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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USA” 강조한 트럼프...K-바이오에 미칠 영향은
  • 등록 2024-11-13 오전 10:39:55
  • 수정 2024-11-13 오전 10: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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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이 예고된 가운데,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정책이 K-바이오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약가 인하로 인한 바이오시밀러 시장 및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인한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전임 대통령 시절 정책 기조를 큰 틀에서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는 약가 인하, 자국 내 필수의약품 생산, 공적부조 및 사회보험 개혁 등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정부가 수립한 기존 헬스케어 정책은 축소 또는 재편, 철회 계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도 “트럼프 당선인의 헬스케어 공약을 살펴보면 지난 대통령 재임 당시 실시했던 정책들과 유사해 약가 인하와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바이오시밀러 수혜 예상되지만, 치열한 시장 경쟁 이겨내야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대통령 재임 시절은 물론 이번 대통령 선거 공약을 통해서 약가 인하 정책을 앞세웠다. 특히 약가 인하 우선 정책은 민주당과 비슷하지만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다. 바이든 정부가 공공의료보험기관과 제약사 간 협상으로 약가 인하를 추진했다면, 트럼프는 약가 인하 대상 의약품을 특정하지 않고 국제 가격 비교를 통해 최혜국보다 낮은 가격으로 메디케어 약가 인하를 추진한 바 있다. 이같은 정책 유지로 결국 바이오시밀러 등과 같은 복제약 접근을 더욱 쉽게하면서도 치열한 가격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미국에서 12개 제품을 허가받아, 주요 플레이어 중 하나로 꼽힌다. 약가 인하 정책으로 고가 바이오의약품을 대체하는 바이오시밀러 수혜가 예상되지만, 그만큼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의료비 지출 감소를 위해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독려할 것이다. 한국 바이오시밀러 수요는 최소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제약사 간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셀트리온도 이날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추진했던 처방 의약품 비용 통제 방안도 대표적인 바이오시밀러 우호 정책으로 분류된다”며 “새롭게 출범할 트럼프 2기 정부에서 과거 정책들을 계승,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주요 사업인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에 우호적인 제반 환경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DMO 시장 확대되지만...당장 수혜 어려워, 전략 변화 필요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혜가 전망된다. 중국 등 미 정부가 우려하는 기업들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생물보안법’도 트럼프 정부에서 계속 유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시 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기업들을 대신할 한국과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 다변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전략 수립이 필요하고, 당장 수혜를 기대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생물보안법 초당적 지지로 CDMO 부문에서 중국 기업 입지 위축이 예상되지만, 의약 제조환경의 특수성과 규제 및 전환 기간을 고려할 때 즉각적 수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승규 부회장은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로 CDMO 시장도 당연히 확대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친 기업 성향인데다 자국 내 생산을 강조할 것이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쉽지 않다. 일본의 경우 후지필름 등 여러 CDMO 기업이 미국 내 생산시설을 갖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은 아직 미국 내 생산시설이 없다. 다만 트럼프 때문에 미국에 당장 생산시설을 짓기란 쉽지 않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략 수립에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CDMO 기업들도 복잡한 셈법 속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셀트리온은 100% 지분 자회사를 설립해 국내 또는 해외에 신규 생산시설 건설을 예고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이미 인천 송도에 추가 생산시설 건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미국 내 생산시설 건설은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 AI, 미국 발 수혜 기대

루닛, 뷰노 등 국내 기업들이 뛰어난 AI 기술력으로 의료 진단 분야 등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는 의료 AI 분야에서도 상당한 환경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이 의료 AI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 AI 업계 한 관계자는 “의료 AI 영역에서는 트럼프 정부에 따른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 내 의료 AI 환경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 미국 내에서 의료 AI 기술 패권국으로서의 글로벌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민간기업은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의료 AI 산업을 밀어줄 수 있다는 기대감과 이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기회 창출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제약바이오 업계 일각에서는 당장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해야 어느 정도 전략 수립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기존 정책을 계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지만, 당장 전략을 마련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며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이후에 발표될 정책들을 꼼꼼히 살피면서 전략을 짜는게 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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