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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손민지 기자] 20일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의 시선은 사실상 메신저 리보핵산(mRNA) 암 백신 관련 종목으로 쏠렸다. 모더나와 머크(MSD)가 공동개발 중인 개인 맞춤형 mRNA 암 백신이 임상 3상에서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했다는 소식에 관련 플랫폼과 원료·전달체 기술을 보유한 기업 등으로 매수세가 확산한 셈이다.
삼양바이오팜, 자체 전달체 연구까지 ‘겹호재’  | | 삼양바이오팜 주가 추이.(자료= KG제로인 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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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제로인 엠피닥터(MP DOR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양바이오팜(0120G0)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9.79%(1만2900원) 오른 5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더나와 MSD의 임상 성과로 mRNA 기술의 항암 분야 확장 가능성이 부각된 가운데, 삼양바이오팜이 같은 날 자체 mRNA 암백신 전달체 연구 결과를 공개한 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회사 측은 두 발표의 시점이 겹친 것은 우연이라고 설명했다.
삼양바이오팜은 이날 자체 개발한 유전자 전달 플랫폼 ‘센스(SENS)’ 기반 전달체 ‘나노레디’(NanoReady)의 비임상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이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스’(Journal of Controlled Release)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나노레디에 암 항원 mRNA를 탑재해 비인간 영장류에 투여한 결과, 전달체가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비장세포에 항원 mRNA를 선택적으로 전달하고, 암 항원에 대한 T세포 면역반응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투여 후 혈액과 조직을 평가한 결과 전신 독성 소견도 관찰되지 않았다.
나노레디는 전달체를 미리 제조·보관한 뒤, 필요한 mRNA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환자별 특성을 반영한 mRNA가 준비되면 전달체와 혼합해 백신을 만들 수 있어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의 제조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양바이오팜 관계자는 “기존 지질나노입자(LNP)는 mRNA가 준비된 이후 전달체와 함께 제조해야 하지만, 나노레디는 mRNA 없이 전달체를 미리 만들어둘 수 있다”며 “환자 맞춤형 mRNA가 나오면 이를 전달체와 섞어 백신을 만들 수 있어 제조 과정이 더 빠르다”고 말했다.
나노레디는 기존 mRNA 전달체로 주로 사용되는 지질나노입자(LNP)와 달리 다층 구조로 구성됐다. 회사에 따르면 LNP보다 입자당 약 20배 많은 mRNA를 탑재할 수 있다. 또 PEG-지질과 PC 계열 보조지질을 사용하지 않아 반복투여 시 나타날 수 있는 과민반응이나 입자의 빠른 체내 제거 가능성도 낮췄다.
삼양바이오팜은 나노레디를 자체 파이프라인에 적용하는 동시에 글로벌 기술이전과 공동개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삼양바이오팜 관계자는 “향후 나노레디는 기술 이전하는 방식뿐 아니라 후보물질을 공동 개발하는 형태의 협업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3분기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대전의 유전자치료제 전용 생산시설이 완공되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나노레디를 적용한 후보물질의 후속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옷깃만 스쳐도 오르네”…모더나發 바이오 랠리 삼양바이오팜 외에도 모더나·MSD와 연결고리가 있거나 mRNA·항암 플랫폼을 개발하는 국내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모더나에 DNA·RNA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공급해 온 소마젠(950200)은 29.98%(865원) 오른 37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LNP를 보완할 펩타이드 기반 mRNA 약물전달 플랫폼 ‘펩타델’(PEPTARDEL)을 개발 중인 나이벡(138610)은 19.82%(3160원) 오른 1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MSD에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 전환 기술을 이전한 알테오젠은 11.86%(3만6000원) 오른 33만9500원을 기록했다. mRNA 캡핑 및 LNP 전달체 기술을 보유한 에스티팜도 11.68%(1만1600원) 상승한 11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mRNA 전달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작더라도 키트루다 병용요법이나 암 백신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기업에도 온기가 퍼졌다.
연결점을 찾으려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은 전 거래일보다 7.98%(650원) 오른 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는 이날 주주들에게 모더나·MSD의 임상 결과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2’의 개발과 사업화에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 임상 결과가 키트루다와 면역활성화제를 병용하는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해서다. 암 백신으로 유도된 면역반응을 증폭하는 과정에서 IL-2의 활용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측은 “모더나는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은 환자의 종양 특이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치료 전략으로, 흑색종을 넘어 다른 암으로 확장하고 싶어한다”며 “이때 백신으로 유도된 면역반응을 증폭시키는 역할이 필요한데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IL-2 며, GI-102와 같은 안전한 IL-2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메드팩토(235980)는 전 거래일보다 6.37% (155원) 오른 2590원에 장을 마감했다. 보유 중인 TGF-β 억제제 ‘백토서팁’이 암 백신의 면역반응을 높이는 병용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메드팩토는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백토서팁과 미국 관계사 셀로람의 암백신 플랫폼 ‘프로텍시’(PROTEXI)를 병용한 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동물실험에서 병용군의 종양 크기는 프로텍시 단독투여군의 25% 이하로 감소했고, 투여 25일째 생존율은 단독군이 50% 수준인 데 비해 병용군은 75%를 웃돌았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암 백신은 그동안 면역반응이 충분하지 않거나 치료 효과가 낮고 임상 전략을 설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백토서팁은 종양 주변의 면역억제 환경을 개선해 면역세포가 암을 더 잘 공격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암백신의 효과를 높이는 병용 전략으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주주인 테라젠이텍스 측이 개인 맞춤형 암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연결고리로 꼽힌다. 테라젠이텍스의 자회사 테라젠바이오는 보건복지부의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인 ‘환자 맞춤형 항암백신 개발 플랫폼 구축’(PAVE) 과제에 공동연구자로 참여하고 있다. 메드팩토에 따르면 관련 암 백신 연구는 전임상을 마치고 임상 진입을 준비하는 단계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모더나의 이번 성과가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의 임상 설계와 인허가 과정에서 가능성을 더 폭넓게 고려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임상 진입을 준비하는 기업에도 긍정적인 개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날 상승세가 실질적 수혜보다 단기적인 테마성 매수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모더나 주가가 177% 폭등하고 MSD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관련 종목으로 투자심리가 빠르게 확산했다는 분석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모더나의 임상 3상 성과가 mRNA 암백신과 병용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모더나와 MSD 이슈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종목까지 투자심리 개선이 이뤄진 점은 단기적일 수 있어 실제 기술이전이나 수주 등 성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