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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의 제약국부론]'공공의 적' ‘제네릭’을 위한 변명
  •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네릭 약가인하 필요성 제기
  • 제네릭 가격 비싸, 신약개발 대신 제네릭 의존 지적
  • 제네릭의 역기능과 순기능 모두 보는 균형감각 필요
  • 제네릭 의존도 높아 신약개발 경쟁력 갉아먹는 역기능
  • 건강보험 재정 절감, 신약개발 자금줄 순기능도
  • 적정 제네릭 비중, 가격이 K바이오 제약강국 ...
  • 등록 2022-11-20 오전 8:00:56
  • 수정 2022-11-21 오전 6:35:45
[이데일리 류성 바이오플랫폼 센터장] 제네릭의약품이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으며 고사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제네릭을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며 박멸하려는 사회 분위기가 강해지는 형국이다. 비싼 제네릭은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고, K바이오의 신약개발 의지를 꺾는 주범으로 잇달아 지목되면서 사면초가다. 제네릭의약품은 오리지널의약품(신약)과 성분, 함량, 제형은 물론 효능, 용법·용량 등이 동일한 의약품이다. 오리지널의약품 대비 적은 비용과 짧은 기간을 들여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통해 오리지널의약품과 동등한 효과 및 안전성을 정부로부터 입증받은 약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제네릭의 약가인하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대폭 절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국감장에서 “높은 복제약 가격은 국민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에도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며 “제네릭 약가를 20%만 인하하면 약 1조5000억원 정도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의원은 “제네릭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은 신약개발에 투자하라는 의미였으나, 최근에는 제네릭 가격이 높아 오히려 위험이 수반되는 신약투자 동력을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제네릭이 국민, K바이오, 나아가 국가에 해악만 끼치고 있는 절대악의 존재일까. 제네릭에 대해 올바른 평가를 내리려면 무엇보다 역기능은 물론 순기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 균형잡힌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제네릭은 고가논란에도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다. 제네릭이 출시되면 통상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은 제네릭 출시일로부터 1년간 종전 약가의 70%로 떨어진다. 제네릭 출시만으로도 건강보험 재정을 30%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내는 것이다. 실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62개 성분의 신규 제네릭이 등재되면서 약 4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했다.

제네릭의 탁월한 건강보험 재정 효과를 간파한 미국등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제네릭의 오리지널 대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017년 의약품 경쟁 실행 계획을 발표, 제네릭 제품 허가·검토 효율성을 높이고 특허만료 의약품 명단을 공개하며 제네릭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3년까지 제네릭 처방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독일, 영국에서는 의료비 절감을 위해 의료인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제네릭 사용을 권장한다.

제네릭의 빼놓을수 없는 강점은 K바이오의 자금줄이 되어 신약개발 투자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제네릭으로 거둔 수익을 연구·개발에 투자,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국내 업계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만 여전히 상당수 제약사들이 제네릭에만 안주하고 신약개발은 뒷전인 관행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이다.

결국 제네릭은 K바이오가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싫든 좋든 끝까지 껴안고 가야할 동반자다. 이 과정에서 적정한 제네릭 비중과 가격을 찾는 노정은 가시밭길이겠지만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다. 요컨대 제네릭 없는 K바이오는 실현 불가능한 유토피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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