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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의 제약국부론] 서부 금광시대 청바지 파는 바이오 벤처
  • 유전자치료제 핵심 전달체 상용화 단계 국내 유일 바이오 벤처
  • 문홍성 제닉스큐어 대표 "저위험 고수익 바이오 사업모델"
  • 유전자치료제 업체들에 전달체 기술이전,수익배분
  • 임상 필요없는 전달체, 개발비용 및 시간 대폭 단축
  • 국내 메이저 제약사들 기술이전 완료, 공동개발
  • 등록 2025-07-29 오후 1:10:14
  • 수정 2025-08-01 오전 5:20:06
이 기사는 2025년7월29일 13시1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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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류성 바이오플랫폼 센터장] 사업가가 가장 선호하는 사업모델은 대개 저위험 고수익(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바이오 신약사업은 기업가에게 태생적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신약 하나 개발하는데 10여년간 1조원 가량을 투자하더라도 신약 상용화에 성공할 확률은 1만분의 1에 불과하다. 게다가 상용화를 이뤄냈다 하더라도 갈수록 경쟁약들이 포화상태여서 블록버스터로 등극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박사님들, 교수님들은 창업하면 대부분 신약개발만 하시는데, 저는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 신약개발사에 전달체를 파는 플랫폼으로 승부를 걸었다. 미국 서부개척시대 금광 회사를 신약개발사에 비유한다면, 저희는 그런 회사에 청바지와 곡괭이를 파는 것을 사업모델로 삼고 있는 셈이다.”

신약개발이라는 고위험 사업 모델은 비껴가면서, 수익은 극대화할수 있는 묘책을 찾아내 바이오벤처도 저위험 고수익을 이뤄낼수 있는 사업분야라는 것을 실제로 입증하고 있는 기업인이 화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전자치료제의 핵심인 전달체를 개발,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제닉스큐어의 문홍성 대표가 주인공이다.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있어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요인은 치료 유전자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체내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전달체 확보 여부여서 전달체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

제닉스큐어는 지난해 국내 메이저 제약사 C사, N사 등과 물질 이전계약을 체결하고 자체 개발한 유전자치료제 전달체를 제공, 신약을 공동 개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바이오 다크호스다. 제닉스큐어는 인체내 각각의 장기 또는 치료부위에 대한 맞춤형 고효율 및 특이적 전달체를 개발완료,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여기에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나선 글로벌 제약사 로슈, 일라이릴리, 아스텔라스 등과는 전달체의 기술수출을 협의 중이어서 조만간 상당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데일리는 28일 문홍성 대표를 만나 바이오 사업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하이 리스크(고위험) 속성을 어떻게 로우 리스크(저위험)로 바꿀수 있었는지 그 비결을 살펴봤다.

문홍성 제닉스 큐어 대표. 회사 제공
“사업초기에는 유전자 치료제 방식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주력했다. 하지만 몇년을 여기에 몰두했으나 자금은 바닥이 나가는데 워낙 고난이도 분야여서 신약 개발에 별다른 진척이 보이지 않았다. 회사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이때 문대표는 자금력이 열악한 바이오벤처가 어려운 신약개발에 올인한다는 것은 미래가 없는 대책없는 경영전략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한다. 그가 당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다 떠올린 게 특정 DNA를 인체에 전달하는 AAV(아데노부속 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벡터였다. 이 전달체를 단기간 저비용을 들여 개발, 유전자치료제 회사들에 판매하면 회사가 지속 성장이 가능하고, 글로벌 시장도 진출할수 있다고 판단했다. 유전자 치료제를 다년간 개발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전달체에 접목할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전달체는 신약과 달리 임상시험을 하지 않아도 효과만 검증하면 상용화할수 있어 개발기간이나 비용을 대폭 단축할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실제 제닉스큐어는 전달체를 개발, 상용화 단계에까지 진입하는데 3년의 기간동안 7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신약개발과는 기간과 비용적 측면에서 하늘과 땅 차이다.

여기에 전달체는 일종의 플랫폼기술이어서 불특정 다수의 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들에게 지속적으로 라이선스 아웃을 해나갈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요컨대 전달체를 기반으로 신약개발의 고위험 및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저위험 기반 고수익을 낼수 있는 비즈니스 구조로 탈바꿈한 것이다.

“퍼스트 무버(시장 초기진입자)로 전달체 분야에 뛰어들어 한우물을 파다보니 글로벌하게도 기술력이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특히 기존 마우스 중심으로 시작한 글로벌 경쟁사들과 달리 우리는 처음부터 영장류 기반 유전자 데이터를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 전달체를 효율적으로 개발할수 있는 역량이 월등하다.”

유전자치료제는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첨단 의약품 산업으로 첫손에 꼽힌다. 시장규모는 지난 2023년 12조원에서 연평균 25%씩 성장, 2035년 8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달체를 기술이전한 바이오업체들과는 파이프라인의 소유권을 일부 취득하는 형태로 상생해 나갈 방침이다. 여기에 계약금 및 마일스톤 계약을 병행하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다.”

문대표는 이미 서부 금광개척시대 금광회사에 청바지와 곡괭이를 판매, 노다지를 캐던 사업모델을 실현하면서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전달체 기술이전으로 매출 30억원 가량을 올리게 됐고 내년에는 규모가 1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그는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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