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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토모큐브(475960)가 단순 실적 규모 확장과 함께 실적 퀄리티를 바꾸는 전환점에 섰다. 장비 판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소모품과 AI 분석 모듈 구독, 오가노이드 분석 솔루션, 나아가 의료기기 영역까지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면서 올해 영업흑자 전환과 2028년 매출 1000억원 목표 달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출장차 미국을 방문 중인 박용근 토모큐브 대표는 12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실적 호조는 신규 라이프사이언스 연구장비 출시와 주력 현미경 제품군 판매 증가가 핵심 배경”이라며 “특히 고객들의 상위 모델 선호 현상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 | 박용근 토모큐브 대표.(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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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장비 상위 모델 업그레이드 수요” 토모큐브는 지난해 매출 113억원, 영업적자 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매출 59억원 대비 90.3% 증가한 수치이며,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88억원에서 56억원으로 36.5% 줄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다. 회사는 기존 HT-X1에 이어 고가 모델 ‘HT-X1 Plus’와 소형 모델 ‘HT-X1 미니’를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다. 실적 개선 흐름 속에서 회사 측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는 고객들의 상위 모델 업그레이드 수요였다.
토모큐브는 세포 분석 시장에서 혁신 기술로 판도를 뒤엎었다. 그동안 세포 분석은 화학적 염색 방식으로 형광 신호로 인한 광독성 문제가 발생, 세포 손상 및 변형 문제가 한계로 지적됐다. 특히 2D 세포 분석으로는 세포의 복잡한 3D 구조 파악이 어려웠다. 반면 토모큐브 홀로토모그래피는 정밀한 굴절률로 세포 내 소기관까지 비표지로 관찰할 수 있고, 두꺼운 세포 조직도 염색 없이 한 번에, 장시간 측정하는 유일한 기술이다.
박 대표는 “기본 모델인 HT-X1을 구매했거나 구매를 검토하던 고객들이 데모 장비 구매 이후 가격이 더 높음에도 플러스 제품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플러스는 측정 속도가 6배 빠르고 측정 영역이 4배 넓어 연구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 판매량 증가를 넘어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실적을 견인한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로 장비 판매에서 발생했지만, 향후에는 반복 매출 구조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는 “장비 판매 후 일정 시차를 두고 소모품 매출이 발생하고, 1~2년이 지나면 AI 분석 모듈을 구독 형태로 사용하는 고객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장비→소모품→AI 소프트웨어 구독으로 이어지는 ‘락인(lock-in)’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중국과 미국 등에서 토모큐브의 홀로토모그래피 플랫폼과 유사한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시장을 단기간에 추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는 홀로토모그래피 기반 현미경 장비에 대한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하드웨어뿐 아니라 HT 장비로 획득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 주요 시나리오까지 특허를 확보했다.
박 대표는 “2세대 홀로토모그래피(HT)는 두꺼운 오가노이드 샘플까지 고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도록 이론적 기반부터 새로 정립한 기술”이라며 “원천 이론을 포함한 특허를 글로벌 주요 국가에 출원·등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가 하드웨어 특허를 일부 우회하더라도 AI 분석 특허에서 다시 장벽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일부 기업들은 특허를 피하기 위해 영상 품질을 낮추는 전략을 택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오가노이드 분석, ‘동물실험 대체’ 수요 선점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기반으로 주목받는 또 다른 영역은 오가노이드 분석이다. 기존 염색 기반 방식은 샘플을 고정·사멸시킨 뒤 한 시점만 측정이 가능했지만, HT는 살아 있는 상태에서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를 영상처럼 연속 분석할 수 있다. 죽은 오가노이드의 단순 크기 측정은 일반화돼 있지만, 살아 있는 오가노이드를 정밀 분석하는 기술은 토모큐브가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살아 있는 오가노이드를 여러 시점에서 측정하는 기술에 대한 요구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토모큐브 기술은 살아 있는 오가노이드의 기본적인 크기 분석은 물론 내부 소기관 구조까지 고해상도로 분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바이오 기업과 오가노이드 분석 관련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단순 이미징 제공이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이 실제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분석 지표를 함께 정의하고 이를 소프트웨어와 결합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2년 전부터 잠재 고객사들과 필요한 분석 항목을 발굴해왔고, 현재도 추가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라며 “궁극적으로는 CRO나 제약사가 토모큐브 장비와 AI 소프트웨어를 함께 도입하는 모델이 가장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모큐브는 올해 오가노이드 분석에 특화된 신규 장비를 출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오가노이드 분석에 최적화된 신규 장비 ‘HT-X1 MAX’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존 장비 대비 분석 효율성과 데이터 확보 속도를 한층 끌어올린 모델”이라고 말했다. 동물실험 대체 흐름 속에서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평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맥스가 해당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전략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산부인과 의료기기도 출시…2028년 매출 1000억 목표 바이오 외 영역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는 모듈 형태로 공급하고, 파트너사가 이를 장비화해 생산라인에 적용하는 구조다. 박 대표는 “반도체 분야는 장비 완제품 판매가 아니라 모듈을 제작해 파트너사에 공급하는 방식”이라며 “NDA로 구체적인 고객사는 밝히기 어렵지만, 여러 잠재 고객사와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2년 전 제시했던 로드맵대로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확장 축은 산부인과용 의료기기다. 수정란과 난자 내부 구조를 정밀 분석해 선별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그는 “현재는 염색이 불가능해 그림자 기반 현미경으로 의사가 판단하는데 정확도가 40~50% 수준”이라며 “HT와 AI를 결합하면 보다 객관적인 선별 보조 지표를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연구장비 기업에서 의료기기 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토모큐브는 2028년 매출 1000억원을 상징적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박 대표는 “매년 두 배 성장이라는 도전적인 가정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증권신고서상 제시한 수치는 초과 달성하고 있다”며 “지금의 성장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8년 매출 1000억원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올해 최우선 목표로 BEP 달성을 강조했다. 토모큐브는 지난해 4분기 분기 기준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장비 판매 확대와 비용 효율화가 맞물리면서 영업적자 폭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만큼, 연간 기준 흑자 전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핵심은 반복 매출 비중 확대와 플랫폼화 속도다. 장비 설치 기반이 늘어날수록 소모품과 AI 구독 매출이 누적되는 구조, 여기에 오가노이드와 난임 진단 등 신규 응용 분야 확장이 더해질 경우 2028년 매출 1000억원 목표는 ‘공격적 수치’에서 ‘현실적 시나리오’로 전환될 여지도 있다는 평가다. 올해 ‘맥스’ 출시와 의료기기 진전이 기업가치 재평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