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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신약개발업체 아이진(185490)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코스닥 시장 전반에서 외국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가운데서도 아이진은 홀로 외국인 순매수세를 이어나갔을 정도다.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던 구간에서 이뤄진 경영진의 대규모 장내 매수와 맞물려 하반기 유전자 재조합 보툴리눔 톡신 수출허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돼 기업가치 저평가 국면이 해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 (사진=아이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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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현금만 380억, 시총의 54%가 순현금....CEO도 지분 늘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닥 시장 전체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약 298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아이진에 대해서는 외국인의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이 이어졌다. 5일 아이진 주가는 전일 대비 4.49%(70원) 오른 1630원에 마감하며 1600원 선에 안착했다. 시가총액도 700억원을 돌파했다.
주목할 점은 최고경영자(CEO)의 적극적인 주식 매입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석근 아이진 대표는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4거래일에 걸쳐 회사 보통주를 장내 매수했다. 매수 단가는 28일 1495원에서 31일 1408원까지 낮아졌다. 주가가 오르는 시점이 아닌 하락하는 구간에서 적극적으로 물량을 받아낸 셈이다.
최 대표는 이번 매수로 약 1억 8700만원을 투입해 기존 7만 2011주였던 보유 주식을 20만 주로 늘렸다. 이는 단순한 주가 방어용 매수를 넘어 다가올 실적 변곡점과 경영 성과에 대한 확신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행보는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서 나타나는 책임경영 흐름과도 맞물린다. 김용주 리가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 회장은 이달 4일 1만 7700주를 취득했다. 최호일 펩트론(087010) 대표 역시 지난달 중 1만 주를 사들였다. 이와 맞물려 한국거래소(KRX) 헬스케어지수도 최근 우상향으로 돌아섰다. 시장이 우려하던 부정적 이벤트가 상당 부분 현실화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것이 증권가의 해석이다.
증권가에서 아이진의 주가를 극심한 저평가 상태로 보는 핵심 근거는 보유 현금과 시총의 격차다. 최 대표가 밝힌 아이진의 현재 가용 자금은 380억원 수준이다. 5일 종가(1630원) 기준 아이진의 시가총액은 약 705억원이다. 회사 시총의 절반이 넘는 53.9%가 순현금 자산인 셈이다. 탄탄한 현금성 자산이 하방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로열티와 톡신 매출이 유입되면 저평가에 대한 인식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 | 최석근 아이진 대표. (사진=아이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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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톡신 ‘EG-rBTX100’ 수출허가 등으로 실적 반영 눈앞 실제 하반기부터는 아이진의 그간 노력이 숫자로 드러난다.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유전자 재조합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EG-rBTX100’이다. 아이진은 이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EG-rBTX100의 수출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심사에 약 3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승인이 유력하다.
EG-rBTX100은 기존 보툴리눔 균주를 배양해 독소를 추출하는 방식이 아니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설계·제조하는 차세대 톡신 제제다. 보툴리눔 톡신 A1, A2, A6 타입의 주요 기능 도메인을 조합해 최적화했다. 야생형 균주 유래 독소를 쓰지 않아 기존 톡신 업계의 아킬레스건인 균주 출처 논란 및 특허 분쟁에서 자유롭다.
비임상 단계에서 입증된 효능적 차별성도 확실하다. 기존 톡신 제제 대비 효과 발현 시간(On-set)이 빠르고 효능 지속시간이 길다. 재조합 단백질 방식 특유의 생산 공정 일관성과 원가 경쟁력도 갖췄다.
아이진은 식약처 수출허가를 발판 삼아 해외 파트너사 발굴과 정식 수출을 추진한다. 수출허가 획득은 우수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체계에서 안정적 생산이 가능함을 정부로부터 공식 입증받는 필수 단계다. 원액과 완제의 제조 공정 밸리데이션 및 품질관리(QC) 심사를 거쳐 내년 수출에 돌입한다. 아이진은 톡신 단독으로 연간 100억~2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세웠다.
아이진은 2023년 최대주주로 올라선 한국비엠아이와의 협업을 통해 연구소 중심 바이오텍의 한계도 극복했다. 한국비엠아이는 제주와 충북 오송 GMP 공장에서 톡신, 전문의약품, 의료기기 등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제품을 직접 생산·판매하는 구조를 완성했다는 뜻이다.
수막구균 4가 결합백신 ‘EG-MCV4’는 임상 2상을 마치고 최종보고서(CSR)를 작성하고 있다. 오는 3분기 내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4분기 임상 3상 투여에 진입한다. 내년 말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2028년 국내 군 조달 시장에 진입한다. 군 조달 시장이라는 확실한 정부간 거래(B2G) 수요를 확보해 재무 안정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어 2029년 범미보건기구(PAHO) 및 동남아 시장으로 영토를 넓힌다.
즉각적인 현금 유입도 시작된다. 3분기 중 한국비엠아이가 개발하고 아이진이 참여한 눈꼬리주름 치료제가 국내에 출시된다. 아이진은 판매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수령한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플랫폼에서도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한타바이러스 및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백신 개발 국책과제 2건에 동시 선정됐다. 후보물질 설계부터 QC 분석법 개발, 비임상, 위탁개발생산(CDMO) 연계 공정까지 연결되는 독자 ‘End-to-End’ 플랫폼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다.
고려대 연구팀과 공동 개발하는 한타바이러스 백신은 캡 의존형 자가증폭 RNA 기술을 적용한다. 3′ UTR 영역에 래리엇 캡 형성 서열을 도입해 RNA 안정성과 항원 발현 효율을 높였다. 기존 사백신의 단점인 짧은 면역 유효기간과 변이 대응력 부재를 극복했다. 메디치바이오의 독자 지질나노입자(LNP) 전달체 기술을 적용해 해외 특허 장벽(FTO)도 비껴갔다.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황반변성·당뇨망막증) 개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 영장류 대상 유효성 평가와 공정 확립을 거쳐 내년 비임상을 완료한다. 2028년 임상 1/2a상에 진입해 2029년 글로벌 기술수출(L/O)을 성사시킨다는 전략이다.
아이진 관계자는 “3분기 톡신 수출허가 신청과 4분기 수막구균 백신 임상 3상 투여를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제시한 일정을 지켜 수익 구조 전환 시점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