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한미약품(128940)그룹 전직 임원들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장남 신유섭씨를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 측은 정상적인 금전 대여와 배당을 범죄 행위로 왜곡한 사실무근의 고발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 전직 임원 3명은 지난 11일 신 회장 부자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발했다.
 | | 한미약품 사옥 전경(사진=한미약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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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인 측은 신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양정밀의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한양정밀 법인 자금 약 4673억원을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반복 인출한 뒤 결산기마다 일시 상환하는 방식으로 회계 처리했다는 것이다.
2024년과 2025년에도 단기대여금 444억여원을 인출해 개인 명의의 한미사이언스(008930) 주식을 취득하는 데 사용했다는 내용이 고발장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인들은 2020년 이뤄진 113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도 문제 삼았다. 한양정밀이 보유한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연간 영업이익의 수십 배에 달하는 금액을 신 회장에게 배당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이다.
신 회장 부자가 지배하는 가족회사 에이치앤디(H&D)를 한양정밀의 원재료 구매 과정에 포함해 거래를 몰아주고 이른바 ‘통행세’와 사업 기회를 편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고발인 측은 2021년부터 5년간 에이치앤디를 거친 거래 규모가 약 496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고발장에는 이 밖에도 한양정밀 설비투자 명목의 업무상 횡령 의혹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인 측 대리인은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취득 자금 출처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한양정밀 자금의 사적 유용 혐의를 파악했다”며 “감사보고서와 재무제표 등을 검토한 뒤 고발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최근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며 개인 지분율을 28.15%까지 끌어올렸다. 신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양정밀도 한미사이언스 지분 6.95%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 측은 고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전면 반박했다. 한양정밀과 신 회장 사이의 금전 거래는 금전소비대차계약에 따라 이뤄졌으며, 원금과 법정 이자를 한 차례도 연체하지 않고 약정대로 변제해 왔다는 설명이다. 해당 거래는 회계감사와 세무조사에서도 정상적인 거래로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113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에 대해서는 “한양정밀이 창사 이래 배당 없이 이익을 계속 재투자하면서 오랜 기간 누적된 배당가능이익을 재원으로 처음 실시한 배당”이라며 “상법과 세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이뤄졌고 관련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에이치앤디와의 거래 역시 원재료인 철판 구매를 일원화해 대량 구매에 따른 단가 할인을 받기 위한 정상적인 사업 구조라고 주장했다.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 아니라 구매 비용을 낮춰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왔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 측은 “고발에서 문제 삼은 사안은 모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됐으며 회사의 채권자나 임직원에게 손해를 끼친 사실이 없다”며 “한미약품그룹 최대주주를 압박하기 위해 무관한 개인 회사를 겨냥한 여론몰이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고발장을 확인하는 즉시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 고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일방의 주장을 사실처럼 보도해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