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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바이젠셀(308080)이 핵심 파이프라인 NK/T세포림프종 치료제 ‘VT-EBV-N’의 임상 2상 최종 결과를 발표한 이후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1차 평가지표는 충족했지만 2차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 시장에 혼선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문제가 된 2차 지표 수치를 완전한 실패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본다. 결국 관건은 이번 임상 데이터로 회사가 추진 중인 조건부 허가가 가능하느냐는 점인데 이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 | 바이젠셀 주가 추이.(자료=네이버페이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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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2차 지표, 실패 단정 어려워” 바이젠셀은 지난 24일 VT-EBV-N 임상 2상 최종결과보고서(CSR)를 발표한 이후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요동쳤다. 발표 당일 주가는 전일 대비 23.95%(1930원) 하락한 6130원에 마감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5일에는 전일 대비 29.85%(1830원)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26일에도 장중 상한가를 터치했지만 결국 전일과 같은 7960원에 장을 마쳤다.
이 같은 변동성은 임상 2상 결과에 대한 시장 해석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신약 임상에서는 1차 지표 달성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여겨진다. 바이젠셀은 이번 시험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투자심리는 크게 흔들렸다. 포인트는 2차 지표였다. 2차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한 점이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했다.
바이젠셀 발표에 따르면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2년 무질병생존율(DFS) 분석 결과, 투여군은 95.00%를 기록했다. 대조군의 무질병생존율이 77.58%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17%포인트(p) 높다. 이번 임상 설계에서 NK/T세포림프종 치료의 핵심으로 재발 억제, 즉 무질병생존기간 개선이 꼽힌다. 질환 특성상 재발 여부가 예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1차 지표 달성은 의미 있는 결과라는 것이 바이젠셀 측 판단이다.
2차 지표로 설정된 전체생존율(OS) 역시 중요한 변수로 여겨진다. 분석 결과 시험군에서는 사망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대조군에서는 4명(16.0%)의 사망이 확인됐다. p값은 0.0580으로 통계적 유의성 기준(0.05)을 충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험군이 100% 생존을 유지하며 개선 경향을 보인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유의성 미달이라는 결과 중심으로 받아들였다.
바이오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2차 지표 결과를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 바이오 벤처캐피털(VC) 심사역은 “1차 지표를 충족했고 2차 지표도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완전한 실패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항암제 임상 특성상 단순 통계 수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특히 시험군에서 사망 사례가 없었다는 점은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배경에 대해서도 그는 “환자 수가 적어 통계적으로 불리한 조건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임상은 총 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2년 추적 관찰 결과다. 통상 무작위배정 방식의 항암제 임상 2상은 80~200명 규모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VT-EBV-N이 희귀 NK/T세포림프종 치료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무작위배정 설계에서 OS까지 통계적으로 확정하기에는 표본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젠셀 관계자 역시 “이번 OS 결과는 실패라기보다는 사건 수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석이 이뤄진 데 따른 영향이 크다”며 “시험군에서 사망 사례가 발생하지 않아 비교 가능한 사건 수 자체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p값이 0.058로 통상적 기준에 근접했고 생존 곡선 분리 양상도 일관되게 나타났다”며 “추가 추적 관찰이 이어질 경우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건부 허가 가능성은…렉라자·큐로셀과는 다른 상황 관건으로 2차 지표의 통계적 유의성 미달이 조건부 허가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꼽힌다. 일각에서는 단독 임상 2상 자료만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은 국내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 그리고 2차 지표에서 약점이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불확실성을 제기한다.
국내에서 항암제가 임상 2상 종료 후 조건부 허가를 획득한 사례는 사실상 한 차례에 불과하다. 2021년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임상 2상 자료를 기반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이후 큐로셀이 CAR-T 치료제 안발셀을 조건부 허가 트랙으로 신청한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대조군이 없는 단일군 임상 설계로 진행돼 임상 3상을 거치지 않고 정식 허가 트랙으로 신청했다.
렉라자의 경우 VT-EBV-N과는 상황이 다소 달랐다. 2차 지표 이슈가 없었고 조건부 허가 신청 당시 글로벌 빅파마 얀센에 기술이전이 완료돼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즉, 2상 데이터 기반 허가였지만 후속 확증 임상이 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독 2상 승인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2차 지표 미충족이 치명적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규제기관의 판단은 통계적 해석을 넘어 질환의 중증도, 치료 대안 부재, 임상적 유효성 및 안전성 종합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조건부 허가 가능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바이젠셀 관계자는 “국내에서 항암제가 임상 2상 자료만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은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조건부 허가는 전례 여부보다 질환의 중증도, 미충족 수요,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 자료의 충분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임상은 무작위·이중눈가림·위약대조 설계로 수행됐고 환자에서 의미 있는 재발 감소와 생존 개선 경향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규제기관과 충분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며 최종 판단은 당국 심사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