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온코크로스(382150)가 적응증 탐색 사업인 ‘약물평가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온코크로스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랩터AI’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르면 내년 분기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AI 신약 개발사 ‘리커전 파마슈티컬스’가 랩터AI와 같은 방식의 분석을 추가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온코크로스는 사업에 대한 확신을 더욱 굳히는 모양새다.
 | 김이랑 온코크로스 각자대표. (사진=온코크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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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온코크로스의 올해 예상 매출은 36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10억7000만원이며 모두 약물평가서비스를 통해 확보했다. 올해도 약 75% 가량의 매출이 약물평가서비스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금액은 27억원 가량이다.
계약 건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JW중외제약, 카인사이언스와 체결한 계약 2건에 이어올해는 국내 5건, 해외 1건 등 총 6건의 약물평가서비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코크로스의 약물평가서비스는 치료제의 최적 적응증 또는 병용 약물을 스크리닝하고 질병별 맞춤 치료 약물을 탐색하는 서비스다. 기존 개발 중이던 적응증 이외 추가적인 적응증을 도출해 약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또 이미 특허가 만료된 치료제라도 병용 약제를 발굴하고 후속 특허를 등록시켜 보호받는 기간을 연장하는 전략이 다수 사용되고 있는 만큼 약물평가서비스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온코크로스에 따르면 내년에는 약물평가서비스 매출이 70억원을 넘어서면서 분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2027년에는 135억원까지 성장하며 연간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2028년은 국내 19건 및 해외 13건 수주를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기대되는 매출은 205억원 가량이다.
김이랑 온코크로스 각자대표는 “올해는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다수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만나면서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RNA 전사체 분석으로 차별화온코크로스의 약물평가서비스 중심에서는 자체 개발한 ‘랩터AI’가 있다. 랩터AI는 RNA 전사체 데이터를 통해 후보 물질과 의약품의 추가 적응증을 탐색하는 AI 플랫폼이다. 온코크로스는 지난해 계약을 체결한 JW중외제약 이외에도 보령, 동화약품, 제일약품, 에스티팜 등과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고, 이를 통해 랩터AI는 이미 가치를 입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온코크로스는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 계약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인 만큼 글로벌 무대에서 약물평가서비스를 비롯해 AI 신약 개발사로 이미 자리잡은 리커전 파마슈티컬스를 넘어야 한다. 리커전은 세포 이미지 분석에 특화된 AI 모델 ‘페놈베타’를 보유 중이다. 이 모델은 사람 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미세한 세포 변화까지 감지하는 등 이미지를 중심으로 약물 후보 물질을 발굴한다.
온코크로스 랩터AI는 RNA 기반의 전사체 분석이 이미지 중심의 분석보다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RNA 전사체 데이터는 치료제 투여시 유전자 발현 변화를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 유전자 네트워크, 대사 경로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반면, 이미지 기반 분석의 경우 세포 외형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정확성 측면에서 RNA 전사체 데이터 대비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근 리커전이 기존 이미지 분석 뿐 아니라 랩터AI와 같은 ‘RNA 전사체 분석’을 추가로 도입하고 있는 만큼 랩터AI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리커전이 기존 이미지 방식에 더해 RNA 전사체 분석을 추가로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약물평가 방식에 더 확신을 갖게 됐다”라며 “AI라는 것이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더 정확한 약물평가를 위해 이미지 분석 외 다른 방법 추가를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희귀질환 등 학습 데이터 늘리기 위한 방안도랩터AI의 경우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통해 공개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AI 모델 학습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고품질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랩터AI 역시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양질의 데이터는 분석 능력과 직결된다.
온코크로스는 700여종의 질병 코호트 데이터와 2만5000여종의 화합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랩터AI 성능 향상을 위해 암을 중심으로 한 희귀 난치성 질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 중이다. 하지만 희귀질환의 경우 질병 특성상 공개된 데이터 소스 및 연구자료가 많지 않아 데이터 축적에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온코크로스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김 대표는 “랩터AI 성능을 더 높이기 위해 희귀질환 환자 데이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