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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피콜로처럼 재생 가능할까”…ABC 기반 재생치료 연구 성과는
  • 등록 2025-05-16 오후 1:34:31
  • 수정 2025-05-16 오후 6:42:11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만화나 영화에선 ‘피콜로’(드래곤볼)나 ‘리자드맨’이 바로 재생이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재생이 되는 게 모든 인류의 희망이 되는 거죠.”

차혁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16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치료 기술개발사업 연구성과 교류회에서 ‘생체 내 리프로그래밍을 통한 장기 특이적 인공아체세포의 발견’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ABC 사업단)
차혁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16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인공아체세포(ABC) 기반 재생치료 기술개발사업 연구성과 교류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재생능력의 핵심 ‘아체세포’ 인간에도 적용하려면?

인공아체세포는 도롱뇽 등 일부 양서류에서 관찰되는 재생 능력의 핵심인 아체세포(Blastema)의 특성을 모사해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에서도 조직 재생을 가능케 하려는 개념이다. 재생의료는 인간의 세포와 조직, 장기를 대체하거나 재생시켜서 본래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복원시키는 의학 분야이다.

차 교수는 일본의 유명 만화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머리만 무사하면 재생이 가능한 피콜로라는 캐릭터를 예로 들며 인류의 재생능력을 위해 ABC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문제는 인체 내에서 아체세포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왜 인류에게선 이런 재생 기능이 전혀 관찰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가 있는데 딱 하나 재생이 되는 데가 있다”며 “바로 간이 풀(full) 재생이 되지 않나”라고 지목했다. 차 교수는 간의 재생능력에 주목해 다른 장기에서도 이러한 재생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재생능력이 뛰어난 아프리카가시쥐(Spiny mouse)가 부상을 입었을 때 전구세포가 줄기세포가 되는 것뿐 아니라 분화세포가 전구세포가 될 수 있는 양방향으로 역분화가 일어나는 현상에 주목했다.

차 교수는 “우리 몸에 있는 장기들에 있는 세포들은 이런 부상을 입었을 때 역분화되는 능력이 다 다를 것”이라며 “이것에 대해 ‘리프로그래밍 역량’(reprogramming competency)이라고 정의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리프로그래밍 역량이 높은 세포와 장기들은 재생이 잘 될 거고 낮은 세포들은 재생이 잘 안 될 것”이라며 “피콜로나 리자드맨은 리프로그래밍 역량이 굉장히 높은 세포들이 곳곳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의 경우 리프로그래밍 역량이 높은 세포들이 간에 한정돼 있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강제로 이 리프로그래밍 역량을 높여버리면 재생이 잘 안됐던 조직들도 재생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차 교수는 생체 내 세포 리프로그래밍을 통해 후생유전적 변화를 유도하고 장기 특이적 ABC를 생성·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재생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핵심 기반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ABC 통해 글로벌 재생의료 주도권 잡을 수 있을까

이는 김장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과는 다른 접근방식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ABC를 유도할 수 있는 인자를 새롭게 발굴해 생체 내 재생에 적용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ABC 특이적 인자를 발굴해 이들의 조합을 통해 ABC 유도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김 책임연구원은 ABC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iPSC의 종주국은 일본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iPSC를 연구개발해 신약을 내더라도 그에 따른 로열티는 일본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는 구조이다. 반면 ABC는 국내에서 초기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고 특허 출원도 적극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ABC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개발(R&D) 속도가 빨라진다면 한국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책임연구원은 “iPSC 기반 세포치료제가 현재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세포 제작의 어려움과 종양원성을 비롯한 안전성 확보가 아직 중요한 도전점으로 남아있다”며 “재생의학이 대두된 이유가 도마뱀과 같은 하등동물의 재생 능력이 인간에서 확인되지 않음에 기인하므로 재생 능력의 종 간 차이를 찾고 이를 극복하려는 도전이 새롭게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BC 사업단, 도전적 연구 장려하는 ‘펭귄상’ 제정

한편 이날 교류회에서는 조인호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이 재생의료 발전을 위한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의 전략·성과를 공유했다. 이어 △인공아체세포의 신규 유도인자 발굴과 기전 분석 △생체 내 직접 리프로그래밍을 통한 장기 특이적 인공아체세포의 발견 등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오후에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생체내 부분적 역분화 리프로그래밍 유도 기술 소개 △간 질환을 대상으로 한 인공아체세포 매개 재생 기술개발 △줄기세포성 유도를 위한 분자 기반 플랫폼에 의한 차세대 재생 기술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연구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패널 토의를 통해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치료제 연구개발 전략 및 미래’에 대해 다룬다.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치료 기술개발 사업단(ABC 사업단)은 도전적인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인공아체세포 길잡이 펭귄상’을 제정했다. 혁신도전형 R&D(APRO) 프로젝트로 선정돼 실패 가능성이 높으나 성공 시 사회적 파급력이 큰 테마인 연구를 대상으로 한다. 이번에 단체상은 동국대 김종필 교수가 주관연구책임자인 ABC 재생치료 기술 연구팀, 개인상은 포항공과대학교 이찬웅 박사과정생이 선정됐다.

허정임 ABC 단장은 “우리 사업단은 생체 내에서 유도된 인공아체세포를 기반으로 난치성 퇴행성 질환 치료에 도전하는 전례 없는 여정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는단지 하나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회복력과 재생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상상력을 현실로 만드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는 끊임없는 협력과 연구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치료법, 더 나은 삶의 질 그리고 건강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며 “이번 연구성과교류회가 각자의 연구와 고민을 나누고 새로운 도약의 씨앗을 함께 심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치료 기술개발사업 연구성과교류회 참석자들이 단체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ABC 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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