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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유림 기자]코로나19 팬데믹에 최초로 등장한 mRNA 백신을 계기로 글로벌 바이오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의약품 중심에서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핵산치료제 등 3세대 바이오 의약품으로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것. 그 중심에는 RNA 플랫폼기술이 있다.
| 의약품 종류별 정의. (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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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역사는 1900년대 독일 화학업체 바이엘의 아스피린 출시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병사가 총이 아닌 독감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이때 아스피린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1940년까지 바이엘, 훽스트 등 합성의약품 제조에 강한 화학회사들이 전 세계 제약시장을 이끌었다. 1960~1980년대 분자생물학과 병리학이 발전하면서 백신과 혈액제제 중심의 바이오의약품 시대가 시작됐다. 대규모 시장 수요를 가진 질환을 타깃으로 신약개발을 하면서 인슐린, 재조합단백질의약품 등 블록버스터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게 된다.
제약·바이오 시장의 큰 변화는 새로운 플랫폼기술의 특허 만료 시점에 찾아왔다. 1980~1990년대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20년 특허 만료와 함께 제네릭이 쏟아져 나오면서 신약 개발 정체기를 맞이한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2세대 바이오의약품 항체의약품 시대가 개막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암젠, 리제네론 등이 전통 빅파마들을 제치고 신약 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한다.
2006년 당시 항체 신약 시장규모는 206억 달러(24조3000억원) 가량이었다. 블록버스터 신약 124개 중 47개가 항체치료제일 정도로 개발 경쟁이 본격화됐다. 대학 및 연구기관 중심으로 면역항암제 개발에 착수했다. 항체치료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펩타이트, 압타머, 핵산치료제 플랫폼기술도 나오게 된다. 1세대 바이오의약품 특허만료로 바이오시밀러 분야가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068270)이 창업하게 된다.
2010~2020년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 특허만료로 다시 한번 변화 시기를 맞게 된다. 글로벌 빅파마는 의약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인간의 모든 항체 연구를 대부분 완료했으며 이 결과 항체 신약 승인 건수가 급격하게 감소한다.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핵산 치료제 등 승인이 나오면서 3세대 바이오의약품 경쟁에 접어들게 된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은 10~20년 주기로 생태계가 움직였다. 최근에는 50년 동안 군림한 단백질 타깃 신약개발의 역사가 저물기 시작했다. RNA로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mRNA 플랫폼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은 팬데믹에서 전 세계를 구했다. 모더나와 바이오엔테크(화이자 공동 개발사)는 바이러스 예방 백신 외에도 항암 백신, 면역항암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최소 10년은 전 세계 바이오 시장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 성공은 글로벌 연구개발(R&D) 트랜드 변화와 함께 국내 헬스케어 업종 R&D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며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mRNA의 안전성뿐 아니라 효능까지 입증되면서, 다른 바이러스 백신 개발뿐만 항암 백신, 항체치료제, 면역항암제 다양한 분야로의 적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