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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에스티큐브는 지난달 20일 자사 면역항암제 넬마스토바트의 대장암 상업용 임상 1b/2상에서 환자 투약을 개시했다.
해당 임상은 전이성(MSS)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환자는 1b상 6~18명, 2상 52명 등 최대 70명 규모다. 임상은 넬마스토바트 + 론서프(TAS-102) + 아바스틴(베바주시밥) 병용으로 진행된다.
론서프는 경구 화학항암제로 종양세포 DNA에 침투해, 암세포 DNA 복제를 저해한다. 이를 통해 종양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아바스틴은 신생 혈관을 억제하는 항암제다. 암이 성장하기 위해선 새로운 혈관이 필요하다. 아바스틴은 신생혈관을 만드는 성분인 VEGF-A를 표적한다.
현재 전이성 대장암 3차 표준치료제로 레고라페닙, 론서프, 프루퀸티닙, 론서프+아바스틴 등이 쓰이고 있다. 이들 치료제의 객관적 반응률은 레고라페닙 1.0%, 론서프 1.6%, 프루퀸티닙 1.5%, 론서프+아바스틴 8.4% 순이다. 저조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 유승한 에스티큐브 최고과학책임자(CSO)가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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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이데일리는 유승한 에스티큐브 최고과학책임자(CSO)를 통해 넬마스트바트 대장암 임상 성공 가능성을 짚어봤다. 내용은 일문일답 형식으로 구성했고, 답변은 독자 이해를 높이기 위해 쉽게 각색했다.
△화학항암제가 암세포를 모조리 죽일텐데, 병용이 왜 필요한가. -화학항암제를 맞으면 암세포가 YAP1과 BTN1A1을 더 많이 내놓는다. 표적 단백질이 많아지면 넬마스토바트가 붙어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길이 열린다. ‘화학항암제 → YAP1 증가 → BTN1A1도 증가 → 넬마스토바트 효과↑’ 흐름이다.
즉, 화학항암제는 그냥 암세포를 죽이는 게 아니라, BTN1A1과 YAP1을 끌어올려 면역억제 반응 활성화하는 스위치 역할도 한다.
△BTN1A1, YAP1은 각각 무슨 역할하는가. -BTN1A1은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려고 쓰는 신호 단백질이다. 에스티큐브의 ‘넬마스토바트’는 바로 이 BTN1A1을 차단해서 면역세포가 암을 다시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YAP1은 암세포가 빠르게 자라게 하고, 면역을 억제하는 역할도 하는 또 다른 단백질이다. 화학항암제를 맞으면 YAP1 발현이 올라가고, 이게 BTN1A1 발현을 자극하는 메커니즘이 관찰된다.
△화학항암제를 투약하면 왜 YAP1이 증가하는가. 항암제에 의해 암세포 전부 죽어 YAP1이 줄어드는 게 정상 아닌가.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죽이는 독성을 주지만, 완전히 죽지 않은 일부 암세포(또는 암줄기성세포)들은 ‘생존 스위치’를 켠다. 그 스위치가 바로 YAP1이다. 즉, 죽지 않고 살아남은 암세포들이 YAP1을 더 많이 낸다. 일부 암에서 항암제에 반복 노출될수록 YAP1 올라가면서 내성이 생기고 재발 위험도 커진다.
△넬마스토바트는 화학항암제 역효과를 이용한단 얘긴가. -화학항암제를 맞고 YAP1이 올라가면 동시에 BTN1A1도 따라 올라가는 경향이 확인됐다. 넬마스토바트는 BTN1A1을 차단한다. 화학항암제로 BTN1A1 발현이 증가하면 넬마스토바트가 더 강하게 암을 공격할 수 있다..
종합하면, 화학항암제 때문에 일부 암세포가 살아남으려고 YAP1·BTN1A1을 늘리면 →면역세포가 공격할 표적이 증가한다 → 넬마스토바트는 표적(BTN1A1)을 공격해 치료 효능을 극대화한다.
 | 넬마스토바트 대장암 임상 현황 및 표준치료 비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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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매커니즘에 확신이 느껴지는데. -468개의 암세포 샘플을 분석해보니 치료 효과 있는 환자들은 대부분 BTN1A1 발현이 높았고, YAP1도 같이 높으면 치료 효과가 더 좋았다. 이 경우 PD-L1은 낮은 경우가 많았다. 확실한 건 BTN1A1이 없으면 (넬마스토바트) 효과가 떨어졌다.
△BTNA1A 50% 이상을 임상 대상으로 삼은 것도 같은 맥락인가. -종양비율점수(TPS)로 걸러서 효과 없을 환자는 애초에 제외하기로 했다. 환자도 시간 낭비 안 하고 회사도 임상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 이번 임상 설계 핵심이다.
※TPS: 암세포 중 몇 %가 BTN1A1 같은 표적 단백질을 내고 있는지 보는 간단한 지표.
△BTNA1A 50% 이상 환자 비율은. -대장암 환자 중 30~40%가량 될 것으로 본다.
△실제 실험에서 화학항암제 병용 효과를 확인했나. -기존 면역항암제들은 MSS 대장암에서 거의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실험에서 화학항암제(TAS-102)를 (넬마스토바트와) 같이 쓰니 면역반응이 올라갔다. 화학항암제를 맞으면 암세포에서 YAP1이라는 단백질과 BTN1A1이 동시에 늘어났기 때문이다. BTN1A1은 넬마스토바트가 노리는 표적이다. 넬마스토바트 표적인 BTN1A1이 증가하기 때문에 치료제 반응률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상을 어떻게 전망하나. -넬마스토바트는 이미 연구자 주도 대장암 임상에서 꽤 좋은 결과를 냈다. 이때도 무진행생존기간(PFS)이 5개월 이상이 나와 예상치를 상회했다. 글로벌 3차 표준 치료제인 TAS-102(론서프) + 베바시주맙(아바스틴) 병용요법을 써도 PFS 3.5개월에 그친다.
연구자 임상에서 병용투여한 캡사이타빈(젤로다)은 대장암에서 표준 치료제로 쓰여 있지만, 내성이 생기면 효과가 없다 그런데 넬마스토바트를 병용했을 때 다시 반응을 보였다. 연구자 임상에서 캡사이타빈과의 병용으로 기대 이상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TAS-102 + 아바스틴 + 넬마스토바트 조합은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