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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미국 바이오텍 상장 열기가 주춤해졌다. IPO 건수로만 놓고 보면 지난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가파른 긴축기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대외적 악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장했던 신생 바이오텍 주가는 상당수가 공모가 아래로 내려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2일 기준 나스닥에 7개의 바이오텍이 상장을 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개사가 상장했는데, 3분의 1로 그 숫자가 줄어든 것이다. 국내 코스피·코스닥 역시 지난해 1분기
뷰노(338220)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33497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 6개의 바이오 기업이 상장했는데, 올해는 3개사에 그쳤다.
지난 2년간 미국 바이오 IPO는 대호황이었다. 바이오 벤처였던 모더나(MRNA)가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을 화이자와 비슷한 시기에 개발,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단숨에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서 바이오텍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투자금이 집중됐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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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장한 바이오텍은 91곳인데 사상 최고치였다. 이듬해인 2021년 111곳이 상장하면서 1년만에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SPDR S&P 바이오테크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해 44%나 하락했다. 반면 S&P500 지수는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WSJ은 “금리 인상 전망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등 거시경제적 우려와 함께 IPO 매수자들이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투자자들이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임상시험 결과에서도 부진하다는 평가다. 라훌 초드하리(Rahul Chaudhary) SVB증권 LLC 헬스케어 에쿼티 캐피탈 마켓 책임자는 “최근에는 눈에 띄는 임상시험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며 “상장 이후 몇몇 바이오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했는데, 투자자들은 이때 기회를 찾을 수 있어 반드시 IPO때 매수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IPO 시장 부진이 VC(벤처캐피탈)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미국 바이오 스타트업은 지난해 VC로부터 296억6000만달러(약 35조 7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는데 이는 △2020년 200억5000만달러(24조 1000억원) △2019년 125억5000만달러(15조 1000억원)보다 증가한 수치다.
따라서 IPO부진으로 인한 바이오텍이 느끼는 압박은 심하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유동성 장세에서 확보한 자금이 있고, VC들의 자금도 풍부해서다. 올해까지 IPO가 둔화된다 하더라도 큰 압박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이엘(Bayer)의 투자회사 립스 바이 바이엘(Leaps by Bayer)의 리 쿠퍼(Lee Cooper)는 WSJ에 “바이오텍이 IPO에 집착해서는 안된다”며 “IPO는 신약 개발에 자금을 대는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돼야 한다. IPO는 주요 자금 조달 행사이지만 이것이 바이오텍에 마지막 기회는 아니다”고 말했다.