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미리 기자]“엑소좀(Exosome·세포가 분비하는 세포 간 신호전달 물질)이요? 영양분을 고기가 아닌 국물로 섭취하는 개념이라고 보면 돼요. 저희는 세포가 보관이 어렵고 확장이 어렵다고 판단해 배양액(세포 배양에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간 액체)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 박병순 프로스테믹스 대표(사진=프로스테믹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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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순
프로스테믹스(203690) 대표는 1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엑소좀’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박 대표는 “엑소좀은 세포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하는 나노 사이즈 물질로 재생·면역 조절에 효과있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고 재차 설명한 뒤 “2011년부터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프로스테믹스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했다”고 회상했다.
처음에는 화장품에 집중했다. 치료제 개발에 대응할 수 있는 자금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에 프로스테믹스는 과거 연구로 발견한 줄기세포 배양액 ‘AAPE’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한 뒤 중국·일본 등 해외에 수출했다. 박 대표는 “일본 의사들이 (피부·탈모 재생치료 목적으로) 제품을 많이 썼다”며 “지금도 야후 재팬에서 HARG 치료를 검색하면 우리의 AAPE를 활용한다는 글들이 많다”고 웃었다.
동시에 프로스테믹스는 엑소좀 치료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발굴에도 나섰다. 결과물이 ‘엑소플랜트’ 플랫폼이다. 박 대표는 “저희 ‘엑소플랜트’는 인체·동물·식물·미생물 등 유래에 상관없이 엑소좀에 최적화된 배양·분리정제·효능검증·제품화를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기술력이다. 엑소좀을 상업화 수준으로 안정적인 생산 및 제품화할 수 있게 한다”며 “최근까지 이 기술을 활용해 약 200여종의 다양한 소재에서 연구개발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프로스테믹스는 2019년부터 궤양성대장염, 피부·모발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엑소좀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박 대표는 “엑소좀은 세포보다 저렴하지만 효과가 거의 비슷하다. 이미 피부에서 증명도 됐다”며 “줄기세포가 재생의료에서 중요하긴 하지만 궁극적으론 엑소좀으로 (주도권이)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주목받은 기간이 짧다보니 엑소좀 치료제는 전 세계 4개로 부족하다. 프로스테믹스는 내년 순차적으로 임상에 진입하는 등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포부다.
최근 완공한 치료제 대량생산 시설도 이러한 의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작년 ‘첨단재생바이오법’ 탄생 후 프로스테믹스는 줄기세포 엑소좀 의약품 GMP(의약품제조·품질관리)센터 설립에 나섰다. 박 대표는 “세계 최초 줄기세포 엑소좀 의약품 GMP센터”라며 “글로벌 수준의 규격에 맞는 엑소좀 치료제 개발 뿐만 아니라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도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첨생법은 첨단재생의료 연구 등 개발과정에 가해진 장벽을 풀어줘 소요기간을 대폭 줄여주는 것이다. 그 동안에는 엑소좀 상용화에 필요한 고도의 배양기술, 고순도 및 고농도 정제기술이 다소 부족했던 탓에 생산설비가 만들어지지 못했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사는 엑소플랜트 기술을 기반으로 업계 최초로 전공정 자동화시스템을 도입, 대량생산 공정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프로스테믹스는 엑소좀 CDMO 사업을 통해 세포치료제 CDMO 시장을 타깃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세포치료제 시장은 작년 약 13조원에서 2028년 36조원 규모로 연평균 13.14% 성장이 전망된다. 현재 프로스테믹스는 GMP센터 밸리데이션 단계를 밟은 뒤 내년 본가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생산량은 연 50만 바이알 정도”라며 “현재 2개사와 협의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엑소좀 치료제가 세포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해줄 최적의 대안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이에 노령화에 따른 근골격계 재생의료, 탈모, 심뇌혈관질환, 안과질환 등을 타깃으로 한 엑소좀 치료제 개발에 지속 도전한다는 의지다. 그는 “피부·모발을 타깃한 줄기세포 엑소좀 논문은 내가 가장 많다”며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를 엑소좀 산업화의 글로벌 메카로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