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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제네릭에 제네릭을 더했을 뿐인데, 결과는 2가 아니다. 1+1이 5가 되고, 때로는 10이 되는 개량신약 마법이 시작된다.
알리코제약(260660)의 ALC-2209는 몬테루카스트와 항스타민제를 합친 복합제다. 이 치료제 효능은 ‘1+1=5’가 되고, 시장 가치는 10 이상이다.
3일 회사에 따르면, 알리코제약은 ALC-2209에 대해 약물상호작용(DDI)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해당 연구는 연내 종료될 예정이다. 이후 알리코제약은 이 치료제에 대해 내년 생물학적동등성 임상시험, 오는 2027년 임상 3상, 2028년 상업화 순서로 진행할 계획이다.
 | 정상영 알리코제약 중앙연구소장(상무). (사진=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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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는 지난 1일 정상영 알리코제약 중앙연구소장(상무)을 단독 인터뷰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ALC-2209 개발 목적을 살피고, 시장 가치를 짚어봤다.
비염 환자 40%가 천식 동반…통합 치료 해법은 복합제 몬테루카스트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에 주로 사용하는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류코트리엔 수용체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류코트리엔은 천식 발작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머크가 최초 개발했고, 시장에선 싱큘레어로 알려졌다.
항히스타민 역시 염증 매개 물질이다. 항스타민이 분비되면 재채기, 콧물, 가려움, 위산 분비 등이 유발된다. 항스타민제는 히스타민과 수용체 결합을 막는 치료제다. 알레르기 환자에게 흔히 쓰인다.
정 소장은 “두 치료제는 서로 다른 염증 매개 경로를 표적한다”며 “그 결과, 두 치료제를 병용하면 기전 보완으로, 상승 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알레르기 비염 및 천식’(ARIA, Allergic Rhinitis and its Impact on Asthma) 국제가이드라인에선 항스타민제 단독으로 비염, 천식이 조절이 안 될 경우 몬테루카스트를 추가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ARIA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원 아래 국제 전문가들이 만든 합의 지침이다.
정 소장은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은 하나의 기도 질환”이라며 “알레르기 비염 환자 40%에서 천식이, 천식 환자 70~80%에서 비염 증상이 동반된다. 두 질환을 통합·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LC-2209는 이 둘을 합친 치료제다.
단순 복합제 아닌 ‘3중작용’ 혁신 치료제” ALC-2209가 단순히 두 치료제를 합쳐 놓은 약물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ALC-2209는 치료제를 각각 복용했을 때와 비교해 위험은 낮추면서 효능은 극대화했다.
우선, 항스타민제 종류가 다양하다. 크게는 1세대, 2세대 제제로 나뉘며, 세부적으로도 다양한 치료제가 있다.
구체적으로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클로르페니라민, 디펜히드라민, 하이드록시진 등이 있다. 2세대는 로라타딘, 세티리진, 레보세티리진, 펙소페나딘, 에바스틴, 베포타스틴, 루파타딘 등이 있다.
항히스타민제마다 작용 기전, 부작용, 추가 효과 등이 다르다. 질환, 환자 상태에 따라 약물을 구분해야 한다.
ALC-2209에 사용된 루파타딘은 기존 항스테민제인 레보세티리진이나 베포타스틴보다 비염 증상 개선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루파타딘엔 혈소판활성인자(PAF)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혈소판활성인자는 혈관 투과성을 증가시킨다. 혈관이 새면서 콧물, 코막힘이 심해진다. 또 염증이 혈관을 통과해 온몸으로 확산한다.
요컨대 ALC-2209를 복용하면 ‘몬테루카스트+항히스타민+RAF 억제’ 등 3중작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만큼 콧물·코막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실제 동물실험에서도 ALC-2209는 개별적인 약물을 각각 투여하는 것 대비해서 염증 수치를 크게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레보세티리진 넘어선 루파타딘…임상 3상서 경쟁우위 자신 국내에서 ‘몬테루스트+항히스타민’ 복합제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몬테루카스트+레보세티리진’ 조합의 복합제 처방액은 지난 2022년 123억원, 2023년 160억원, 지난해 243억원 순으로 연 평균 40% 성장세를 나타냈다.
알리코제약의 기대도 여기에 있다. 경쟁사가 사용한 항히스타민제 레보세티리진보다 알리코제약의 루파티딘 효능이 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 소장은 “문헌조사 결과, ALC-2209 복합제가 ‘레보세티리진+몬테루카스트’ 조합보다 더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며 “향후 임상 3상에서 이 같은 결과를 재현한다면 고성장하는 ‘몬테루카스트+항히스타민제’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ALC 2209는 약가 산정에도 유리해 매출, 수익 측면에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제네릭 의약품은 동일 성분·동일 제형으로 20개 이상 품목이 시장에 진입하면, 후발 제품은 약가 인하를 적용받는다”며 “단순 제네릭으로 시장 진입하면 가격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LC-2209는 임상적·제제적 차별성이 인정되는 제품은 개량신약으로 분류된다”며 “이 경우 상대적으로 우월한 약가 산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알리코제약은 지난해 매출 1904억원, 영업손실 5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정 소장은 “약물 상호간섭을 최소화하고, 투약 편의성을 높인 복합제는 환자, 의사 모두 선호도가 높다”면서 “개발 기간 단축을 위해 생물학적동등 임상시험과 3상 임상 병행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