개 효소 경로를 갖고 있다. 분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 가운데 이처럼 완성도 높은 TMA 분해 경로를 가진 균주는 매우 드물다.
윤 대표는 “BM109를 분리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며 “대다수 사람들의 장에는 TMA를 만드는 미생물은 있지만 이를 충분히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은 많지 않다. BM109를 대량 배양해 약으로 투여하면 장내에서 TMA를 낮추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쟁 기술과의 차별성도 뚜렷하다. 일부 기업들은 TMA 생성 효소를 소분자 약물로 억제하는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소분자 약물은 전신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BM109는 장 안에 머물면서 이미 만들어진 TMA를 직접 제거하고 이후 분변으로 배출되는 방식이다.
윤 대표는 “TMA 생성 효소를 막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BM109는 장에서 만들어진 TMA 자체를 분해한다”며 “표적이 명확하고 작용 장소도 명확하다는 점에서 훨씬 기전 중심적인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희귀질환 넘어 신장질환까지 바이오미가 BM109에 거는 기대는 생선비린내증후군 치료에 그치지 않는다. 윤상선 대표는 다음 목표로 만성신장질환을 정조준했다.
핵심 연결고리로 트리메틸아민 N-옥사이드(TMAO)가 꼽힌다. TMAO란 장내 미생물이 만든 TMA가 몸속에서 한 번 더 변환돼 생성되는 물질을 말한다. 정상적인 사람은 이 과정을 통해 악취가 나는 TMA를 냄새가 거의 없는 TMAO로 바꾸기 때문에 생선 썩는 듯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반면 생선비린내증후군 환자는 이 과정에 이상이 생겨 TMA가 충분히 처리되지 못하고 땀과 소변, 호흡으로 배출되면서 특유의 악취를 유발한다.
최근에는 TMAO가 단순히 냄새와 관련된 물질이 아니라 만성신장질환과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TMAO가 소변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혈액 속에 쌓이고, 이렇게 축적된 TMAO는 신장 조직을 딱딱하게 굳게 만드는 섬유화를 촉진해 신장 기능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그는 “TMAO는 혈관에서는 동맥경화와 관련이 있고 신장에서는 섬유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BM109는 장에서 TMA를 제거해 결과적으로 TMAO 생성 자체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BM109는 기존 만성신장질환 치료제를 대체하기보다는 병용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만성신장질환 환자들은 혈압을 조절하거나 신장의 부담을 줄이는 약물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BM109는 여기에 더해 혈액 속 유해 대사물질인 TMAO를 낮추는 역할을 맡는다는 구상이다.
윤 대표는 “기존 치료제가 신장을 물리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면 BM109는 독성 대사산물의 부담을 줄여 화학적으로 신장을 보호하는 개념”이라며 “장 안에서 작용한 뒤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에 기존 약물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러브콜 이어져”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해외 제약사들과 협의를 이어오고 있으며, 일부 기업과는 비밀유지계약(CDA)을 체결한 상태”라며 “특히 BM109를 만성신장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신기술로 평가하는 곳들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미는 생선비린내증후군 임상을 시작으로 향후 만성신장질환과 심혈관질환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의 미생물 치료제로 여러 질환에 도전하는 플랫폼 전략인 셈이다.
사업화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올가을부터 영국의 비에이피(BAP) 파마와 함께 환자 맞춤 공급 프로그램(NPP·Named Patient Program) 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아직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신약이라도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도다.
윤 대표는 “희귀질환 환자들은 치료 선택지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며 “NPP를 통해 실제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임상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향후 기술성 평가와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그동안 많은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이 ‘유익균을 늘리면 건강에 좋다’는 다소 추상적인 접근에 머물렀다”며 “바이오미는 질병을 일으키는 핵심 원인물질인 TMA를 직접 겨냥하고 제거하는 명확한 기전을 제시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BM109는 단순히 생선비린내증후군 치료제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만성신장질환과 심혈관질환 환자의 건강을 개선하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성장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