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AI 신약개발 기업 갤럭스가 자사의 단백질 설계 플랫폼 ‘갤럭스 디자인’(GaluxDesign)을 활용해 8개 치료 타깃에 대한 항체 설계 성과를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 3월, 6개 타깃에 대한 드노보(de novo, 완전히 새로운) 항체 설계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플랫폼의 확장성과 정밀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다.
이번 보고에서는 PD-L1, HER2, EGFR(S468R), ACVR2A/B, FZD7, ALK7, CD98hc, IL-11 총 8개 타깃 단백질에 대한 항체 설계 성공 사례를 다루었다. 특히 알려진 항원-항체 구조 정보가 없는 항노화 타겟 IL-11에 대한 항체 설계에 성공해, 플랫폼이 완전히 새로운 항체를 설계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하였다. 나아가 IL-11에 대해서는 다양한 결합 부위(epitope)에 작용하는 항체를 도출하며 기능적 다양성까지 설계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 갤럭스디자인을 통해 설계된 항체들이 8개의 치료 타겟에 결합함을 나타내는 실험 결과(사진=갤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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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스는 이번에 초기 단편 형태(scFv)에서 타깃 단백질에 대한 결합이 확인된 항체들이 완전한 항체 형태(lgG)에서도 높은 결합력과 안정성을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EGFR-S468R, FZD7 타깃에 대해서는 1개 또는 2개의 아미노산 차이만으로도 특정 돌연변이나 유사한 단백질을 구별하여 목표 타깃에 정밀하게 결합하는 항체 설계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성과는 설계된 PD-L1 항체의 구조 검증이다. 투과전자현미경(Cryo-EM)을 활용한 PD-L1과 항체의 결합 구조 분석 결과, 인공지능이 설계한 항체(GX-aPDL1-3)가 기존에 보고된 어떤 PD-L1 항체와도 다른 결합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설계 단계에서 의도된 모델 구조와 실제 실험 구조가 원자 단위 수준(iRMSD 1.1A)으로 일치함을 확인했다. 이로서 갤럭스 디자인이 원자 수준의 정밀한 설계 역량을 가지고 이를 기반으로 항체를 설계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 원자 단위 수준(iRMSD 1.1A)에서 일치하는 인공지능이 설계한 항체의 모델 구조(좌)와 실제 실험 구조(우)의 모습(사진=갤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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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는 다양한 질병을 겨냥한 치료제 개발의 핵심 도구다. 그러나 기존 개발 방식은 동물 면역 반응이나 대규모 라이브러리 스크리닝에 의존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목표하는 정밀 항체를 확보하는 성공률도 낮았다. 이번 연구는 AI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석차옥 갤럭스 대표는 ”우리 기술은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의 정밀 치료제 설계를 통해 효능을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줄임으로써 후속 개발 단계의 성공률을 높이고, 신약 개발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며 ”이제는 약물이 우연히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목적과 의도에 따라 정밀하게 설계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환자들에게 더 안전하며, 더 효과적인 치료제를 제공하는 미래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갤럭스는 현재 GPCR, 이온 채널 등 전통적인 항체 발굴 방식으로는 공략하기 어려웠던 타겟 단백질로 항체 설계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다양한 제약사와의 협력을 통해 AI가 설계한 정밀 항체가 빠르게 임상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