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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디앤디·지투지 호재...키트루다 뛰어넘은 비만치료제
  • 등록 2025-11-05 오전 9:15:30
  • 수정 2025-11-05 오전 9: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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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10여 년 동안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했던 항암제가 분기별 매출에서 비만·당뇨 치료제에 역전당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연 매출로도 올해 비만·당뇨치료제가 글로벌 1위로 올라설 것이 유력해, 이 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일라이 릴리와 MSD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릴리의 비만·당뇨치료제 터제파타이드가 MSD 항암제 키트루다를 제치고 글로벌 1위 매출을 달성했다. 릴리 3분기 매출은 176억 달러(25조 1486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매출 상승을 이끈 것은 비만·당뇨 치료제인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다.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는 터제파타이드라는 동일 성분으로 각각 비만과 당뇨 치료제 승인받았다. 사실상 동일 제품으로 올해 3분기 매출이 마운자로 65억1000만 달러, 젭바운드 35억8000만 달러로 총 100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43억4000만 달러) 대비 132%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터제파타이드가 매출 기준 글로벌 1위였던 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제쳤다는 것이다. 키트루다는 올해 3분기 81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키트루다는 글로벌 1위 자리를 10여년간 유지해 왔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글로벌 시장 비만약 천하...국내 비만치료제 기업가치도 ‘UP’

올해 연 매출 기준으로도 키트루다는 터제파타이드에 밀려 2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와 3분기 잇따라 비만치료제에 매출 1위 자리를 넘기면서 4분기 큰 폭의 반전이 없는 이상 연 매출 1위 유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란셋에 게재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세계 비만 인구는 10억명 이상으로 1990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5년 비만 인구는 19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도 2024년 300억 달러에서 2034년까지 연평균 13~15% 성장해 13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약가인하라는 악재에도 릴리의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는 폭발적인 매출 상승을 이뤄내고 있다”며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역사적인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더 확대되고, 치료제 개발사들의 성장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만치료제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비만치료제 관련 혁신 기술 기업들의 가치도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비만치료제 관련 혁신 기술 기업으로 꼽히는 한미약품, 디앤디파마텍, 지투지바이오 등의 주가는 연초 대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1월 2일 27만8500원이던 주가가 다양한 혁신 비만치료제 연구 결과를 공개하면서 11월 3일 42만4000원으로 52% 상승했다. 경구용 플랫폼 기술로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인 디앤디파마텍도 올해 1월 2일 4만9100원이던 주가가 11월 3일 28만원으로 무려 470% 올랐다. 장기지속형 기술을 자체 개발한 지투지바이오는 올해 상장, 당시 공모가가 5만8000원이었는데, 11월 3일 18만1500원으로 213%나 뛰었다.

K-비만약 3대장, 차별화 무기로 글로벌 러브콜

전문가들은 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항암제에서 비만치료제로 판도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 국내 비만치료제 기업들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 관계자는 “릴리 비만치료제가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에 올랐다는 것은 비만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사들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받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비만약 개발 관련 기업 중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한미약품, 디앤디파마텍, 지투지바이오다. 한미약품(128940)은 삼중작용 차세대 비만치료제와 GLP-1 기반 비만치료제의 약점을 지운 근육 증가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2025)에서 삼중작용제 ‘HM15275’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최고 투약군에서 단 4회 투약 후 29일 차에 평균 4.81%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고, 43일 차에는 10.64% 체중감소 효과가 관찰됐다.

특히 세계 최초로 근육 증가와 지방 감소를 가능케 하는 비만치료제 ‘HM17321’는 GLP-1을 비롯한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UCN2(Urocortin-2) 유사체다. 한미약품 R&D센터에 내재화된 최첨단 인공지능 및 구조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설계됐다. CRF는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 신호 분자로, 그 수용체 중 CRF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면 지방 감소와 근육 증가, 근 기능 개선 등을 직접 끌어낼 수 있다는 게 한미약품 설명이다. 지난달 FDA에 임상 1상 계획을 신청한 상태여서 글로벌 기업들의 주목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와 노보노디스크, 화이자 등 빅파마의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에 따른 제형 변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인 디앤디파마텍(347850)은 경구용 플랫폼 기술 ‘오랄링크’를 자체 개발했다. 오랄링크 기술이전받아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 멧세라는 화이자와 노보노디스크의 치열한 인수 경쟁 주인공이다. 화이자는 멧세라를 인수하기 위해 73억 달러(10조 원)를 제시했지만, 뒤늦게 뛰어든 노보노디스크는 90억 달러(12조8754억원)를 제시했다. 멧세라가 빅파마에 인수되면 디앤디파마텍의 경구용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돼 기업가치가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만치료제 개발에 있어 경구용 기술과 함께 가장 중요한 기술로 꼽히는 장기지속형 기술을 보유한 지투지바이오(456160)에도 기관은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알려지지 않은 빅파마와 일본 소재 글로벌 기업과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 하루 1번, 일주일에 한 번 투약해야 하는 비만치료제를 한 달에 한 번, 두 달 및 석 달에 한 번 투약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지속형 기술은 비만치료제 개발에 있어 경구용 기술과 함께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며 “국내에서 지투지바이오 등 여러 기업이 마이크로스피어(미립구) 기반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 일라이 릴리, 노보노디스크 등 글로벌 기업들의 파트너사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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